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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토주인] 사랑의 정의

아쿠네코 라토x주인♀️

Scarlet by 스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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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이상하죠,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데 제 주인님이 후보로 뽑히지 않은 건."

라토가 그리 말했을 때, 주인은 식당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수치심에, 차마 고개를 똑바로 들 수 없었던 주인은 자기 얼굴을 덮을 만큼 맥주잔을 얼굴 가까이 기울이며 벌컥벌컥 타는 목을 축였다. 반면 발언의 당사자는 자기 말에 부끄럼 한 점 없는지 음식의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터에게 동의를 구하듯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조금 민망할 법도 하건만, 눈앞에 있는 듬직한 웨이터도 아마추어는 아니었는지 당황하긴커녕 호탕하게 웃으며 그의 비위를 맞췄다.

"거 원래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법이죠."

웨이터가 좋은 시간 보내라는 듯 찡긋, 주인에게 윙크를 보냈다. 그 말에 주인은 마시던 맥주잔을 탕 내려놓았다. 좋은 시간이 될까 보냐. 라토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이상한 소리나 하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리는 주인과 달리, 라토는 차분히 그가 한 말을 곱씹으며 조용히 턱을 매만졌다. 설마 진지하게 저 남자의 말을 듣는 건 아니지. 주인이 불안하게 라토를 훑던 찰나,

"주인님, 저는 당신을 사랑할지도 모르겠네요."

역시나. 대뜸 그가 던진 폭탄 발언에 주인은 이마를 탁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마 플루레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눈을 부라리면서 라토를 꾸짖었겠지. 라토는 똑똑한 아이였지만, 세상을 자기가 보고 싶은 방향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집사들 앞에서도 이런 말을 했다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주인은 라토에게 확실히 짚어주고 넘어가기로 했다.

"아냐, 라토."

"확신하시는군요."

"그야 당연하지, 사랑이라는 건 좀 더 두근두근하고, 가슴이 떨리는... 라토에겐 아마 아직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일걸?"

라토는 몰라도 돼. 주인은 손가락을 시계추처럼 까딱까딱 저었다.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처럼 푸른 눈동자가 그녀의 손끝을 쫓았다. 마치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 어째서 제가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시는 거죠?"

라토가 걸터앉아있던 의자 위로 성큼, 두 발을 올렸다. 그는 둘 사이에 놓인 식당의 테이블 위로 올라타다시피 상체를 드리우며 주인에게로 성큼 다가왔다. 식탁 위에 올라탄 라토의 기행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쏠렸다. 그러나 코끝이 닿을 듯이 다가온 라토 때문에 주인은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알려 줘야 하는데, 어쩐지 자신에게 화가 난 듯 시릴 정도로 차갑게 가라앉은 라토의 눈동자를 마주하니 덫에 걸린 토끼처럼 주뼛주뼛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라토는 그런 주인의 손을 가져가 풀어진 자기 셔츠 깃 사이로 드러난 자기 가슴에 얹었다.

"주인님께 다가가면 이렇게 심장이 빠르게 뛰는데..."

손끝에 닿는 라토의 피부는 차가웠지만, 콩콩 손바닥 너머로 빠른 고동이 느껴진다. 손 너머로 맥동하는 그의 심장과 귓가에서 울리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 소리가 음악처럼 맞물린다. 두 사람의 심장 소리를 제외한 모든 것이 백색소음의 파도처럼 그녀의 고막에 닿지 못하고 거품처럼 흩어진다. 마치 세상에  남겨진 것처럼.

"주인님은 사랑이 아닌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주인님은 저보다 아는 것이 많으시니까요. 그리 말하며 주인의 대답을 간절히 기다리는 그에게, 주인은 아무것도 답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 말았다. 대답할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틀린 사람은 주인이었으니까.

* 밑의 결제선은 채널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라지더라도 작품을 영구 소장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결제란입니다. 아래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소장본의 금액은 글자수에 맞춰 책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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