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커비

선의의 경쟁자

글뭉치 by Bifrost
31
1
0

콜로세움에서 우승한 이후, 마을의 축제에 참여한 반다나 웨이들 디와 커비가 메타나이트를 찾으러 갑니다.


웨이들 디 마을은 언제나 활기가 넘치지만, 오늘은 콜로세움의 열기가 밤까지 이어져 식을 줄 몰랐다.

"메타나이트 님이 반다나 선배에게 시선을 빼앗긴 순간..."

"커비가 검을 휘둘러서 빠각! 하고 가면이!"

웨이들 디 한 쌍이 경기의 여운을 즐기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시선 끝에 대화의 주인공이 보이자, 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커비! 반다나 선배! 우리가 준비한 만찬 어때요?" 웨이들 디가 한 손을 크게 휘적거렸다.

"최고야! 구워서 달콤해진 채소와 고기의 육즙이-!!" 커비는 꼬치를 양손에 가득 들고 흔들려 했다.

"위험해! 음, 이런걸 받아도 될지 모르겠을 정도로 즐기고 있어." 반다나 웨이들 디가 커비의 손에서 꼬치를 가져가 대신 들었다.

"커비와 반다나 선배는 이미 웨이들 디 마을의 영웅이에요! 마을의 오락거리도 제공하고..." 웨이들 디 한 쌍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맞아. 우리가 준비한 보답인걸요. 다만 아쉬운 건..."

"그 메타나이트의 맨얼굴이 나왔지만 아무도 못 보고 빠르게 사라졌다는 점?"

"해설 웨이들 디도 너무 순식간이라고 했어!"

"에피린은 혹시 봤을까요? 먼저 자러 갔으니 내일..."

웨이들 디 일행이 다시 자신들의 화제로 빠졌다. 덕분에 커비와 반다나 웨이들 디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정말이야. 이 허전함... 메타나이트가 안 보여!" 커비가 꼬치를 다시 받아서 절반을 삼키자 깔끔하게 꼬챙이만 남았다.

"네가 음식으로 안 채워진다니, 별일이라고 했는데." 반다나 웨이들 디도 궁금한 것이 풀린 표정이었다.

"메타도 콜로세움의 하이라이트였어. 즐기지 못한다면 정말 아쉽잖아! 찾으러 가자!"

"그렇담 어디로 갔을까? 내가 메타나이트라면...?" 반다나 웨이들 디가 골똘히 생각했다.

"멀리 안 갔을걸? 배고플 테니 음식부터 왕창 챙기자!" 커비는 들고 있던 음식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뷔페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역시 그 곳에 있겠지? 어, 같이 가!" 커비의 뒤를 반다나 웨이들 디가 급하게 쫓아갔다.


콜로세움 입구의 기둥 위, 메타나이트가 부서진 가면 조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왔구나. 커비와 반다나 웨이들 디." 메타나이트가 인기척이 나는 곳을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여기 있을 줄 알았어!" 커비가 히히 웃으며 다가왔다. 그 옆에 반다나 웨이들 디가 붙었다.

"너희가 멀리서부터 요란하게 오니까 모를 수 없지." 메타나이트는 활강하여 일행의 앞에 섰다.

"무슨 일 있는가?"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이 없으니까. 그리고 메타는 밥 안 먹었을 거 같아 찾으러 왔어!" 커비의 말에 반다나 웨이들 디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예 안 먹은 건 아니지만."

"어라, 그럼 덜 먹었다고요?" 반다나 웨이들 디가 메타나이트를 심각하게 쳐다봤다. 낮에 본 도전자의 눈빛만큼 날카로워 메타나이트의 망토가 흠칫 떨렸다.

"그럴까 봐 우리가 온 거에요. 커비, 잠시만."

헤헤 웃은 반다나 웨이들 디는 둘이 함께 들고 온 바구니를 바닥에 내려 도시락을 꺼내기 시작했다.

커비는 메타나이트가 쥐고 있는 것이 줄곧 궁금했는지 고개를 숙여 손을 가리켰다. 메타나이트는 대답 대신 커비에게 물건을 건넸다.

"어, 이거!"

"네가 예상한 것이 맞다. 전투의 흔적이지."

