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 논커플 드림주/오리지널 오퍼 설정
라야
[이름] 라야 Raya
[직군] 메딕/테라피스트
[코드네임] 드레이프
[성별] 여
[전투경험] “쉰 지 꽤 됐어요.”
[나이] 23세 (1097년 기준)
[출신지] 사르곤
[종족] 와이번
[신장] 175~180cm
[광석병 감염 상황] 비감염자
코드네임 드레이프, 메딕 오퍼레이터로 착임했습니다. 샌드… 패신저 선생님 아래에서 수학과 기초 오리지늄 엔지니어링을, 라이타니엔에서 야전 의료와 간호를 배웠습니다.
…제자요? 제가? 하하,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실 걸요…
근로계약서 문구
수련의 드레이프. 희망을 북돋는 종류의 의사는 아니지만, 포기하는 의사 또한 아닙니다.
그의 ‘스승’과 달리, 그는 자신을 휘감은 모래 냄새에 유감이 없다.
요약:
패신저 - 누군가가 자신에게 애착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지조차 않았기에 한때 드림주를 살아있고 대답도 하는 복습기록장쯤으로 활용
드림주 - 물론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게 되었으나 애착을 기대하면 안 되는 상대라는 걸 뻔히 알기에 담백하게 처신함
소원은 선생님이 10년만 더 사시면 좋겠다 (*생활하는 꼬라지를 뻔히 봤기 때문에 장수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사르곤의 한 사막 마을 출신. 배움과는 거리가 먼 환경이었지만 와이번으로서 힘쓰는 일만 해도 먹고살 수 있을 신체조건을 가졌던 덕에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을 수 있었고, 그 돈으로 광석병 중증 환자인 어머니를 돌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상단의 일손을 돕던 중 돈계산을 귀신같이 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한 아미르의 일손으로 불려가게 된다. 그는 종족특성과 명민한 머리로 한동안 이런저런 궂은일을 도맡으며 신임을 산다.
그러던 중 리프스팁에 ‘샌드솔저는 영리한 아이에게 관심이 있다더라’라는 뜬소문이 돌자 라야는 샌드솔저의 시종이 되어 잠입하게 된다. 소문의 진위는 상관없었다. 어린 라야는 아미르에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패도 아니었다. 하고많은 술수의 흔해빠진 수단 중 하나일 뿐이었다.
엘리엇은 첫눈에 라야가 첩자인 것을 알아봤지만, 라야의 공포와 결기가 뒤섞인 눈을 보고는 아무 제재도 하지 않는다. 그는 라야를 내버려두는 것을 넘어 그날그날 손에 잡히는 대로 갖가지 지식을 가르친다. 암시장의 일에 필요한 회계부터 시작해 응용수학과 오리지늄 공학까지. 라야는 당혹스러워하지만 곧 그 이상한 수업에 매료된다.
-
"슬슬 당신의 주인이 정한 시한이 되었겠군요."
알고 있었나? 같은 질문은 기만이다. "네."
"새벽에 북서쪽 경비를 치워 두겠습니다. 당신의 능력이 닿는 한의 정보는 전부 가져가도 상관없습니다. 제게는 가치가 없지만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의 명을 몇 달쯤 연장시킬 정도는 되겠지요."
"……"
-
아침.
“떠나지 않았나요? 흥미롭군요.”
“…어머니는 결정이 관절을 다 덮어서 이미 거의 움직이지 못해요. 여명이 길어야 한두 달 남았을까요. 너무 빨리 악화됐죠. 내가 아무리 위험한 임무를 해내도 아미르는 어머니한테 제대로 된 약을 준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샌드솔저, 당신은 진짜 지식을 줬어요.”
“저는 배신자를 썩 기꺼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을 속여넘긴 자들에게 배신으로 복수하기로 했다면 그건 나쁘지 않군요. 남도록 하세요. 수업도 계속될 겁니다. 이외에 원하는 것이 있습니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조용히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 주세요.”
“좋습니다.”
-
라야는 샌드솔저의 곁을 지키며 무엇이든 했다. 그가 복잡한 오리지늄 제품들을 만들 때의 조수, 종종 식사 준비나 허드렛일, 드물게 손에 피를 묻히는 일도. 수업은 일상 사이에서도 피웅덩이 가운데에서도 예고 없이 시작되었고, 5분만에 끝나거나 며칠을 이어지기도 했다.
샌드솔저는 결코 친절한 교사라고 할 수 없었지만 바닥나지 않는 인내를 지닌 사람이기도 했다. 아츠 초점화에 대한 개념 하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샌드솔저가 내리 여섯 시간을 소모하게 만든 날, 아이는 분명 내일 자신이 죽거나 황야에 버려지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샌드솔저를 화나게 만들 수 없었다. 샌드솔저에게는 낭비할 분노가 없었으니까.
-
“의학을 배우고 싶어요.”
“몸값을 올리기에는 나쁘지 않은 기술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적성이 확인된 영역에 집중하는 쪽이 현명한 선택이리라고 봅니다.”
“공학이나 아츠는 당신이 이미 잘 하니까……. 하지만 당신은 몸을 돌보지 않잖아요. 당신에게 받은 걸 조금이라도 갚고 싶어요.”
