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25

월드 트리거. 팬아트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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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입니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25년 동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정말로?)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모두가 스와를 바라보았을 때 퍼뜩 든 생각이었다. 스와의 대가는 아즈마였다. 즉, 마주 보는 자리에 아즈마가 앉아 있었고, 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광활하지는 않은 작탁의 크기만큼 떨어져 앉아 있는 그가 스와의 외침을 듣지 못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25년째 이어지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평소 같다는 말에도, 하나도 늙지 않았다는 외침에도, 쯔모를 하고 패를 버리는 손에는 조금의 지연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제 차례를 제 하가에게 넘긴 뒤에야 입을 열었다. 스와. 아, 아. 응. 아즈마 씨. 왜?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어색한 미소를 짓자 아즈마도 따라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마음은 고맙지만 25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해. 어, 뭐라고? 스와는 아즈마의 입에서 나온 문장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잘못 들은 것도 아니었다. 제대로 들었지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니었다. 이해할 수 있는…….

사건도 아니었다.

"25년씩이나 이어질 대국도 아니지."

사고도.

스와의 상가, 왼편에 앉은 후유시마가 킬킬 웃으며 패를 내려놓았다. 그는 언제 자기 패를 가져간 것일까? 아무도 퐁이나 깡을 외치지 않았기에 차례는 그대로 스와에게 돌아갔다. 스와는 이제 미소도 짓지 못하고 얼빠진 채로 그들의 대국을, 오래전 중단되었던 그날의 작탁을 내려다보았다. 언제 이렇게 패들이 흐트러졌지? 마치 누군가 견디지 못하고 엎어버린 것처럼……. 그때 그의 하가에서 타치카와가 턱을 괴던 손을 떼고 말했다. 스와 씨.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차례 넘겨줘야지. 얼른. 돌아보면 씩 웃는 그는 그보다 고작 한 살이 어릴 뿐이었다. 고작 한 살. 겨우 한 살.

향년이란 단어가 붙기엔 고작. 겨우. 그 정도뿐이었는데.

그뿐이었는데.

소식을 듣고 달려갔을 땐 매캐한 검은 연기 속 연기마저 불사를 듯한 기세로 치솟던 화염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었지. 왜 갑자기, 무사히 도착한 줄로 보였던 원정선이 폭발했던 것일까? 검은 연기 속에선 아무도,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타치카와 씨. 시간 됐어요.'

'이 사람들 진짜 중독이라니까. 어떻게 원정 떠나는 날 승선 직전까지 판을 벌일 수가 있지?'

'야, 스와. 이거 그대로 남겨놔라. 엎어둔 패 들춰보기만 해 봐.'

'아니, 언제 올 줄 알고 이걸 그대로 남겨 놔?'

치울 거야. 얼른 오지 않으면 치울 거라고.

그러니 다들 무사히 돌아오기나 해.

말 안 해도 그럴 테지만.

그럴 텐데도.

"스와, 네 차례야."

아즈마가 말했다. 그 말에 패를 내려다보면, 왜 그날 자신이 그들을 잠시나마 붙잡길 원했는지 그 이유가 놓여 있었다. 그야, 텐파이였으니까. 이제 패 하나만 더 손에 넣으면 되는 상태였으니까. 조금만 더 기회를 노리면 기분 좋게 이길 수 있었을 테니까. 그렇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들은 떠났고, 그리하여 지금에 이르러야 그의 손에 들린 패는…….

"아, 표정만 봐도 알겠네. 진짜."

"얼른 선언하고 끝내자, 이번엔."

"25년은 너무 길었어. 꿈이라고 해도."

"돌아가야지. 스와."

"……."

손에 들린 패를 내려다보았다. 이미 모인 13개의 패, 그 끝에 붙이면 그대로 판이 끝났다. 그러니 스와가 해야 할 말은 다음과 같았다. 한 마디면 되었다. 한 마디면 판은 끝나고, 꿈도 끝나고, 그들의 대국도 끝났다. 한 마디면. 한 마디의 선언이면. 마침내 스와가 입을 열었다.

" ."

눈은 질끈 감았기에 ‘드디어 끝!’하고 외치는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다만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기지개를 켜는 타치카와의 목소리 뒤로 다른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스와 씨!"

사사모리가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떴다.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그날 그렇게 트리온체도 아니면서 뛰어드셔서……. 아, 기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 가스를 마시고 쓰러졌다고 했다. 25일 만이라고 했다. 아. 그래.

25년은 너무 길지.

25년은 너무 길었다.

스와는 다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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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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