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른

[브레마이/아이이토] 10분

8 by 8

저녁시간을 넘긴 Aporia의 사무실 안. 앉은 채로 꾸벅이는 이토를 본 키세는 얕게 미소 짓고, 그녀에게 휴식을 제안했다.

“야시로씨, 잠깐 눈이라도 붙이시는 게 어때요?”

“…!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러지말고, 일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10분 정도는 괜찮아요.”

“하지만….”

‘그 10분동안 키세 씨가 제 몫까지 하실 것 같다고요…!’라는 말을 삼킨 이토는, 역시 안 되겠다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배에서 울린 꼬르륵 소리에 키세는 ‘배고프니 먹고 해요’라며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갔고… 이토의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이어서 ‘잠들었다!‘는 생각에 눈을 번쩍 뜬 이토가 제일 먼저 본 것은 바로 폐하——코사카의 얼굴이었다.

“깼나”

왜 코사카씨가 눈앞에? 언제 돌아오신 거지?? 눈뜨자마자 숨을 멈춘 이토는 방금까지의 피곤함이 전부 날아간 것을 확신했다. 반사적으로 시간을 확인하면, 키세가 나간 지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푹 잠든 게 아니었구나. 이어서 곧바로 ‘죄송합니다!’하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던 이토는, 자신의 몸이 붕 떠있다는 걸 깨닫고 다시 한번 놀란 숨을 삼켰다.

“하아…버둥대지마.”

“넵.”

반사적으로 그의 말에 순종하면서도, 이토의 내면은 ‘왜 코사카 씨가 나를 안아 들고 있는 거지!?’, ‘나 무거울 텐데!’하는 걱정과 의문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그런 이토는 신경 쓰지 않고, 코사카는 그녀를 소파 위에 살포시 눕혀주었다.

“나쁜 자세의 수면은 이후 일에도 큰 영향을 준다. 아무리 선잠이어도 제대로 자.”

“저, 옮겨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제 괜찮아요.”

“일은 얼마나 남았어”

“앞으로 1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어요.”

“그럼 10분 정도 쉬어도 오늘밤에는 끝나겠지. 항상 최적의 상태로 일하도록.”

“…네.”

코사카는 몸을 일으키려던 이토를 제지하고, 어디선가 가져온 담요마저 친절히 덮어주었다. 그리고 본인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일을 재게 했다. 역시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폐하와 같은 공간에서 선잠을 취할 수 있을 리 없다. 코사카의 얼굴을 본 순간부터 이미 잠은 멀리 달아났는데… 그렇게 생각했던 이토는, 포근한 담요가 주는 따듯함에 그만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 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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