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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화

[멀티 대행].

한정된 사람만이 아는, Aporia가 제공하는 서비스.

점내대행에 대해서는 <그 업무의 서포트>라는 것 밖에, 아직 나는 설명을 듣지 않았다.

코우사카 아이 : 수행하기 어려운 대행 의뢰에 그때그때 협력하거나, 정규 인원을 대신해 업무의 일부를 담당하거나, 원활한 진행을 유지하는 것.

야시로 이토 : (……인원이 부족한 곳에서 임시적으로 근무하는 파견 스태프, 같은 건가?)

코우사카 아이 : 물론, 이 오너의 부재 기간 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도마뱀 꼬리’ 역할도, 로카 대신에 담당하게 된다.

키세 유즈루 : …….

야시로 이토 : (……도마뱀, 꼬리.)

코우사카 아이 : 유즈루가 사전에 설명하고, 생각할 유예는 주었다.

코우사카 아이 : 오늘 이곳에 계약서를 갖고 왔다는 것은, 모든 것을 포함해 이 일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론을 내었다고

코우사카 아이 : 그렇게 해석해도, 되겠지.

야시로 이토 : …….

로카 씨가 권한 그날 밤에, 키세 씨가 말해준 내용을 기억해낸다.

—로카 씨의 ‘대리’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Aporia가 받는 대행 의뢰는,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결코 협박하려는 의도가 없는, 하지만 무게가 느껴지는 말투로, 키세 씨는 그 이야기를 꺼냈다.

키세 유즈루 : 자신의 대신으로도, 타인의 대신으로도, ‘그 이외’의 대신으로도

키세 유즈루 : 살아 있는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의뢰에도 융통성 있게 대응한다.

키세 유즈루 : 그것이 Aporia의 대행 서비스예요.

야시로 이토 : …….

키세 유즈루 : 물론, 자발적으로 법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만,

키세 유즈루 : 흔히 말하는 ‘위험한 다리를 건넌다’는 일도, 적지 않아요.

키세 유즈루 : 의뢰인이었던 사람이, 다른 의뢰에서는 타겟이 되는 일도

키세 유즈루 : 상황에 따라서는, 있습니다.

야시로 이토 : ……같은 편에서, 적이 된다는 건가요.

키세 유즈루 : 네. 감사의 뜻을 표하는 손님도 물론 잔뜩 계시긴 하지만

키세 유즈루 : 당연하게도, 그와 비슷한 정도로 부정적인 감정을 강하게 안고 있는 분도 있어요.

야시로 이토 : …….

키세 유즈루 : 그리고…… 야시로 씨가 현재 제안받은 오너 대리라는 일에는

키세 유즈루 : 그런 의뢰를 담당하는 스태프 전원의 리스크를 짊어지고

키세 유즈루 : 때가 오면 Aporia를 지키기 위해 잘려 나가기 위한

키세 유즈루 : ‘도마뱀 꼬리’가 되는, 역할이 포함되어 있어요.

야시로 이토 : (……지키기 위해, 잘려 나간다…….)

키세 유즈루 : 그러니 부디, 이것에 대한 대답은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들여서 생각해 주세요.

키세 유즈루 : 아마 이 결단은,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분기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야시로 이토 : —네.

야시로 이토 : 틀림 없습니다.

키세 유즈루 : !

코우사카 아이 : 알았다. 유즈루.

키세 유즈루 : ……야시로 씨가, 제출해 주셔야 할 서류가 하나 더 있어요.

키세 유즈루 : 오너 대리의 업무에 대해 납득을 하셨다면, 이쪽의 내용을 확인하시고, 서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가죽으로 된 파일에 꽂혀 있던 서류, ‘서약서’의 내용은 간단했다.

[갑이 당사자가 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이 사항에 관한 관여 여부에 상관 없이 이것의 해결을 을의 책임으로 할 것.]

[해결할 시에, 계약 해지를 포함한 어떠한 처우에도 동의할 것.]

야시로 이토 : ……. 이건, 서명만 하면 되나요?

키세 유즈루 : 네, 그렇게 해주세요.

을의 서명란에 실수하지 않도록 이름을 적고, 파일을 덮었다.

그것을 내밀자 키세 씨는, 조금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한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키세 유즈루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볼게요.

키세 유즈루 : 이 계약은 정말로, 야시로 씨의 의지에 반하지 않는 건가요?

야시로 이토 : (키세 씨…….)

야시로 이토 : ……저는, 자신을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는 타입의 인간이에요.

키세 유즈루 : ……네?

야시로 이토 : 진심으로 ‘나만이 가진 특별한 역할’같은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서

야시로 이토 : 누구든지 누군가의 대신이 될 수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야시로 이토 : 하지만, 아마. 동경했던 것 같아요. 계속.

야시로 이토 : 그런…… 서로 대신한다, 같은 것의 바깥에 있는 특별한 역할을 가진 사람들을.

