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리오 ] 생일 축하해요, 켈빈.

💓 241227 공작님 생일기념 🎂 💓

밤하늘. by 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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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는 달력을 보고 고민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12월, 금방 한해가 저물어가는 달의 끝자락. 과거의 자신이 빨갛게 동그라미로 그려둔 27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있기 때문에 더더욱 한숨만 폭, 내쉴 뿐이었다.

켈빈, 리오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이의 생일.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켈빈이 모든 걸 다 가진, 정말 잘난 남자였다는것이었다. 어찌보면 재수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현재, 리오가 보는 켈빈은 정말, 갖고싶은게 딱히 없어보였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 진짜 고민이긴 하네….”

달력을 보다가, 머리를 책상에 댄채 중얼거리는 리오의 옆에 생과일 케이크 한피스가 놓여지며 그녀의 물음에 답한다.

“ 기사님 생일선물을 걱정하시는건가요, 리오님? ”

“ 어머, 깜짝이야. 하이드씨…어쩐일로 직접 케이크 가져다주셨어요? ”

“ 기사님께서 나가시기 전에 리오님이 기분이 안좋아보이신다고, 과일 많이 올려진 케이크 가져다주라고 부탁하시곤 가셨죠. ”

아하, 어쩐지. 부엌에만 계시던 하이드씨가 어쩐일로 안까지 직접 오셨나 싶었네.

“ 하하.. 기분 안좋은건 아니고.. 그냥, 좀 고민되는게 있.. 어떻게 아셨어요??? ”

“ 이리 보여도 기사님과 함께 보낸 시간이 있기에 그정도는 압니다. ”

하이드는 눈이 휘둥그레진 리오를 보다, 호탕하게 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 …으음… 맞아요… 켈빈 생일이 닥쳐오는데 선물을 뭘 해줘야할지 감도 안잡혀서.. ”

뭐든 다 가진 사람이잖아요. 라고 덧붙이며 리오는 책상에서 고갤 들며 케이크와 같이 온 따뜻한 밀크티 잔을 들어 한모금 마셨다.

“ 음.. 제 생각으로는 기사님께서는 리오님이 해주시는거라면 다 좋아하실것 같습니다만. ”

“ 그게 문제인것같은데요… 하이드씨..”

“ 리오님, 정성 담긴 선물이 때론 어떤 이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 될수도 있답니다. ”

하이드는 허허, 웃다가 이윽고 자리를 떠났고, 얼마 안있어, 리오는 정답을 찾은듯 벌떡 일어나 발걸음을 주방으로 향했다.

그이후로는 제법 수월..? 했을지도 몰랐다. 리오는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공작가 저택의 사람들에게는 쉿. 하고 비밀 엄수를 부탁했다. 대부분의 가신들은 공작님의 생일파티 준비라고 말하니 흔쾌히 리오를 도와준다고 말했고 ..의외로 가장 큰 문제일것 같았던(?) 알데바란 경 또한 그의 생일때까지만 비밀 엄수를 부탁한다는 리오의 말에 기꺼이 승낙해주었다고.

“ 켈빈 단거 별로 안좋아하던데 설탕 왜이리 많이 들어가요… ”

휘핑크림을 치다가 리오는 어마무시하게 들어가는 설탕의 양에 한숨을 폭 내쉬었다.

“ 리오님 케이크는 그럴수밖에 없습니다. 받아들이세요. ”

하이드는 그런 리오를 보다가 케이크 장식 틀에서 설탕공예를 조심스레 빼내며 말을 이었다.

“ 그,그치만 켈빈이 만든건 적당히 달고 맛있었는데도요. ”

“ 기사님 요리 솜씨는 저도 못따라갈 정도니 말이죠.. ”

“ …. 켈빈 도대체 얼마나 밸런스 파괴범인거에요. ”

루테란 최고 셰프인 하이드씨도 차마 비교를 못하실 정도라니. 새삼 리오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남자와 연애중인건지를 또다시 실감하게 되었다고.

이윽고 케이의 생일 전날, 리오의 부탁에 메이드들도 힘을 내어 공작리오 침실을 파티 분위기가 나게 제법 멋드러지게, 꾸며두었고. 케이크도 제법 성공적인 결과물이 만들어져 이제 그전부터 바쁜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케이가 저택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 .. 음? ”

늦은 자정이 다 되어서야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온 케이는 저택 안이 무엇인가 달라졌다. 라는 느낌에 가만히 고갤 기울였다.