엘리엇의 반응은 이상했다. 그는 찌푸린 채 아이를 보았다. ‘받았다니, 무엇을?’ 그는 자신이 눈을 감고 던진 쓰레기에 맞은 사람에게서 감사 인사를 받은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제자를 보고 있었다.
그 표정을 보았을 때 라야는 처음으로 그를 어렴풋이 이해한 기분을 느꼈다.
아미르를 등지고 샌드솔저의 밑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라야의 작은 복수였다. 가짜 약을 주며 어머니를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게 만든 아미르로부터 자기 자신을 훔쳐낸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이상의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샌드솔저 아래 남기로 결정한 이상, 아미르를 향해 칼을 든다면 그것은 샌드솔저와 아미르 간의 전면전의 씨앗이 되니까. 복수는 시작된 순간 끝났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자신은 샌드솔저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샌드솔저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필요도 없었다.
라야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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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솔저는 정 배우고 싶다면 막을 이유는 없다며 유학을 위한 위장 신분과 괜찮은 교육기관을 주선해 주기까지 한다. 라야는 샌드솔저가 기뻐하지 않더라도 돌아와서 은혜를 갚겠다고 결심하고 잠시 떠난다.
그런데 몇 년 공부하고 돌아와 보니 샌드솔저가 없는 거지.
로도스라는 데로 가버렸대.
에?
학비나 생활비는 샌드솔저답게 화끈하게 선금으로 걸어둔데다 원래 연락 같은 건 안 하는 사람이었던 탓에 그가 떠난 줄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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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야는 물론 크게 놀랐지만, 그래도 의학을 배우면서 로도스에 대해 들어 본 적은 있었기에... 샌드솔저가 드디어 일신을 돌보기 시작했다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안도한다. 막 의과를 졸업한 참이었으니, 선생님을 찾아갈 겸 아예 로도스에서 일을 구해 볼까 싶어 로도스에 승선하게 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스승을 뒤쫓는 모습은 구차해 보일 수 있지만 라야는 패신저가 로도스행을 정했을 때 자신에 대해 떠올리지도 않았으리라 확신한다. 라야는 패신저의 재산, 가족, 이외의 그 무엇이었던 적이 없다.
다시 만난 패신저(이제는 그렇게 불리는) 이 양반은 광석병 치료를 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을 팔아서 로도스에 접근할 권한을 샀을 뿐이었음을 숨기지도 않는다. 여전하시네요 선생님.
그래도 라야는 실망하지 않는다. 애초에 패신저에게 기대랄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대 없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아마도 이 맑은 달관은 황야의 메마른 열과 바람의 산물이겠지.
유학 생활을 거치며 성장해 제법 노련해진 이 제자는, 반쯤은 스승, 반쯤은 양부처럼 섬기는 패신저를 제때제때 로도스 의료시설에 집어던지는 일을 사명으로 삼고 로도스에 입사하게 된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 공손한 태도와 험한 취급의 간극에 기겁하지만... 라야는 패신저가 어차피 그 정도 일로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화내 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선생님. 그땐 무슨 대답을 듣게 될지 무서워서 물을 수 없었는데, 왜 저를 가르치신 거죠?”
“당신은 이미 당신이 원하는 답을 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답한다 해도 의미가 없지요.”
“의미는 됐어요. 그냥 궁금해서요.”
“단순한 소일이었습니다.”
“그렇군요.”
패신저가 아이의 재능이 원석인 채로 사막에 묻히는 것을 아까워했는지, 어릴 적의 엘리엇 글로버를 겹쳐 보았는지, 라야는 알 길이 없다. 아마 둘 다 아니리라고 생각한다. 라야는 자신의 재능이 패신저의 성에 찰 수준이 못 된다는 것을 뻔히 안다. 게다가 선생님에게 그런 투사를 할 만한 미련이 있었다면 그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테다. 정말로 시간 죽이기였겠지. 라야는 그 사실에 슬퍼하지는 않는다. 선생님은 ‘그런’ 사람이다.
다만 로도스에 온 후 패신저가 박사나 켈시에게 흥미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라야는 패신저의 모래먼지 같은 정신 한켠에 어떤 결정체가 맺힐 가능성을 처음으로 상상해 보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티나지 않게 두 리더와 패신저의 사이를 중재하려고 애쓰고 있다. 정신건강적 중매쟁이마냥.
물론 선생님 앞에서 ‘티 안 나게’ 따위는 어불성설이라는 걸 알지만... 뭐 노력 정도는 들켜도 상관없잖아. 그만두라고 할 사람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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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그날 밤에 제가 정말 떠났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셨나요?”
(즉답) “추적해 죽였겠죠.”
“역시.” (묘한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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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르곤에서 라이타니엔이라니 상당히 멀리 유학을 갔는데, 이유가 있었나?
A. 라이타니엔은 위치킹 치세 이후로 여러 학교가 비귀족과 외국인에게 고등교육의 문을 열었죠. 아 그리고, 선생님이 컬럼비아를 싫어하셔서요.
라이타니엔의 학적부에는 성을 필수로 기재해야 했기에 라이타니엔 유학 시절 그의 이름은 ‘라야 글로버’였다. 여기에는 어떤 희망의 반영도 없다. 오히려 샌드솔저에게서 무엇도 계승할 수 없고 무엇도 기대하지 않기에 감히 가능한 농담이다.
메모들은 언젠가 줄글로 옮길 일이 있다면 그때 주워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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