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ndy, Wake-up
미안해 이런 것밖에 해내지 못해서 | 230924
* 나진이 죽은 게 20살 생일 직전 19살이었다는 가정하에 진행됨.
** 짧은 썰이기에 음슴체.
때는 어디 보자 그래 45화 마지막 컷부터 진행하자고
나진이 뿅 하고 나타나서는 씨익 웃고 튐.
나견은 당연히 홀린 듯이 그를 따라 숲속 더 깊이 들어감.
그렇게 닿을 듯 말 듯 하며 나진과 계속 추격전을 벌이던 나견은 어느 순간부터 주변이 변했음을 깨달음.
나견이 있던 숲은 내륙에 위치했기에 깊이 들어갔을 때 호수 내지는 연못 정도는 나올지언정 바다는 절대 나올 수 없었음.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끝없이 펼쳐진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
그 이질감에 나견이 잠시 멈춘 사이 나진은 사라졌음.
무작정 환각인지 실제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 나진을 따라와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 혼자 떨어져 당황하던 것도 잠시 나견은 출구 하다못해 이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정보라도 찾기 위해 왔던 방향으로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김.
누군가가 검은 물감으로 칠한 듯 새카맣기만 하늘에 유일한 밝은 별, 그 별을 향해 걸어가던 나견은 이내 그것이 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됨.
별인 줄 알았던 그것은 두 뼘 정도 크기의 새장 안에 갇힌 지우스...
요, 요정?🧚🏻♂️
새장까지는 약 열걸음 남짓한 거리가 남아있었지만 나견은 더 이상 발을 떼지 못 했음.
환각임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자신이 뭘 그리 잘못했다고 저딴 거까지 봐야 하는지...
저런 괴생명체를 창조해낸 누군가 (어쩌면 자신)의 정신상태가 심히 걱정되었음.
그러다 실수로 그것과 눈이 마주친 나견은 바로 눈을 깔았음.
필사적으로 눈막귀막 했지만 익히 알고 있던 그의 굵은 목소리와 그가 날개를 움직일 때마다 나는 상큼발랄하게 뾰로롱-☆하는 인지부조화 오지는 소리에 미쳐버릴 거 같았음.
결국 나견은
"꺼내드릴 테니까 안 나시면 안 돼요?"
날개 달린 검지손가락만 한 지우스한테 애원했음.
"그래. 알겠다 웬디."
"웨, 웬...그건 또 뭔데요.."
나견은 여기서 더 아찔해질 수 있음에 아주 잠깐 언어능력이 마비됐음.
"너 말이야, 너. 절대 와서는 안 되는 땅에 발을 디딘 외부인."
"절대 와서는 안 되는 땅? 웬...디. ...네버랜드? 그럼 그......쪽은 뭐 팅...커벨 그런 거예요?"
"아니 난 니케."
"뭔 그딴 혼종이, 아니, 하... 여긴 왜 갇혀있으신 건데요"
새장을 열어 지커벨 아니 지케를 꺼내며 나견이 한숨과 함께 물었음.
"그거야 당연히 최악의 빌런 개망나니 후크 때문이지."
"후크까지 있는데 도대체 왜 당신만..."
"뭐라고?"
"아뇨... 그 후크는 누구예요? 뭐 또 내가 아는 사람이겠지만..."
나견은 자신이 날개를 잡아 날지 못하고 대롱대롱 매달려 새끼손톱만 한 모자를 벗고 머리 정리를 하는 지케벨(지우스+니케+팅커벨)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는 표정으로 착잡하게 보며 최대한 무난한 질문을 골라냈음.
"시커먼 복장의 후크는 언제나 투구를 쓰고 있어서 그 얼굴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실 듀라한인데 머리 없는 걸 숨기려고 투구를 목 위에 얹어둔 게 아닌가 싶어."
'와론 님이네.'
"와론 님 아니 후크는 어디 있나요?"
"모른다. 하지만 소환 주문이 있지."
"설마"
짝!
"사상지ㅍ"
"개색끼야아아아!!!"
"짜잔."
검은 하늘을 가르는 푸른 번개와 함께 번개맨 아니 듀라한 아니 와론이 해적 복장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칼이나 총, 갈고리조차도 없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후크인지 모르겠는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났음.
나견은 두통이 극에 달해 그냥 다 필요 없고 다시 원래 그 숲으로 돌아가고 싶었음.
둘이 왁왁대는 사이 나견은 지케벨을 론누에 키링처럼 달아두고 경건하게 무릎을 꿇은 뒤 싹싹 빌기 시작했음.
"제발 저를 이 지옥에서 꺼내주세요. 이제 깨어나고 싶습니다. 제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아닙니다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많은 걸 바라지 않습니다. 허공에서 손가락이 나오든 별이 움직여 별자리를 만들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런가 보다 할 테니 대충 여기가 출구란다 이 정도만 알려주세요. 무교라서 죄송합니다. 이번 한 번만 구해주시면 이름 모를 신님을 죽을 때까지 믿겠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더니 주위의 나무가 하나둘씩 타오르기 시작했음.
그 불길을 뚫고 등장하는 너무나도 익숙한 머리끈의 금발 미소년.
"..나진. ......? 진이...지니? ...아니지?"
"안녕 '웬디'? 나는 '피터'."
"...고마워. 진아 진짜 고마워."
자신이 무릎 꿇고 빈 결과가 다행히도 지니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한 나견은 그것에만 정신이 팔려 아까부터 시끄럽게 굴던 와론과 지우스, 주위의 숲과 불, 심지어 별 하나 없이 검기만 하던 하늘마저도 서서히 지워져 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 했음.
"이곳은 네버랜드. 영원히 시간이 멈춘 곳. 앞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은 절대 닿을 수 없는 땅. 이곳의 일원인 '피터'는 절대 어른이 되지 않아. 영원히 아이인 거야. 네버랜드의 모두가. 커버린 어른은 여기서 살 수 없거든. 아 물론 어른이 되어도 여기 있을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긴 해. 그날의 기억에 묶여 몸만 커버린 어른, 그게 바로 네버랜드의 유일한 어른 '후크'니까. 그날로부터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질 못해 '피터'와 함께 네버랜드에서 머무는 '후크'와 '피터'에게 이끌려 들어왔지만 언젠간 네버랜드를 떠날 '웬디'. 네가 선택해야만 해, 나견."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부 다 사라진 세상은 너무나도 하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음.
물론 그걸 느낄 나견마저 사라지고 없었음.
⭐️ 라는 꿈을 꿨어요.
🐓 그래.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 거냐?
⭐️ 다른 사람한테 이런 허무맹랑한 얘기를 하면 그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보겠어요.
🐓 아~ 이제 나한테는 이미지메이킹 하기도 귀찮다~?
⭐️ 뭐 그 정도까진 아니고 근접하긴 한데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 아니 완전 중요해 보이는데?
⭐️ 나이키 앰버서더 지커벨의 타격이 너무 세서 힘들어요. 오늘 계속 피해 다니긴 했는데 이따가 회의할 때 보면 무조건 터질 거 같은데...
🐓 어 존나 웃기긴 해ㅋ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