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8
“이토, 혹시 마오랑 사귀고 있어?” “…네?” 스태프 룸에서 휴식 중, 마침 이토와 단 둘이 된 김에 던져본 한마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체 ‘네?’하며 되묻는 목소리의 떨림은 나의 예상을 확신으로 바꿔주었다. “어, 어떻게, 어디서…” “아니, 딱 봐도 알겠는데” ‘역시 그렇구나’하는 마음으로 미소 짓자, 이토는 이제 숨기지 않고 망했다는 표정이
“이토씨~ 나 청소 끝냈다!” “수고했어, 아케호시군” 연속된 교제부의 대행 업무로 오랜만에 복귀한 Aporia.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였지만 마감 정리를 마쳐갈 때쯤, 아케호시가 이토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이자 이토는 자연스레 그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 저건 뭐야?” “아, 코우씨는 처음보시나요?” ‘마오도 없는데 말려야 하나? 아니,
사무실에서 Aporia로 물건을 옮기던 중. 이토는 갑자기 열린 문에서 나온 사람과 부딪힐뻔해서——그것을 피하다 뒤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 그때 턱. 하고 타이밍 좋게 이토의 허리를 감싼 손이 받쳐주어 넘어지진 않았지만,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바구니에 든 꽃 장식들은 공중으로 붕 떠서… 곧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후 꽃 장식과 교차되듯 이토의
저녁시간을 넘긴 Aporia의 사무실 안. 앉은 채로 꾸벅이는 이토를 본 키세는 얕게 미소 짓고, 그녀에게 휴식을 제안했다. “야시로씨, 잠깐 눈이라도 붙이시는 게 어때요?” “…!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러지말고, 일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10분 정도는 괜찮아요.” “하지만….” ‘그 10분동안 키세 씨가 제 몫까지 하실 것 같다고요…!’라는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Aporia에서 일하고 나서부터 이제는 몇 번인지도 샐 수 없이 들은 말. 근처의 테이블을 치우고 있던 이토가 ‘또?’ 하는 마음으로 귀를 쫑긋 세우자, 다음으로 들려온 목소리는 코우의 것이었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근무 중이라.” “그럼 끝나고 나서는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코우가 거절의 의사를 돌려 말해도 해맑게 웃는
——짝. 시원할 정도로 선명하게 울려 퍼진 소리에 시선을 골목으로 옮기자, 그곳에는 한쌍의 남녀가 서있었다. 여자 쪽이 일반적으로 ‘거짓말쟁이’, ‘좋아했는데’ 같은 언성을 높이는 것을 보아 아마도 사랑싸움을 하는 것일 거다. 이토는 타인의 관계, 그것도 연인 사이에 섣불리 끼어들으면 그 끝이 항상 좋지 않았다는 걸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으로 질리도록 알고
[이토씨, 끝나면 집에 같이 가자!] 이토의 퇴근 시간에 맞춘 듯 아케호시에게서 온 메시지. Aporia에서 기숙사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이것은 자신이 밤늦은 시간에 혼자 가는 것을 걱정한 아케호시군의 배려겠지. 대행 서비스의 일을 하느라 나가있으면서도 자신을 챙겨주다니, 아케호시군은 정말로 친절하다고 생각하며 이토는 그와의 약속한 만남의 장소로
어느 여름의 주말밤. 아이스크림을 사러 편의점을 다녀온 이토는 방에 들어가기 전, 멘션의 계단에 고개 숙이고 앉아있는 아케호시를 발견했다. “…아케호시군?” “……” 누군가를 기다리다 잠든 건가? 아케호시와 유라기의 호실을 바라보자 아무도 없는 듯 불이 꺼져있었다. 여러 번 그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자, 이토는 들고 있던 편의점 봉투를 조심스럽게
“이토. 수고했어.” “아, …코우씨. 수고하셨습니다.” 영업이 끝난 뒤. 이토가 혼자 카페의 뒷정리를 마쳤을 때 대행 서비스의 일을 하러 나갔던 코우가 돌아왔다. ‘시간상 아직 일이 끝나기 전이었을 텐데, 트러블이라도 생긴 걸까?‘ 의문이 든 이토가 코우에게 용건을 묻자, 돌아온 대답은 예상외의 것이었다. “이토를 보러왔어” “…저를?” 혹시 카페
“소, 손잡아도 될까요?” “……” 이토가 용기를 내 건넨 말에 돌아온 것은 코사카의 싸늘한 시선. ‘그래,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이런 반응일 줄 알았어!’라고 속으로 울며 이토는 방금 전의 말을 꺼낸 것을 후회했다. 그녀도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말을 꺼낸 것은 아니었다. 카페의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이토는 코사카의 심기가 그 어느 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