하지만 메이드들의 뜨거운 직업정신으로 인해(..) 눈썰미가 제법 좋은 그조차도 잠시의 소란이었나. 싶은 정도로 치부하곤 침실로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뚜벅, 뚜벅.. 구둣발 소리가 고요한 2층 복도를 울리면서 어느 한곳에 멈춰선다.

이윽고, 평소와 같이 문을 열려던 케이는 자신이 너무 늦어서, 리오는 먼저 자고 있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어 문고리를 잡은 손에 조심스레 힘을 빼고 스르륵, 하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어두웠을 방에 불이 환하게 켜지더니 자신을 보며 환히 웃으며 반겨주는 리오. 제법 열심히 꾸몄는지 방이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과 물건들로 가득했다.

“ 생일 축하해요, 켈빈. 이건 내 선물! ”

이윽고 리오는 자신이 직접 만든 생일 케이크를 케이에게 건넸다. 그러자 평소 같았으면 쉽게 붉어지지도 않던 그의 얼굴이며.. 귓가까지 빨갛게 붉어진 모습. 살짝 놀란듯 입가에 올려지는 손.

Commission by. yoju

“ … 리오군, 그대는 늘 예상치 못하게 나를 놀라게 하는 것 같네. ”

케이는 자신의 생일을 잊고 있었던것은 아니었다. 몇백년의 시간을 보내오면서, 생일이 돌아올때마다 큰 축하연회를 열고 모든 사람의 관심과 경외는 받았지만.. 자신의 생일 자리에,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기에.

케이는 자신의 생일날이 참으로 외롭다. 라는 생각을 간혹, 하고는 했었다.

“ 켈빈, 이번에는 혼자서 보내는 생일이 아니고 함께 보내겠네요. ”

하지만 이제 저를 보며 해사하게 미소짓는 제 연인의 모습에 혹이라도 올해도 외로운가요? 라는 질문이 다시금 돌아온다면은 이제 케이는 아주 자신있게 아니. 라고 답할 수 있었다.

“ … 그렇군. 리오군이 곁에 있어주니까 오늘 아주, 행복한 생일이 될것 같네. ”

왜냐하면, 지금의 자신은 넘치도록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년의 자신은 리오와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보낼것이라는걸 잘 알고 있기에.

“ 그… 나저나, 켈빈 입맛에 맞을진 모르겠는데.. 그래도 최선을.. 다해봤어요..”

리오는 그가 들고 있는 케이크를 보며 데록, 눈동자를 굴리다가 시선을 피했다. 케이는 그런 리오를 바라보다가 이내 케이크로 다시금 시선을 돌려 옆에 놓여있던 포크로 가볍게 한입을 떠먹었다.

은은하게 단맛이 올라오다가, 오렌지맛이 더 많이 느껴지는 단것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자신이 딱 좋아할만한 계열의 과일 케이크.였다.

“ ..맛있네. 리오군이 만들어준거라 그런지 더더욱. ”

“ 아, 다행이다.. 당신 입맛에 안맞을까봐 사실 조금 걱정했거든요.. ”

안도하듯 한숨을 폭 내쉬는 리오가 이내 깜빡했다는듯 마저 무언가를 하나 더 그에게 건넨다.

“ 이거.. 생일 편지인데.. 혼자서 보기에요. 꼭. ”

어떤 내용을 썼길래 이리도 신신당부를 하는걸까나. 케이는 당장이라도 청록색 봉투에 봉해진 보랏빛 인장을 뜯어서 그녀가 쓴 편지의 내용을 읽고싶었으나, 한번 꾹 참아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고갤 끄덕였다.

이내 그는 옆에 케이크를 조심스레 내려놓곤 리오의 손을 잡았다.

“ …내년에도 잘 부탁하네. 리오군. ”

케이는 가만히 미소짓다가 리오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윽고, 케이의 말에 리오의 귓가가 열이 오른듯 살짝 붉어져있다.

“ .. 마찬가지로, 잘 부탁드릴게요, 켈빈. ”

케이는 리오의 빨개진 귓가를 바라보다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윽고 입을 맞췄다가 떨어져선 가만히 미소지었다.

창 밖으로 하얀 눈이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의 행복할 이번 생일을 하늘도 함께 축하하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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