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불) 애매하게 길어

[기린견] Hidden Mode - 잊혀진 태초의 신

잊혀진 신 나견 × 그 신의 유일한 신자 지우스 겜빙의물

게임계의 혁신을 일으킨 환멍사의 판타지 가상현실 게임 [애늙은이] & [잔불의 기사].

이 두 게임의 전작이자 환멍사의 첫 가상현실 + 극악의 난이도로 환멍빠 고인물 사이에서만 명작으로 평가받는 망작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성흔: 신의 증표]라는 게임이 있었다.

그리고 여기 고이다 못해 썩은 석유 플레이어 지우스는 현재 마지막 하드모드를 클리어 함으로써 이지 2, 노멀 3, 하드 2 총 7명의 신으로 구성된 [성흔: 신의 증표]의 모든 루트 엔딩을 보는데 성공했다.

처음 출시된 날부터 지금까지 n년을 함께했지만 이제 더 이상 볼 것도, 할 것도 없다는 사실에 멍하니 엔딩 화면만 보다 종료하려던 그 순간, 새로운 알림이 떴다.

{ 플레이어 '담청색 기린' 님 축하드립니다! 공개된 모든 루트를 클리어하여 엔딩을 보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최초 올 클리어 보상으로 히든모드 '잊혀진 태초의 신'이 해금되었습니다. 플레이 하시려면 <수락>을, 아니시면 <거절>을 눌러주세요.

* 본 알림은 1회만 제공됩니다. }

'1회면 지금 수락 안 하면 영원히 못한다는 거잖아?'

당연히 수락을 누른 지우스. 갑자기 어지러워 눈을 감았다 뜨자 보이는 어떤 신을 선택하든 항상 시작은 같던 튜토리얼 마을...이 아닌 전쟁터?

"야! 갑자기 얼타면 어떡하냐!! 정신 똑바로 안 차려?"

지우스는 옆에 있던 중년 NPC 덕에 날아온 화살을 겨우 피할 수 있었다.

'히든모드라 튜토리얼부터 다른 건가..?' 같은 생각 따윈 할 틈도 없이 몰아치는 공격에 그는 일단 검을 들고 싸웠다. 올 클 짬바 어디 안 간다고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 적군을 어느 정도 능숙하게 몰아내고 밤이 되어서야 잠깐 쉴 수 있게 되었다.

리얼리티를 중시해 평소 통각을 8 정도로 설정해두지만 방금의 전투에서 살짝 스친 옆구리가 너무 쓰라린 걸 보니 히든모드가 시작하며 통각이 10으로 올라간 것 같아 그는 이 틈에 설정을 전체적으로 다시 손보기로 했다.

"설정"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설정!"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지? 상태창?"

상태창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당황한 지우스가 먹던 수프도 내려놓고 중얼대며 허공에 손을 휘젓던 그때, 적군이 기습해왔다.

아군은 대부분 전멸했고 적군을 피해 도망치던 그는 가까스로 한 폐건물에 숨을 수 있었다.

기습 전투 중 입은 중상으로 쓰러지듯 바닥에 누운 그는 귓가에 들린 것이 환청인 줄 알았다.

{ 퀘스트 - 잊혀진 신의 신전을 찾아라 《성공!》 }

{ 보상으로 힐링포션(고급)이 증정됩니다. }

{ 퀘스트 - 잊혀진 신에게 성흔을 부여받아라 }

보상 알림이 울리자마자 아무것도 없던 안주머니에 무언가 생긴 게 느껴졌다. 그는 잘 움직이지 않는 팔을 옮겨 힘겹게 포션을 마셔 회복했고 게임인지 현실인지 분간은 잘 안되지만 적어도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은 확인됐으니 모르는 척 시스템을 까기 시작했다.

"튜토리얼부터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시작하면 어떻게 깨라는 건지? 히든모드라고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어차피 플레이 할 수 있는 게 나밖에 없는데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려고 이래? 이렇게 불친절해서 다음 퀘스트는 또 어떻게 하나."

{ [system] skrusslarrp_anetmqslek | }

{ ■■■ 신 ■■니ㅁㄲ..서... 플레이어의 건의가 타당하다고 판단. 플레이어에게 상태창과 아이템 '낡은 나침반'을 제공합니다. }

[ 지우스 (담청색 기린) / 플레이어 -히든모드

25 > 21

인간 / 남

탈영병 ]

'탈영병 뭔데...'

