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방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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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로 알피에리

커미션: 가위님

[이름] 시엘로 알피에리 Cielo Alfieri

[직군] 뱅가드/에이전트

[코드네임] 슈도 Pseudo

[성별] 젠더리스 ~ 데미 남

[전투경험] 7년 [나이] 25세 (1099년 기준)

[출신지] 라테라노

[종족] 리베리

[신장] ~미정~

[광석병 감염 상황] 감염자

[모티프] 바위비둘기. 양쪽 귀밑머리 부분이 깃털. 비둘기 목깃털처럼 광택이 있다.

시엘로의 조모는 산크타였으며, 산크타의 혼혈은 산크타가 되지 않기에 양친은 리베리. 라테라노 사회에서 나름대로 건실한 입지를 다진 인물이었던 조모는 리베리인 아들이 그와 같은 성취를 이루지 않는 데에 아쉬워했고, 재능을 보인 손주에게 그 기대를 옮겼다. 시엘로는 손주가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기숙학교에 들어왔다.

페데리코가 중등부에서 교감 불가능 체질로 인해 몇몇 사건을 겪은 후, 기숙학교에서는 그가 산크타가 아닌 다른 종족과 방을 쓰도록 했다. 그로 인해 고등부에서는 리베리인 시엘로와 룸메이트가 되었다.

시엘로 /뭐, 지내다 보면 적응되겠지… 그런데 너 왜 그렇게 어렵게 말해? 혹시 내가 동갑인 거 모르는 건 아니지?

페데리코 /저는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기 전에는 상하 관계나 친소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도록 일률적으로 모두를 존대하는 쪽이 나을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합리적인 조언이라고 생각해 줄곧 따르고 있고요.

/정보 충분하지 않아?! 동갑인데? 동급생인데?!

/하지만 제가 유사한 조건의 다른 사람들을 모두 존대하는데 예외적으로 당신을 평대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저에게 무례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나요?

/(머리 싸맨다) 난 정말로 그쪽이 더…… 아니 그래 일단 너 편한 대로 해라……

/친소 표현은 제 의사소통의 편불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아… 그러니까… 딱히 '편한 습관' 같은 건 아니고, 본인이 어떤 말투를 쓰든 사실 별 생각 없는데, 그냥 싹 다 퉁쳐서 존대하는 쪽이 상대가 불만 가질 일이 적은 편이니까 존대를 한다…

/정확히 이해하신 것 같네요.

/아악! 내가 똑바로 말했어야 했네. 난 그렇게 깍듯이 대하는 쪽이 더 불편해! 룸메이트잖아! 적당히 무례하게 해 주는 쪽이 편하고 좋아! 다른 사람이 뭐라고 생각하든 내 알 바 아냐!

/…알았어.

/(이겼다는 기분이 드는데 정확히 무엇에 이겼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왠지 엄청나게 지쳐서 테이블에 엎어짐)

그때까지 ‘산크타는 끼리끼리 논다‘ 정도로 모호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시엘로는 페데리코와 함께 지내며 사회적으로 좌충우돌하는 그에게 흥미를 느낀다.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크타인 페데리코마저 약간의 다름만으로 산크타 집단에서 안일한 몰이해의 영역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몇 번이나 목격한다. 그리고 시엘로는 페데리코에게는 없는 분노를 곁에서 대리하며, 점차 견고한 산크타-정상성 위에 성립된 라테라노 사회 자체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라테라노 학교니까 라테라노 특유의 해맑은 폭력성을 반영하는 페인트건 경쟁 스포츠가 있을 법하다. 대체로 자연스럽게 산크타 팀과 리베리 (및 타 종족) 팀으로 나뉘게 되는데, 페데리코는 거의 리베리 팀에 속한다.

오래지 않아 페인트총에서 살기를 뿌릴 수 있게 된 페데리코와, 매번 연습에 어울려주다가 얼룩덜룩 페인트 범벅이 되어서 나가떨어지곤 하는 시엘로.

시엘로 /(연습 시설에 붙은 명단을 헤아려 보고) 페디. 시합마다 너무 불려 다니는 거 아냐?

