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른

[브레마이/코우이토] 힐링

8 by 8

“이토씨~ 나 청소 끝냈다!”

“수고했어, 아케호시군”

연속된 교제부의 대행 업무로 오랜만에 복귀한 Aporia.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였지만 마감 정리를 마쳐갈 때쯤, 아케호시가 이토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이자 이토는 자연스레 그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 저건 뭐야?”

“아, 코우씨는 처음보시나요?”

‘마오도 없는데 말려야 하나? 아니, 이토도 강요받은 것 같진 않으니 내버려 둘까’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을 때, 내 중얼거림을 들은 시노부가 웃으며 말했다.

“앗케-, 최근 야시로씨한테 자주 쓰다듬받고 있죠”

“최근, 자주? … 괜찮은 거야?”

"일단 마오치씨도 처음엔 말렸는데요 “

“아아~…”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는 녀석인가. 시노부의 말에 대충 상황이 파악된 나는 역시 저 둘의 사이에 끼어들기로 했다.

“자 거기까지, 끝났으면 얼른 옷 갈아입어”

“에~ 코우군, 내 힐링 타임을 방해-”

“——이토, 괜찮아? 아케호시가 귀찮게 해서 미안”

“아뇨, 괜찮아요.”

불평하는 아케호시를 무시하며 이토를 살피자 아무렇지 않은 듯한 반응이 돌아왔다. 마오가 이미 말했는데도 이렇다면 이건 아케호시뿐만이아니라 이쪽도 문제네. 아케호시야 별생각 없이 요구한거일 테고, 이토는 매번 거절하기 미안했겠지. 하지만 그대로 두면 언젠가는 나에게 귀찮은 일로 돌아올 것이다. ‘아케호시에게 틈을 보이면 안 돼’라며 받아주지 말라고 재차 주의를 주자, 이토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이토씨의 칭찬이 없으면 나, 기운 없어서 일 못할지도 모른다…”

“걱정 마, 대신 내가 듬뿍 칭찬해 줄 테니까”

“에에~”

손을 뻗어 아케호시의 머리를 아무렇게나 마구 흩트리면, 아케호시는 ‘이토씨니까 좋은 건데’라며 시노부와 스태프룸으로 향한다.

“앗케- 오늘 마실래?”

“오, 좋네. 오늘은 집에 유라가 있으니까 으음~…”

“냐하하, 이미 굿치한테 말해놨어”

정말 속 편한 녀석이네. 미련 없이 바로 다른 얘기로 넘어간 아케호시를 보고 나도 옷을 갈아입으러 스태프룸으로 가려다, 다시 이토를 바라보았다. 이토, 아케호시한테 이렇게 물러서 정말로 괜찮으려나.

“……”

“…? 코우씨도 수고하셨습니다.”

내 시선에 뭔가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지, 꾸벅 인사하는 이토에게 ‘너도 수고했어’라며 답한다. 그건 그렇고 힐링타임인가. 확실히 그런 게 있으면 아케호시도 의욕을 내겠지만 지금도 일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애초에 이토한테 저런 걸 떠맡기는 건 위험하다. 이토에게도 주의 했지만 당분간은 나도 마오랑 함께 주의 깊게 살펴야….

“코, 코우씨…?”

“응?”

자신을 부르는 떨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돌리자,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하지만 긴장한 듯한 이토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손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어서——

“아~,…미안.”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눈앞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은 것 같다. 우와- 이거, 마오가 있었으면 나도 한 소리 들었겠지. 그래도 이토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아케호시의 머리카락 보다 둥실둥실 뜬 느낌이 부드러워서, 뭔가 기분 좋았다.

“코우씨가 사과하실 필요는... 그, 아케호시군도 이래서 부탁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건 이토가 힐링받았다는 말? 더 해줄까?”

“네!? 아뇨!!”

다시 만지고 싶은 마음 반, 놀리려는 마음 반으로 꺼낸 말에 화들짝 놀라며 커지는 목소리가 귀엽다. 이대로 퇴근하면 이토도 99%의 확률로 기숙사 멤버들과 마시겠지. 그중엔 당연히 아케호시도 있고….

“이토, 오늘 끝나고 시간 있어?”

이토를 바이크에 태우고 가서 맛있는 저녁이라도 먹을까, 생각하며 동그란 머리를 재차 쓰다듬자 느리지만 확실한, 긍정의 끄덕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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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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