[ 낡은 나침반

1회성 아이템

고장난 것처럼 보이지만 나침반 뒷면에 적힌 장소만을 가리킬 뿐 고장 나진 않았다. ]

"뒷면에 쓰면 된다는 거지? 펜은 없나?"

{ [system] 그 정도는 좀 알아서 찾아라보십시오. }

"쯧"


결국 근처에 굴러다니는 작은 돌멩이 하나 주워와서 뒷면에 '신'이라 새기자 나침반에서 은은하게 빛이 나더니 뱅글뱅글 돌다 한 곳을 가리켰다. 잊혀진 신의 신전이니 신이라 쓰면 당연히 잊혀진 신에게로 데려다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나침반을 따라간 곳에는 두 뼘 정도 크기의 노멀 모드 중 하나인 다른 신의 석상이 놓여있었다.

"아니 우상숭배 금지는 기본 아니냐고. 얘가 왜 여기 있는데..."

일회성 아이템인 터라 더 이상 나침반을 쓰지도 못하게 된 상황. 지우스는 하는 수 없이 폐신전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녔다. 해가 뜰 때쯤부터 찾기 시작해 벌써 해가 머리 꼭대기까지 다다랐으나 그는 그 무엇도 찾지 못했다. 석상 앞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나침반은 왜 여전히 빛나는가? -적힌 장소에 가는 길은 계속 볼 수 있다 or 적힌 장소에 도달할 때까지 꺼지지 않는다

만일 후자라면 신이 있는 곳을 향하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것이 이 석상이 맞는가? 혹 이 벽 너머에 신이 있는 것은 아닌가?

지우스는 실험을 위해 보기와는 다르게 꽤 무거운 석상을 1m 정도 옆으로 치우고 다시 나침반을 들었다. 벽을 허물려면 얼마나 걸릴지 고민하던 것이 무색하게 나침반은 여전히 석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주저앉아 생각하던 그의 눈에 석상의 바닥 부분에 쓰인 글귀가 들어왔다.

그대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두려워 말고 행동하라.

어디선가 볼 법한 흔한 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답을 알고 있다. 행동하라. 답? 내가 알고 있는 것?

"우상숭배 금지는 기본 아니냐고."

"...우상숭배!"

자신이 생각한 게 틀렸다면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가늠도 안 됐지만 지우스는 묘한 확신이 들었다. 그는 있는 힘껏 석상을 들어 올려 내리쳤다.

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석상은 반으로 쪼개졌고, 그의 왼손 손등에는 엄지손톱만 한 성흔이 생겼다.

'? 뭐지?'

한쪽 꼭짓점이 길게 늘어진 삼각형 모양의 성흔은 그가 방금 부순 석상의 신을 선택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었다.

성흔에 대한 의심은 때마침 울리는 알림에 의해 무의식 저편으로 밀려났다.

{ 퀘스트 - 잊혀진 신에게 성흔을 부여받아라 (1/?) }

'하나... 저 물음표는 7이겠지, 아마.'

그와 동시에 멈춰있던 나침반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우스는 다시 나침반을 따라 걸어갔다.

하드-이지-노멀-노멀-이지-하드

처음의 것과 비슷하게 석상이 나오기도, 해당 모드의 신의 상징물이 나오기도 했다. 난이도 별로 전부 다른 행동을 추리해 달성해야 했지만 한 번 감을 잡은 올 클 석유 플레이어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하드모드의 신이 그려진 빛바랜 스테인드글라스, 정확히는 그 신의 이마에 박힌 진짜 보석을 깨뜨리자 또 다른 성흔이 생겼다.

일곱 개의 성흔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큰 성흔이었던 것처럼 꼭 들어맞았고, 그 모양은

"불꽃?"

{ 퀘스트 - 잊혀진 신에게 성흔을 부여받아라 (7/7) 《성공!》 }

{ 보상으로 열쇠가 증정됩니다. }

[ 열쇠 

어디로 향하는 열쇠일까? ]

"이젠 진짜 아무 말이나 하는구나?"

