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주나에게

이문대의 비마가.

아르주나, 잘 지내고 있느냐?

아무렴, 누구의 동생인데.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네가 누구더냐. 비자야이자, 키리티이며, 다난자야가 아니냐. 네가 가는 길에는 분명 축복과 승리만이 가득할 것이다. 처음 보는 이라도 순식간에 너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누구에게도 정복되지 않은 땅이라도 네게는 순종할 것이다. 자랑스러운 나의 동생. 언제고 너는 내게 그런 존재였다.

어느덧 너와 크리슈나가 함께 모습을 감춘 지도 팔 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었구나. 처음에는 혼란뿐이었다만 지금은 많이들 안정되었다. 발라라마 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어. 그분께서는 전혀 놀라지 않으시던데, 너희에 대해 무언가 알고 계시기라도 한 것일까? 우리에게는 어떠한 말씀도 하지 않으셨으니 알 방도야 없다만. 어디까지나 추측이니 감히 여쭤볼 수도 없지. 어쨌든, 그분께서도 한순간에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처지가 아니더냐. 누구보다도 그 아픔과 슬픔은 내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 잘 이해하고 있고 말고.

둔한 나로서는 짐작이 어렵다만, 네게는 다 생각이 있겠지. 너는 언제나 생각이 깊은 아이였으니 말이다. 그 작은 머릿속에 뭐가 그리도 생각이 많은지,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늘 궁금해하곤 했다. 너의 재치와 총명함은 늘 우리를 놀라게 했지. 그러니 너를 믿었고, 여전히 너를 믿고 있다. 게다가 크리슈나와 함께일 테니까. 너희는 누구보다도 정다운 벗이며, 짝이지 않았느냐. 외롭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리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이 놓여.

그래, 너는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을 거야. 너는 행복을 누리고 있을 거야. 사랑하는 벗과 함께, 들판을 뛰놀며 사냥을 하고, 소를 치고 있을 거야. 어쩌면 세상의 끝까지 다다랐는지도 모르지. 우리들은 미처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르주나.

우리는 감히 바라고 있다. 감히 생각하고 있다. 네가 언젠가, 그러니까, 언젠가는. 만약에 그 모든 일이 질리고, 괴롭고, 슬프게 느껴질 때면. 언제든 우리의 곁으로 돌아와도 괜찮다고.

그러면 난 누구보다 빨리 달려나가서 너를 숨이 막히도록 안아줄 거야. 애써 날 밀어낸 넌 언제나와 같이 우리에게 웃으며 말하겠지. 아, 정말로 기나긴 모험이었습니다.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아요. 그럼 우린 둘러앉아 네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줄 거야. 유디스티라 형님은 아닌 척해도 네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거워 하셨지. 쌍둥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네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언제고 그럴 거야. 네가 돌아온다면.

그러니 아르주나, 나는, 우리는 매일같이 기도한다. 언젠가부터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된 신들의 목소리를 좇으며,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어.

언제든 네가 행복하기를. 그리고, 네가 돌아올 때 길을 잃지 않기를.

사랑한다, 아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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