박사의 계절
박사님, 당신은 무슨 계절을 닮았을까요?
박사 드림 요소 포함
박사 / 토터 / 파이어워치 조합
박사 / 무에나 / 테킬라 조합
로도스 아일랜드 a지점의 박사와 b지점의 박사라는 느낌으로 서술
제 지인을 위해 쓴 글입니다.
최근 주시하던 지역이 재앙이 관찰되고 대규모 인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계산 아래, 지원이 가능한 두 지역의 로도스 아일랜드 박사가 모여 계획을 세우는 회의가 있던 날이었다.
회의장에 들어선 두 박사의 모습은 꽤 달랐다.
방호복을 입은 박사, 입지 않은 사복의 박사.
뒤따라 들어선 어시스턴트 오퍼레이터들의 모습 또한 무척 달랐다.
그들이 모두 과묵할 것이라는 느낌을 빼면 말이다.
모두가 착석하고 박사들은 서로 지역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부터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예측, 재앙에 대한 관측, 그리고 서로 수용하고 있는 광석병 환자들의 통계까지 막힘없이 회의를 진행하고 어시스턴트 오퍼레이터들도 곁에서 필요한 발언만을 얹으며 회의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박사들은 서로 모여 사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겨진 오퍼레이터들은 서류들을 정리하고 침묵만을 이어가던 도중, 그나마 말주변이 있는 테킬라가 한창 좋은 분위기로 대화하고 있는 박사들을 보며 말했다.
“서로 참 다른 분위기네요. 그렇죠?”
“... 특징이 뚜렷한 계절을 보는 것 같아.”
그 말에 토터가 답변했다. 다른 오퍼레이터인 무에나는 별 반응이 없었고, 파이어워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도 같네요. 저희 박사님은 여름.. 아니다, 가을에 가까운 것 같은데 토터 씨의 박사님은요?”
“겨울이겠군.”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눈과 같아서. 작전을 진행할 때에는 차갑게 내려, 뼈가 시리도록 냉정하다가도 상황이 종료되면 포근하게 쌓여 우리에게 눈사람을 만드는 즐거움을 주니까.”
파이어워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이 자신의 말인 것처럼, 그것에 동의하는 의미의 침묵을 지켰다.
토터의 말을 듣던 테킬라는 방호복을 입은 박사를 물끄러미 보며 음미했고 그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반대로 물을까, 어째서 가을이지?”
복잡한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테킬라를 보던 무에나가 대신 입을 열었다.
“때로는 잊히지 않을 것 같은 열기를 느끼고 감화되어 함께 동조하지만, 때로는 잊힐 것 같던 추위가 느껴지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쓸쓸함이 보여서겠지요.”
“그렇군.”
토터의 짧은 대답으로 마무리된 대화에 알맞게 박사들 또한 각자의 어시스턴트의 곁에 돌아와 섰다.
마지막 인사를 위해서 서로를 마주 보자니 더욱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계절감에 누군가의 작은 웃음소리를 뒤로 한 채, 각자 있어야 할 곳을 향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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