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Side Effect

월드 트리거. 진 유이치의 사이드 이펙트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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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것에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지도 않았다. 영어로 일컬으면 인상이 조금 흐려지긴 하나, 사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도 없어 불평하기도 뭣했다. 부작용이 그럼 부작용이지 달리 무어겠는가. 무엇이 되어야 하겠는가. 딱히 없었다. 부작용은 부작용일 뿐이고, 신체 평가 기타란에는 신체에 내재한 트리온 양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많다’도 아니고, ‘많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문장이 한 줄 더 더해진다. 100% 단정하지 않는 이유는 언제든 예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사자로선 아무래도 좋은 기술(記述)이다. 아닐지라도 그들이 신경 쓸 곳은 그와 다른 곳에 있다.

사이드 이펙트, 부작용의 ‘부’는 해당 작용이 부수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그런 것치고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꽤 부수적이지 못한 편이었다. 행적이 이를 증명하는 진은 말할 것도 없었고, 키쿠치하라 역시 다소 비뚜름한 감이 있는 제 성격을 형성하는 데 사이드 이펙트의 ‘이펙트’가 있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 기색이었다. 곁다리로 존재한다고 하기엔 인생에 미치는 존재감이 너무 크지 않나? 투덜거릴 수야 있지만, 투덜거려봤자 변하는 인생도, 의미도 없다는 게 사실이기는 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행동에 꼭 의미가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따지면 무슨 행동을 할 수 있겠나. 모든 행위가, 목적에서 벗어나는 한 모조리 부수적이고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리는데. 사이드에 불과해지고 마는데.

반대로, 모든 행동이 의도한 바와 상관없이 의미를 가지면 어떻게 될까.

감히 생각건대 이만한 불행도 따로 없을 듯했다. 나비 날갯짓에선 눈을 돌려도 그가 부르는 태풍에서는 눈 돌리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것은 절대적으로 확정된 미래도 아니었다(그게 문제였다). 최초로 나비의 날개를 붙잡은 어린 시절에, 소년은 앞으로 수천의 나비를 잡을 자신도 함께 내려다볼 수 있었다. 그것은 확정된 미래였다. 지금은 손가락 끝에 묻어날 뿐인 하얀 인분이 손을 덮고 팔을 덮고 결국엔 눈앞까지 덮어버리는 미래가 지금은 그저 손가락 끝에만 묻어나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나비효과도 아니고, 부가효과도, 부작용도 아니었으니 단지 이렇게 고쳐 쓸 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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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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