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Descending

월드 트리거. 팬아트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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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입니다.

막지 않은 것이 아니다. 막지 못한 것이었다. 아이는 자신의 트리온을 영리하게 쏘아 올렸다. 가장 먼저 그 눈, 오른쪽 눈을 꿰뚫음으로써 거리를 재는 능력을 봉인했고, 아이는 사내의 가장 강력한 공격이 사정거리로 좌우됨을 알았다. 무릇 많은 무기가 그러하겠지만 총기―그중에서도 리볼버라 하는 것은 목표물에 적중하지 않는 한 상대에게 어떠한 피해도 줄 수 없었다. 송곳같이 깊이 관통하나 여파가 미치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남자가 가진 기술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적을 단번에, 단박에 꿰뚫어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이었고, 아이는 그 사실을 알았고, 모를 리도 없었고, 거기에 대처하는 적들의 움직임 또한 그들을 상대하면서 익히고 배우고 제 것으로 학습했으니 실상 그는 최고의 동료이자 대항마로 성장하고 있었고 실상, 사내 역시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크게 뜨고 만 눈은 그 성장이 생각보다 더 가팔랐으며 그럼에도 아직은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허를 찔렸기 때문일까. 흩어지는 연기, 빛이 반짝이는 눈동자, 베일 아웃이 머지않을 때, 남자는 그런 생각을 한다. 하산의 때가 왔다. 오래전에도 그는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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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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