커비가 가면 조각을 신기한 듯 살폈다. "깨진 걸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 것 같아. 우리 주면 안될까?"

"조각난 건 쓸모가 없을 텐데. 집에 장식이라도 하려고?" 메타나이트가 피식 웃었다.

상대의 자조적인 농담에 커비는 또렷하게 말했다. "내가 갤럭시아를 사용해 카피했을 때 왜 '메타나이트 스워드'가 되었겠어? 메타는 항상 자신만 배운다는 듯 말하지만, 큰 착각이야." 분홍색 친구는 여태껏 몰랐냐며 메타나이트를 가볍게 나무랐다. "그리고 금속이니까 반다나 웨이들 디의 창날로 쓸 수 있지 않을까?"

메타나이트의 눈빛에 깨달음이 스쳤다. "그렇군. 우리가 검을 맞댄 지 꽤 지났지... 커비, 여전히 너에게 배울게 많다. 하지만 후자는 곤란하겠어. 무기로 쓰려면 비율이 달라야 하거든. 이건 무기상 웨이들 디에게 맡기면 될 거다."

대략적으로 대화를 듣던 반다나 웨이들 디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네? 제가 받아도 되는 걸까요?"

"사용해준다면 정말 기쁠 거다. 역할을 잃은 금속에 새 생명을 부여해다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할 말이 있었는데, 당시에..." 메타나이트가 드물게 말끝을 흐렸다.

"...이해합니다!" 반다나 웨이들 디가 재빠르게 대답했다. "그래서 할 말이 뭔가요?"

메타나이트가 멋쩍게 헛기침을 한 뒤 분위기를 잡았다. "너희의 실력과 협동심에 내 투지 또한 끓어올랐다. 너흰 웨이들 디들을 구출할 수 있는 힘을 증명했지. 특히 반다나 웨이들 디, 마지막은 정말 훌륭한 전술이었다." 메타나이트가 악수를 청했다.

반다나 웨이들 디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문장에 힘을 실었다. "제 성장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어요. 또... 저와 커비가 마을에 돌아올 때 까지 웨이들 디들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반다나 웨이들 디가 악수 대신 도시락을 내밀었다. 메타나이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가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순간 제 손에 뭐가 있는지 까먹어서... 지금 아니면 언제 주겠어요...?" 반다나 웨이들 디가 우물쭈물 말했다.

감동적인 연설 탓이라며 열심히 설명하는 반다나 웨이들 디와 충분하니 그만하라고 툭 밀어내는 메타나이트의 모습에 커비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밥 먹자!!!" 커비가 외쳤다.

"...내일 화이티 호른즈 깊숙한 곳을 탐색하러 가지 않나?"

"그렇지?"

메타나이트가 커비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내가 먹는걸 굳이 확인 할 필요는 없다."

"으응?"

커비는 무슨 문제라도 있냐며 걱정스럽게 볼 뿐이었다. 작게 한숨을 쉰 메타나이트가 반다나 웨이들 디에게 눈짓을 보냈다.

의도를 알아챈 반다나 웨이들 디가 커비의 손을 잡아끌었다. "빨리 자러 가라는 거야...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겠어?"

"아앗, 그럼 자신 없는데..."

커비와 반다나 웨이들 디는 인사를 한 뒤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메타나이트는 참 사려 깊다니까~"

"남은 음식물은 어쩌지?"

"내가 처리하면 돼!"

"마을까지 빨아들이면 안돼!"

메타나이트는 도란도란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까지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마침내 달빛과 고요함만 흐르자, 기사는 기둥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시간이 지났지만 도시락은 여전히 따뜻했다.

"그리운 모습이 떠오르는군. 그 녀석, 소식이 없으니. 운 좋게 푸푸푸랜드에 남아있을지도 모르지."

메타나이트는 쓰고 있던 가면을 입가로 끌어올렸다. 기사가 도시락 뚜껑을 열자 조금 흐트러진 음식의 조형이 보였다.

방금 전 사태가 눈에 선했다. 메타나이트의 표정이 유해졌다. 그는 도시락에 들어있는 것을 끝까지 음미했다.

"커비, 반다나 웨이들 디 그리고 에피린. 돌아올 때는 웃는 얼굴이면 좋겠군..." [끝]

카테고리
#기타
추가태그
#별의커비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