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주선
월드 트리거. 아즈마, 하토하라, 니노미야 이야기
추천은 보증이었다. 추천인이 자신의 면을 걸고 하는 보증이었고, 무언가 어떠한 일에 임할 때 먼저 보증을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사람의 심리였다. 니노미야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소리다. 그는 자신이 새로이 영입할 부대원을 추천 받고 싶었고 추천인의 이름으로 그를 보증 받길 원했다. 아즈마 부대가 해체된 이후에, 아즈마의 이름으로.
미와와 함께하기로 한 츠키미를 제외한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을 때였다(다시 말해 그들은 서로와 함께하길 원하지 않았다. 서로에게 갖고 있는 감정과는 별개로). 니노미야는 우수한 슈터였으므로 새로 창설하는 부대의 부대원을 모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건너로 이누카이, 어태커로 츠지, 오퍼레이터로 히야미를 영입한 그는 곧 저격수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전, 그가 아즈마 부대에 속해 있을 때 아즈마는 훌륭한 스나이퍼였다. 저격수의 효용을 맛본 그의 부대에 저격수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했고, 저격수를 가장 잘 아는 이는 같은 저격수일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저격수일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겠지. 그것이 그가 아즈마를 찾아온 이유였다. 아즈마 본인을 영입하는 것은 예상대로 거절당했고("싫어."), 사람은 큰 부탁을 거절한 뒤에 오는 작은 부탁에는 조금 더 너그러워지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 재능 있는 스나이퍼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은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요청이었으나 니노미야가 저와 약속을 잡을 때부터 이를 예상하고 후보를 추렸을 아즈마가 입가에 미소를 올렸다. 아직 어느 부대에도 속하지 않은 뛰어난 아이가 한 명 있지. 아즈마 씨가 가르치셨습니까? 그래. 기술로 따지면 보더 제일일 거다. 그건 아즈마 씨를 포함한 겁니까? 그래. 나를 포함해서.
그 말에 니노미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왜 지금까지 부대에 속하지 않았는지는 묻지 않고?"
"이유가 있으리란 생각은 들었지만 그럼에도 추천해주시는 이유를 더 크게 판단했습니다."
만약 아직 말하지 않은 다른 이유-단점이 먼저 말한 실력을 덮어씌울 만큼의 파급력을 가졌다면 애당초 아즈마는 그런 애가 있다 어쩐다 하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즈마는 제 체면을 걸고 하는 주선에, 보증에 그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한 책임을 다할 것이므로 보더 전체의 전력 증강을 목표로 둔 지금 그는 허투루 말을 꺼내고 무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입가에 지은 미소는 유지한 채로 입을 연 아즈마가 말했다.
"그 애를 추천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다. 그 애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나이퍼는 없어. 그럼에도 지금까지 부대를 찾지 못한 이유는……."
그렇지만 이 문제에는 그조차 해결법을 찾지 못하고 두 손 다 들었다는 듯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로써 쓴웃음이 되어버린 미소였다.
"사람을 못 쏴."
"스나이퍼가 말입니까."
"스나이퍼가 말이지."
생각지 못한 단점에 잠시 입을 다문 니노미야였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 들어찬 톱니바퀴가 그래서 '사람을 쏘지 못하는 저격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그 해답을 알기 위해, 그러한 문제를 받은 사람처럼 돌아가고 있음을 아는 아즈마는 그가 답을 내놓을 때까지 언젠가처럼 기분 좋은 기다림으로 그를 기다렸다. 자, 어떻게 할 거지? 니노미야. 활용할 방법만 깨닫는다면 다시금 A급에 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잠시 후 고개를 든 니노미야가 입을 열었다. 아즈마와 눈을 마주쳤다.
"기술이 뛰어나다면…… 무기를 쏘는 것쯤은 일도 아니겠지요."
그 말에 기분 좋게 웃은 아즈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의 장기지."
괜찮다면 만남을 주선해주겠다는 말을 아즈마의 입에서 먼저 끌어내는 데 성공한 니노미야는 그래준다면 고마울 따름인지라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래. 가능하면 이야기가 잘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둥지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둥지요? 그래. 둥지. 왜 그런 비유를 사용했는지는 그 사람의 이름을 들었을 때야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니노미야 마사타카는 하토하라 미라이란 이름이 적힌 메일을 받는다. 그게 그 사람의 이름. 그와의 첫 대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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