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유도선

월드 트리거. 니노하토. IF 하토하라 ○○이 미덴에서 발견되다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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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것이 진정 옳았으리다. 다만 그것이 옳은 날은 그때뿐이었으니 계속 옳고자 하였으면 그때에 계속 머무는 것이 좋았으리다. 옳은 날은 가고 옳지 아니한 날이 오니 올올이 매듭지었던 그간의 시간 정도야 끝을 잡아당기기만 하면 뜨개옷 풀리듯 풀려나갔고, 여기에는 힘조차 필요하지 않았더랬다. 당기기만 하면 되었다. 당기기만 하면, 끌려오는 지난날. 당기기만 하면, 모든 것을 망친 과거의 날. 그때는 그것이 진정 옳았으니 그는 그로부터 망쳐’질’ 것들을 두고 옳은 행동을 하기 위해 떠날 수 있었다. ‘돌아보지 않는다.’ 참으로 이름답다. 이름답게, 돌아보지 않고. 이름답게, 망설이지 않았다. 이름답게,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앞날로 가고자 했다. 그의 앞날엔 그 모든 것이―동생이 있어야 했다. 과거에 남겨두고 가는 것은 없었다. 모조리 가지고 가야 한다고, 그 이름이 족쇄처럼 발을 묶는다. 그럼에도, 그때는 그것이 진정 옳았으리다. 동생을 찾으러 갑니다. 그런 그를 누가 말리나? 누가 붙잡나?

…….

지난날, 어느 날, 그랬던 것처럼 우산을 기울여 비를 피한 남자가 서서 접근 금지 테이프로 둘러싸인 현장을 현장 밖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 그때는 그것이 진정 옳았으리다. 이제는 옳지 않았다. 모조리 거짓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경찰이 다가와 고저 없는 목소리로 확인을 거친 사실을 통보한다. 정보를 고지한다. 진실을 기재한다. 거짓이 된 진실 옆 진짜 진실을.

하토하라 ○○ 군이…….

맞습니다.

…….

.

너는 거짓된 진실을 언제까지 진실로 알고 끌어안고 살 수 있겠는가.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다마는 진실은 역시 말하기가 껄끄럽다. 이계에서 마침내 마주한 그에게 ‘너의 동생은 이곳 어디에서도 찾지 못할 것이다.’ 대신, 대신하여 말하는 것은 이런 말이다.

“……동생은 찾았나?”

나를 쏘지 못할 총구는 내게 위협이 되지 않으리란 믿음 아래 움직이는 자가 여기 있다. 자신을 겨누고 그 자신을 향해 화약을 쟁여 넣는 그가 여기 있다. 그는 거짓을 말하고 있는가. 아니…… 유도하는 것뿐이다. 거짓이 되어버린 진실을 움켜쥔 채로.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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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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