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Album 7

월드 트리거. 스와카자 SF 안드로이드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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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최초에 보더가 있었고, 경계구역이 있었다. 경계구역 밖에는 미카도시의 나머지가 있었고, 제3차 대규모 침공의 피해는 경계구역과 미카도시의 경계가 아닌 미카도시와 그 외부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었다. 진원지인 미카도시의 피해가 어느 정도였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하리다. 피해는 제1차 대침공 때를 방불케 했고, 일부는 넘어섰으며, 많은 사람이 다쳤고 또 죽었다. ‘부상자’가 아닌 ‘사상자’로 표현되는 인명 피해는 보더 요원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았다. ‘그 가운데 네가 있었다.’ 스와는 그날을 그리 회상했다. 또한 표현했다. 2년이 지나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스와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네 생각을 하진 않았어.’ 정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스와는 자신의 친구에게 그렇게까지 정 없는 소리를 할 사람이 못 된다.

죽은 친구에게. 앞으로도 영원히 친구로 남을 사이에. 친구로 끝난 친구. 사이. 마지막까지 친구 외 다른 사이는 되지 못한. 그런 그에게 하는 고백. ‘생각보다 네 생각을 하진 않았어.’ 나는…….

요금소를 넘어선다. 2시간을 꼬박 운전한 차가 미카도시로 서서히 진입한다. 스와 코타로는 2년 전 미카도시를 떠났다. 머무를 수는 있어도, 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고 있어?」

내비게이션을 화면에 띄운 휴대전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친우의 음성이다.

“거의 다 왔어.”

대답하며 되묻는다.

“어디로 가면 돼?”

차로 와서, 차 댈 곳이 있어야 해. 그러자 그건 걱정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넘어온다.

「미카도시 시립 병원.」

주차장에 빈자리 꽤 있더라. 너 올 때까지 다 차진 않을 거야. 밥은 먹었어? 슬슬 점심 때인데. 식사부터 하자고 할 걸 그랬네. 끼어들 틈도 없이 이어지는 친우의 말이었다. 때문에 스와는 몇 번이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어야 했지만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괜찮아. 너흰 먹었어?’ 간신히 대답한 후 다시 말이 이어지길 기다렸다. 하마터면 조금 전 ‘병원?’하고 되물을 뻔하였다.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올 뻔한 것이다. 그게 병원에 왜 있어? 그러니까…… 정비소가 아니고? 그러나 다행히,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전에 입을 막은 것은 의문 뒤를 뒤따라 급히 쫓아온 답, 상기해 낸 그것의 목적이다. 간병용이라고 했었지. 참. 그럼 병원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환자는 그것이 아니라 그것 옆의 사람이니까. ‘입원하실 만큼 많이 안 좋으신가.’ 입 밖으로 내어도 되는 정도의 물음은 딱 그 정도이나 스와는 친우의 질문에 답할 때 외엔 입을 열지 않기로 한다. 실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를 사양하고 싶은 건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스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스와만…….

「걜 잃은 게 우리만은 아니야.」

스와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럼에도 유세나 유난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알고 있다. 가족, 친지를 잃은 사람이 스와만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스와가 겪은 상실을 내리칠 수는 없었다. 누구도. 아무도. 높이 매달린 차량용 신호등의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며 스와는 2년 전 이 땅에서 벌어졌던 일을 회상한다. 당시 스와는 보더 전투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전투에도 직접 참전했으며 눈앞에서 직접 전우의 사망을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부상하는 장면은 적잖게 목격했었다. 트라우마가 생길 법했다. 트라우마가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니 모든 일이 끝난 뒤 미카도시를 떠난 사람이 그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보더를 그만둔 사람도, 멀리 떠난 사람도 있다. 스와는 미카도시 외부의 보더 지부에서 일하고 있었으니 보더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멀리 떠난 편에 속했다. 아닌가, 그렇게 멀리 떠난 편은 아닐지도. 정말 멀리 떠나기로 작정한다면 정말 멀리, 멀리 떠날 수도 있으니 그렇게 멀리 떠난 건 아닐지도. 그리고 신호가 바뀐다. 이 이상의 생각은 그만두기로 한다.

그만둔 생각은 그 외에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외양만큼은 똑 닮은 사진 속 그것을 보다, 실행한 휴대전화 갤러리 속 사진을 보며 생각한 것. 2년이 지나 2년을 돌아보며, 그를 보며, 스와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말하지는 않고, 생각만 했다. 처음엔.

‘어이, 카자마.’

이름을 생각했고,

‘생각보다 네 생각을 하진 않았어. 나는.’

지난 2년을 돌이켜 보며 그런 평가를 내렸다. 자신에게. 스와는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실이었다. 생각보다 네 생각을 하진 않았다는 말. 진짜야, 나는. 그저.

생각한 만큼 네 생각을 했어.

그만큼만 생각했을 뿐이야.

‘그뿐이야.’

하나뿐인, 다른, 무언가. 무언가였을 뿐인, 그런 것. 그런 생각이었을 뿐이야.

「우리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

받아들인 무언가. 받아들였다고 생각한 상실. 2년 전에 끝난…….

「듣고 있어?」

카테고리
#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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