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월드 트리거. 미와 생일 축전
12시 자정을 넘기기 무섭게 메시지를 보내오는 이들, 대부분 친구인 이들 덕택에 생일을 스스로 잊을 염려는 덜었다. 그는 붙임성 없는 성격임을 스스로 모르지도 않으며 이를 바꿀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이기는 하나,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뜻과는 같지 않기에 짧게 고맙다는 답신을 메시지 뒤에 꼬리처럼 달아매어 놓는 것으로 예를 다하기로 한다. 그를 아는 이들이라면 그것이 그가 최선으로 행동한 결과임을 알고 이해할 것이다. 성의 없어 뵈는 답변에서 그가 담아 보낸 성의를 찾지 못하고 서운해하지는 않으리란 뜻이다. 물론 메시지 중에는 미와의 답신을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보내온 메시지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예를 들어 진의 메시지가 그렇다. 미와는 그가 보낸 메시지를 삭제한 뒤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는다.
생일 축하해, 슈지.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이들의 메시지는 아침에야 도착한다. 자정에 곧장 축하를 해주어야 하는 이유를 더는 찾지 못하는 이들이다. 그냥 잊은 것일 수도 있고. 그래도 상관은 없었다. 미와는 정말로 그들이 제 생일을 잊어도 상관없었다. 평범한 하루, 일상, 이전과 다르지 않은 나날에 특별함 하나 더하지 못한다고 서운해할 어린아이가 아니다, 저는. 특별할 것도 실은 하나도 없다. 일상에서도, 그 외에서도. 네이버라는 외계 생명체의 침략이 아니면 유명세 하나 얻을 일 없는 작은 도시에서 보더 정도면 특별하지 않냐고, 그리 말하는 사람에겐 대꾸할 생각도 없다. 생일이어도, 생일이 아니어도.
다만 한 사람분의 축하가 덜어진 것엔 유감이 있었다. 그 점은 평생토록 유감이리라.
매사에, 비어 있는 축하를 기억하며 살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 빠진 것처럼 뚝 비어 있는 자리에는 영영 바람이 들 터였다.
밤중에 할 생각은 아니었다. 눈은 이미 감았으니 잠자코 잠을 청했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