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이모저모

눈송이

토터 짧은 글


“토터 씨,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와 함께 함선의 창문을 꾸미려고 하는데 함께 하시겠어요?”

아미아와 그 뒤로 쪼르르, 따라오는 꼬마 아가씨들의 반짝이는 시선이 내게로 꽂혔다.

공예에 취미를 가진 것도 아닌데 어째서 권유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내게는 아이들의 시선을 피할 방도도 마땅히 없었다.

“그러지.”

불편한 다리 때문에 어기적거리며 걸으니 아이들보다 걸음이 늦었지만 아이들은 내 근처를 맴돌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스즈란은 걱정이 된 것인지 살며시 나의 손을 잡고 걸어주었다. 그 뒤로 남은 손은 포푸카의 손을 잡았고 나는 답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봤다.

휴게실에 도착하자 종이와 가위, 여러 공예도구가 놓인 큰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테이블 주위로 모두가 앉자 아미아의 설명을 들으며 종이를 접었고 나 또한 옷깃에 걸어두었던 안경을 쓰고 손을 바삐 움직였다.

종이를 접고 또 접어 펜으로 잘라낼 선을 그려내고 그 선을 따라 잘라내면… 눈 결정 모양 종이가 되는 것이었다. 

… 아아, 나를 이래서 불렀던 건가. 라는 생각도 잠시 다른 이들의 완성품을 구경하다가 아미아의 안내대로 시야를 너무 가리지 않게끔 창에 붙이기 시작했다.

“저어, 토터 씨….”

포푸카가 나의 소매를 아주 조심스럽게 당겼다. 고개를 기울이며 앉아 포푸카를 바라봤다. 

“제 종이를 저기에 붙여주세요….”

“그러지.”

작은 손으로 창문의 위쪽을 가리키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포푸카의 종이를 붙이고 나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휴게실이 되었다. 모두가 만족하며 해산하려는 분위기에 나 또한 개인실로 부지런히 향했다.

“토터 씨!”

허겁지겁 달려오는 스즈란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서서 스즈란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무슨 일로….”

“아, 제 종이를 드릴게요! 토터 씨가 눈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눈이 내린 것처럼 붙여두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리 크지 않은 종이를 받아 들고는 미소를 지었다. 개인실에 붙이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돌아갈 오두막에 장식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고맙군. 개인실보다 제가 머무는 오두막에 가면 붙이지.”

“네!”

스즈란이 손 번쩍 들고 흔들며 멀어지고 나는 종이를 아주 조심스럽게, 살살, 접힌 선을 따라 곱게 접어 부적처럼 품 깊숙이 종이를 찔러 넣고 개인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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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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