페데리코 /거절할 이유가 없어. 연습이라면 많을수록 좋고.

/그래도 피곤하잖아. 나한테도 자꾸 연락하던데, 지들끼리 놀면 되지…

/교감이 가능하면 다가가는 도중에 실제로 해칠 의사가 없다고 느낄 수 있으니 긴장이 느슨해지지. 그런 면에서 너나 나는 더 '스릴 있는' 상대고.

/(말문이 막혀서 봤다가) …페디 네가 다 알고 있다는 거 걔네도 알아?

/아마도.

/안 되겠다. 내일 시합 다 조지고 와.

/단어.

/(신음)내 언어생활이 미진해서 미안하다그래. 근데 방금 건 네 몫까지 화낸 거야, 이번에야말로.

/하지만 나는 사격 연습 일정을 먼저 제안할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다고 생각해. 내가 동의했는데 네가 갈등을 자처할 필요가 없어.

/…내일 팀원 자리 비어?

시엘로는 페데리코가 공증소 집행자의 진로를 굳혔을 때 뜬금없는 실망감을 느낀다. 그는 페데리코가 자신이 본 것과 같은 폐단을 재생산하는 존재가 되겠다고 말하는 것 같아 혼란스러웠다. 물론 그는 집행자였던 양친의 순직이 페데리코의 삶에 어떤 의미일지 짐작할 길이 없는만큼 자신에게는 그의 결정에 참견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처음 만난 이해자-라고 믿었던 친구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넣는다. 다만 시엘로는, 페데리코가 라테라노를 떠나 여러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만은 마음에 들었다. 그것을 곱씹던 시엘로는 떠오른 단어를 자신의 진로 희망 양식에 적어넣는다. 전달자.

몇 년 후, 감염자가 된 시엘로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오퍼레이터이며 동시에 패스파인더들의 전달자로 일하고 있다. 오렌 아르지올라스와 패스파인더를 연결하는 정보원이기도 하다. 그들의 일만 맡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된 탓에 라테라노에 발들이기 어려워졌으나 잠깐 들렀다가 검사를 피해 빠져나올 수 있는 루트 몇 가지 정도는 알고 있다.

안도아인을 존경하기보다 그의 문제의식에 일정량 동조하는 쪽. 하지만 라테라노가 모두에게 구원을 나누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 사실 라테라노가 안도아인이 기대하는 정도로 테라에 대단한 시혜를 베풀 만큼 강대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라테라노 내부의 폐단을 수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시엘로는 여전히 공민권을 지니고 있지만 공증소에 유언을 걸어 두지 않았다. 로도스에서 다시 마주친 페데리코는 의아해하며 계속 유언 등록을 하라고 종용한다.

"내 유언은 공증소가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등록을 하지 않는다면 가능성을 평가하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내가 너랑 학교에 다녔던 게 할머니의 유언 때문인 건 알지."

"들은 적이 있죠."

"할머니는 제6청에서 평생 일한 산크타셨는데, 리베리인 아들이 왜 그분과 같은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지 평생 이해를 못 하셨어."

집행자는 이 화제와 유언 등록의 관계를 찾지 못하겠다는 기색이었지만 일단 잠자코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아버지 적성이 애초에 그런 쪽 일머리랑은 별로 관계 없기도 했고, 할머니도 인자하고 양식있는 분이셨으니 딱히 아버지를 압박하진 않았지만. 대신 손주인 나한테 기대를 많이 하셨거든."

"그렇군요."

"산크타인 할머니가 리베리를 반려로 정하고, 리베리인 아들과 손주에게 자기와 비슷한 삶을 기대한 건…… 대범한 자세지. 그런데 난 나중 가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할머니는 어쩌면 더 적절한 유언을 라테라노의 규칙 안에서는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근사치를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유언이 공증소의 역량이나 재정으로 실현될 수 없는 것이라면 공증소는 그것을 반려하거나 조정을 요청합니다. 당신의 조모의 유언은 공증소와 의뢰인 양측의 동의를 거친 최선의 안일 것입니다."