키세 유즈루 : 야시로 씨…….

코우사카 아이 : 설마 스럽지만. 이 일이, 그렇다고 생각한 건가?

코우사카 아이 : 이곳에서 일하면 자신도 특별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고?

야시로 이토 : 아뇨. 말도 안 되죠, 그건.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야시로 이토 : ……단지. ‘특별함’ 그 자체가 되는 것이 아니더라도

야시로 이토 : 어떤 형태로든, 특별한 사람의 ‘대신’을 자신도 맡을 수 있다고 한다면

야시로 이토 : 그건 대단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코우사카 아이 : ……특별한 사람의 대신?

야시로 이토 : 결국, 어디에 있어도 누군가의 대신인 처지라면

야시로 이토 : 그런 제게 자리를 마련해준 로카 씨의 대신을, 담당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야시로 이토 : 제게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더라도, 제 일로써.

키세 유즈루 : ……. 그랬군요.

야시로 이토 : 네……. 그러니, 저기.

야시로 이토 : 의지에 반하지 않아요.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야시로 이토 : (……. 키세 씨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괜찮다는 설명을 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야시로 이토 : (무계획으로 말을 꺼내는 바람에 엄청나게 어지러운 얘기가 된 것 같아……. 위가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코우사카 아이 : 유즈루. 서류를 받아라.

야시로 이토 : !

키세 유즈루 : 네.

키세 유즈루 : 감사합니다. 이쪽의 서류, 확실히 받았어요.

키세 유즈루 : 방금 그 얘기……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해요.

야시로 이토 : 아…… 네? 아뇨.

키세 유즈루 : 이번에야말로 정말, 저희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야시로 이토 : ……저야말로.

야시로 이토 : 정말로, 힘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할게요.

코우사카 아이 : 열심히라는 무던한 말 뒤로 도망가지 마라.

코우사카 아이 : 제대로 해내라. 누가 뭐라고 해도, ‘평범하지 않은’ 것임을 이해하고 이곳에 온 것이라면 말야.

키세 유즈루 : …….

야시로 이토 : …….

야시로 이토 : 네.

코우사카 아이 : 그 대답, 철회하지 마라.

코우사카 아이 : 뒷얘기는 맡기지.

키세 유즈루 : 알겠습니다.

그 뒤에 코우사카 씨는, 계약서와 서약서 양쪽에 서명과 날인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안쪽 방으로 사라졌다.

키세 유즈루 :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해 놓고는 죄송해요. 실은 제가, 오늘 카페 영업 일을 해야해서요.

키세 유즈루 : 슬슬 오픈 준비를 하러 가봐야 해서, 그 뒤의 이야기는 곧 도착할 다른 스태프에게서—아.

키세 유즈루 : 딱 맞춰 온 것 같네요.

아야토 코우 : 왔습니다~

아야토 코우 : 어라. 미안, 뭔가 나만 기다리고 있었단 분위기인데?

키세 유즈루 : 괜찮아, 딱 맞췄어. 안녕.

야시로 이토 : (또 일반인이 아닌 것 같은 외모의 사람이……. 더이상 놀라지 않을 거야. 이곳은 이런 회사 분위기인 거야.)

아야토 코우 : 처음 뵙네요. 야시로 씨 맞죠?

야시로 이토 : ! 맞아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야토 코우 : 반가워요. 아야토 코우예요.

아야토 코우 : 코우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대체로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어서.

야시로 이토 : ……네.

야시로 이토 : (여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편안한 느낌의 직장인 걸까. 긴장되기 시작했어.)

아야토 코우 : 일단 제가, 교제부의 부장이란 걸로 되어 있으니까요. 이번엔 잘 부탁해요.

교제부

아야토 코우

야시로 이토 : 교제, 부?

키세 유즈루 : 아, 미안. 아직 부서 설명이 안 되어 있어서. 그것도 가볍게 설명 부탁해도 될까?

아야토 코우 : 아아. 점내대행 설명은?

키세 유즈루 :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만 전달한 상태.

아야토 코우 : 오케이. 자세한 건 나중에 유즈루한테 물어보라고 떠넘겨도 되는 거지?

키세 유즈루 : 응. 잘 부탁해.

키세 유즈루 : 그럼 야시로 씨, 조금 빠르지만

키세 유즈루 : 지금부터는 야시로 씨가 담당해주어야 할 첫 ‘점내대행’을 위한 이야기를 할 거예요.

야시로 이토 : (첫 점내대행…….)

야시로 이토 : 알겠습니다.

키세 유즈루 : 저는 일단 실례할게요. 또 다음에 뵈어요.

야시로 이토 : 수고하세요.

아야토 코우 : 그럼. 그런 고로, 지금 이야기의 흐름상 대충 아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야토 코우 : 야시로 씨의 오너 대리로서의 첫 일, 첫 점내대행은 교제부의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야토 코우 :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려요, 오너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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