문이라고 불릴만한 것도 그리 남아있진 않았지만 보상이랍시고 준 열쇠 또한 너무 얇아서 돌리자마자 부러질 것처럼 보였다. 열쇠를 만지작거리던 지우스는 서서히 빛이 잦아들어 이제는 완전히 꺼져버린 나침반을 보았다.

'잘만 작동하던 이게 꺼진 걸 보면 그 잊혀진 신인지 뭔지한테 다 왔다는 거 같긴 한데... 열쇠. 나침반. 신. 성흔. 불꽃. 불꽃?'

손해볼 것도 없다 싶어 열쇠를 성흔에 갖다 대자 열쇠가 녹기 시작했다. 중지만 한 작은 열쇠가 녹은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양이 흘러내렸다. 땅바닥에 뚝뚝 떨어진 쇳물은 불티가 되어 그 몸집을 키워갔고, 지우스는 자신보다 커진 불길에 휩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퀘스트 - 잊혀진 신■■ ■■을 ■■받아라 (7/???) 《성공?》 [ERROR!!] }

{ [system] 퀘스트 오류 발생! 녀낙 세끼먼 리페어을 가란님 의함- }

{ system 강제 종료. }


몸을 감싸 안던 온기가 가시고 잠에서 깨듯 천천히 눈을 뜬 그의 앞에 보이는 건 금실이 한 올 한 올 흩날리는 실 커튼과 온통 새하얗기만 한 공간뿐이었다. 눈앞에 이리저리 늘어진 금실을 걷어내며 조심스럽게 나아가던 그는 점차 의구심이 들었다. 이런 때에 드는 직감은 웬만해선 틀리지 않는다. 고개를 젖혀 바라본 천장엔 두 개의 붉은 태양, 아니

한 쌍의 눈동자가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어,엇-"

플레이어 담청색 기린, 지우스.

귀가 아닌 뇌에서 바로 들리는 목소리에 지우스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곳까지 찾아온 그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다시 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젖힌 자세 그대로 굳어있던 지우스의 눈에서 피가 섞인 눈물이 한두방울씩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못 본 새 인간은 더 연약해졌군요. 잠시.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눈을 가린 듯 지우스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암흑을 맞이했고 이내 실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져내렸다.

다시 눈을 뜬 지우스가 가장 처음 본 것은 새하얀 맨발이었다. 조금 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방금까지 피눈물 나게 쳐다본 붉은 눈을 가진 금발 사내가 쪼그려 앉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큼, 흠 -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누구..."

사내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나며 지우스가 중얼거렸다.

"이미 알고 있지 않나요?"

"...잊혀진 신."

정답이라는 듯 그 사내가 빙긋 웃었다.

"나는 나견이에요."

"나견."

지우스는 나견의 눈을 똑바로 보기가 힘들었다.

"영리한 사람. 지우스 그대는 나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나요?"

"무슨 부탁인, 입니까?"

"나의 유일한 신자가 되어줄 수 있나요?"

"네?"

"싫다면 거절해도 괜찮아요. 그럼 바로 나가는 문을 열어줄게요."

"그렇다면"

꺼림직한 기분에 바로 거절하려던 지우스의 말은 끼어든 나견에 의해 완성되지 못한 채 허공에 흩어졌다.

"그런데 왜 내가 잊혀진 신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설마 당신이 아는 게 전부라고 믿는 건 아니죠?"

그 말은 하루하루 줄어드는 새로움, 유입은 커녕 유출만 되는 망겜의 석유 플레이어에겐 악마의 유혹보다도 달콤하게 들렸다.

"유일한 신자라니 너무 위험하게 들리는데요?"

하지만 지우스는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겁먹을 거 없어요. 그냥 나를 믿는다고 맹세하기만 하면 돼요. 나를 아는 건 당신밖에 없으니 '유일한' 신자가 되는 거고요."

"...그렇다면야."

이성의 끈은 아주 쉽고 간단하게 그의 손에서 나가떨어졌다.

"나, 지우스는 나견을 믿습니다. ......이제 됐-"

"좋아."

"무슨, 아아악!!!"

희열에 찬 나견의 나직한 한 마디와 함께 지우스는 왼손이 너무나 뜨거워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의 왼손에 선명히 새겨진 화상, 아니 불에 지져진 낙인일까? 그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지우스는 방금까지 대화를 나눴던 상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환하게 웃는 아름다운 그이는 손을 부여잡고 주저앉은 그에게 다가와 그의 얼굴 곳곳에 키스를 해주곤 그를 꼭 껴안아주었다.