"알아. 공증소가 잘못했다는 말이 아니야. 그저, 할머니의 관점에서는 치료가 아니라 대증요법을 준비하는 정도가 한계였다는 거지. 공증소가 할 수 있는 건 그뿐이니까."

시엘로는 느슨하게 팔을 펼쳐 보였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최선 속에서 자랐어. 내가 입은 행운을 잊지는 않아. 하지만 그 대증요법은 감염자 리베리가 라테라노를 위해 일할 수 없다는 ‘질병’ 앞에선 무화되고 말아."

페데리코의 표정이 흐릿해졌다. 시엘로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당신, 아스트레이가 되었군요."

쓴웃음. "한 번이라도 네 길에 의문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이름은 너와 그리 멀리 있지 않아, 페디."

"…….“

"난 선도자의 생각이나 방식에 썩 동의 안 해, 만약 그런대도 그 양반은 도리어 싫어할 걸. 그러니 아마도 네게 잡혀갈 만한 죄는 지은 적 없어. 나는 그냥…… 그래, 라테라노 밖의 공민 1이라고 해두자, 네가 유언을 받아가야 하는."

"유언을 등록할 의사가 생기셨나요?"

"생각해 볼게. 네가 날 설득한다면."

“설득, 입니까?”

"내 삶을 밀어내면서 내 죽음 이후는 보장하겠다는 그 반쪽의 가호와 자비에 나는 응하지 않아. 정말로 내 유언을 라테라노로 가져가고 싶다면 너는 내가 라테라노를 사랑할 이유를 설득해야 해. 너는 심지어 나를 포기할 수도 없어. 라테라노의 의지에는 예외가 없어야 하니까. 그렇지? 집행자 페데리코."

사실 시엘로가 묻고 싶은 진짜 질문은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동정하기도 하는 라테라노에서 너를 기꺼이 그들의 일원으로 남게 하는 무언가를 찾았느냐?' 일 것이다. 그 이유를 찾았다면 내게도 보여달라고. 진정 하고 싶은 말을 굴절시켜 말하는 것은 알피에리 집안의 가풍일지도 모른다.

로도스에서 둘이 마주칠 때마다 페데리코의 첫마디는 "유언은 정했습니까?" 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경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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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어 보면 당신은 감염 후에도 라테라노에 출입한 것 같군요. 적발될 경우 격리되어 호송되지 않습니까?"

"아아 뭐, 고향이 그리워서 어쩔 수 없었다고 눈물 좀 짜면 돼. 공민이니 험한 취급은 안 받지. 어차피 오래 머물 생각은 없으니 나라가 배웅해 주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이동경로만 좀 꼬일 뿐."

집행자는 몇 년 전 룸메이트의 희박한 '명예'까지 지키려 제 일처럼 애쓰던 시엘로 알피에리를 이런 영악한 말을 하는 사람으로 변모시킨 요인이 무엇일지 의문스러웠다. 그 변화의 이유가 그가 유언 등록을 거부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아직은 막연한 연결고리였지만.

-

"분노가 없다는 건 인내심이 무한하다는 의미지. 페디, 너의 그 인내에 사람들은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그게 빚인지도 모르면서. 네가 용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게 죄가 아닌 줄 알아. 너는 우리랑 같은 의미로 슬퍼하지는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전부 기억하지. 그것도 끔찍하게 잘. 그 기억을 근거로 행동을 끊임없이 수정해. 누군가가 네게 화냈다면 다음에는 같은 상황을 막으려 하고 누군가가 비난하면 그 비난이 설명될 때까지 고민해. 이게… 상처랑 뭐가 달라?"

"…당신은 제가 구애되지 않는 감정이나 제가 요구하지 않는 권리를 대신 주장하기 위해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필요가 없습니다. 혹시 제가 그런 행위를 요청한 바가 있다고 느끼셨다면 알려 주십시오. 오해가 있다면 정정하고 싶습니다."

그 지적은, 집행자의 모든 말이 그렇듯 사실의 바른 서술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엘로는 숨을 멈추어야 했다. 자신이 방금 '네가 나한테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 라는 말을 들은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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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컾!!!드림입니다

동창드림 즐거워요…

대사들은 나중에 제대로 된 연성으로 쓰면 그때 주워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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