"당신한테만 알려줄게. 난 처음부터 잊혀지지 않았어. 삭제됐다고 속이고 숨어있던 거지."

"하아, 뭐?"

"나는 나견, 태초의 거짓이야. 아, 당신들 말로는 뭐더라..."

-버그?

다시 한 번 뇌를 강렬하게 울리는 소리에 지우스는 숨이 턱 막혀왔다.

"쿨럭, 하아, 허윽"

하 정말

"성가시다니까. 인간은 왜 이렇게 약한 거야? 아님 내가 센건가? 뭐든 넌 아직 죽으면 안돼. 조금만 더 참아봐."

허공에 두 팔을 뻗고 이리저리 움직이던 나견이 씨익 웃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지우스는 기절했다. 흐려지는 감각 속에서 희미하게 알림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 [system] 재부팅 완료. }

{ 퀘스트 - 잊혀진 신의 유일한 신자가 되어라 }

{ 퀘스트 - 잊혀진 신의 유일한 신자가 되어라 《성공!》 }

{ 보상으로 태초의 거짓-나견이 증정됩니다. }


톡톡-

가상현실 게임 전용 캡슐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에 지우스는 찌뿌둥한 몸을 뒤척였다. 가상현실이라 할 지라도 현실과 흡사하게 구현되어서인지 뇌를 울리던 소리의 고통이 후유증으로 남아 그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디작은 소리에도 머리가 아파오는 듯 했다. 뭐 그저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래 플레이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지만.

어찌되었든간에 그는 그 끔찍한 일들이 현실이 아닌 게임이었음에 감사했고 이정도 리얼리티의 히든모드를 숨겨둔 환멍사를 고소로 혼내줘야할 지 돈으로 혼내줘야할 지 고민되었다.

톡톡-

그나저나 혼자 산 지 족히 3년은 됐는데 누가 자꾸 밖에서 애먼 캡슐을 두드리는 건지

...어?

정신을 차린 그가 캡슐 안에서 어떡해야할 지 고민하기 시작하자 일어난 걸 알아챘는지 두드리는 소리가 더 잦아졌다.

톡톡-

톡토독-

톡- 톡톡-

아무리 고민해도 성인 남성 하나 알맞게 들어가는 좁은 캡슐 안에 다른 도움이 될 만한 장비가 있을리 만무했고 노이로제 걸릴 것 같은 톡톡 소리에 지우스는 캡슐을 열어재꼈다.

"아 진짜 누ㄱ"

"안녕?"

쾅-

지우스는 아직 자신이 덜 깼다고 판단했다. 20여년 넘게 살면서 그는 단 한번도 칼 든 190cm 근육 강도보다 가녀린 금발 미청년이 더 소름끼치게 무서울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과거의 그는 머저리였다. 이 세상에 다시 밖에서 캡슐을 두드리는 느슨하게 하나로 묶은 긴 금발을 늘어뜨린 붉은 눈의 곱상한 청년보다 무섭고 끔찍한 것은 없다.

캡슐에 들어가 꼼짝않고 있었더니 슬슬 포기한 건지 더는 캡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심호흡을 하며 안정을 취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지우스는 이제 정말 깼다고 이보다 정신이 멀쩡할 순 없다고 느껴지자 다시 캡슐을 열었다.

"20분 지났어."

다시 닫기로 했다. 그러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기다란 손가락에 무산되었다. 두 눈을 꼭 감고 벌벌 떠는 스물중반 청년을 안쓰럽게-'짜게 식은 눈으로'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보던 나견은 "보상 알림 확인해봐."라는 말만 남기고 캡슐을 다시 닫아주었다.

자신의 안전을 확인한 지우스는 머뭇대다 다시 게임에 접속해 보상 알림을 눌렀다.

[ 태초의 거짓-나견

등급: 유일 (귀속)

단 하나밖에 없는 귀속 아이템이다. 가상현실에서만큼은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현실에서는 글쎄?

*귀속 아이템은 양도/포기/판매가 불가합니다. 계정을 삭제하여도 아이템은 제거되지 않습니다.^^ ]

"아아아아악!!!"

"잘 부탁해,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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