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백업

[마도조사] 썰 백업 / 24.09.18

문득 떠올라서 주절거렸던 강징 이야기 ( +약 희신강징)

마도조사 원작 완결 이후 시점 (맞춤법 / 오탈자 체크 안 했음)

갑자기 떠오른 강징 주절...

예에전에 모현우가 막 쫓겨났을 때 그걸 보고 온 금릉이 외숙에게 이런 일 있었다 얘기하면서 어른들이 말하던 걸 듣고 와서는 고대로 '천박한 혈통~' 같은 표현을 썼다가, 사람의 천하고 박함을 가르는 건 혈통이 아니라, 운과 기회라고 하는 거 보고 싶음.

날 때부터 신선의 핏줄이라면 또 모르겠다만 일개 사람이라면, 아무리 고귀한 집안 출신이어도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면 무식해지고, 인복을 얻지 못하면 성품이 자라지 못하는데, 이 모두 운이 따라야 가능한 것이고, 소위 좋은 집안일 수록 이것들을 얻을 가능성이 높기에 자연히 명가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일뿐, 대부분 그 사람 자체가 천박하게 만들어졌기에 천박해진 것이 아니므로, 네 눈에 누군가가 천해보인다면 그건 네가 그 사람보다 좀 더 운이 좋았기에 그리 평가받는 것뿐이니 자만하지 말고 남을 쉽게 깔보지도 말아라<라고 했었으면...물론 어린 금릉은 이해를 못하고 계속 툴툴댐.

근데 강징이 이 사고를 하게 된 근간에는 결국 '정말 사람의 우월함에 혈통이 영향을 끼친다면, 그 강풍면과 우자연의 '친자'인 내가 이따위일리 없지 않느냐, 하는 자기비하가 깔려있는 거였으면...그러니까 제 부모도 나도 재력과 인복을 다 가졌음에도 운이 모자라서 이리 되었구나 하는 것…그러다보니 운몽 재건 후에도 사람을 출신으로 보지 않고 정말 실력과 인물됨됨이만 보고 평하며, 기회도 많이 주다보니 (가려서 볼 여력이 없던 것도 있겠으나) 다들 자신을 알아준 강 종주에 대한 애정도 엄청 높은데, 강징은 그게 운몽에 대한 충성심이라 생각했지 자신을 향한 거라곤 생각을 못함. 그리고 혈통 비관 연장선으로 본인이 친자를 볼 생각은 전혀 없어서....어느날 후계를 정해야겠다고 하는데 그게 운몽 수사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 비무대회 같은 걸 열어서, 우승자를 제 아래로 입적시켜 운몽 강 씨로 삼은 뒤 종주가 되기 위한 교육을 시키고 넘겨주겠다는 것임. 심지어 나이 제한도 이상했음. 너무 나이가 많으면 물려받은 뒤 수명이 좀 걱정되므로 50대까지만 참가를 허하는 게 다였음...강징 본인이 30대 후반이었는데 자기보다 나이 많은 양자<를 들이는 꼴이 되어도 전혀 개의치를 않겠다는 소리임. 수사들 다 난리가 남.

자기들은 강징을 보필하고, 기왕이면 강징이 후사를 직접 봤으면 좋겠고...양자를 들이더라도 어쨌든간에 정 주고 직접 키우면서 행복을 누리면 그 곁을 지키고 싶은건데, 강징은 지금 의무적으로 후계를 정하려고 하잖아...강징이 가족에게 둘러싸여 행복하면 좋겠어<지 내가 그 가족 본인이 되고 싶은게 아니란 말임. 또한 자신들의 종주가 그렇게 얼렁뚱땅 후계 정한 뒤에는 어디론가 불현듯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더 두려웠음...그래서 아무도 대회 참가하겠다고 지원을 안 하니까, 강징이 빡쳐서 참가를 지원제에서 의무제로 바꾸고 안 나오면 쫓아내겠다< 윽박질렀더니 다들 어영부영 나오긴 했는데 서로 지려고 난리 남.

그래서 다들 실력 안 보이려고 안간힘 쓰며, 정말 개판의개판으로 대회가 진행되니까 강징도 이따위로 할 거면 그만두라고 욕 하고 퇴장해버림..대회가 중단되니 수사들 다들 엉엉하며 가슴 쓸어내리는데, 강징은 뭣 하나 자기가 바라는 대로 되질 않는다고 역시 자긴 글러먹은 놈이라며 슬퍼함 좋겠어. 그리고 이 괴상한 대회 소식을 듣고 구경하러 왔던 위무선이랑도 싸우고..주변인들이 다들 강징 말려보려 하고 설득도 하는데 먹히질 않고...예에전에 외숙에게 들었던 '운'에 대한 애기를 다시 떠올리며, 이제야 기분이 이해가 될 듯 하지만 납득은 또 못하겠고 하며 안절부절하는 금릉이도 보고 싶음.

뭐 하나 해결된 게 없지만 어쨌든 자기보다 10살 넘게 많은 수사가 우승해도 아들로 입적시키겠다< 선언하는 막 나가는 강징과 기겁하는 주변인들과 제발 자신의 행복과 기쁨을 찾아달라고 매달리는 운몽 수사들의 헤프닝을 보고 싶다는 이야기였음...징징이 쓰담쓰담

그리고 여기에 문제 해결 구원 요소가 들어가려면 cp요소를 출동시키는 게 좋겠는데 나도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르므로... 어쩔까나


뭔가 떠오른 김에 조금 더 적어보기 (약 희강)

여튼 난리법석 운몽 비무대회 후 속상한 위무선이 운심 돌아와서 망기 붙잡고 하소연하는 걸 들은 택무군...
(무선이도 약간 다른 운몽수사들이 느끼는 것 같은...저러다가 강징이 다 놓아버리고 훌쩍 떠날 것 같은 불안함을 엿보아서 그럼)
호로록 운몽을 방문해서는 '수사들의 마음도 알 듯 하다, 그들은 강 종주를 옆에서 보필하고 싶어서 들어온 것이지 강 종주 대신이 되고 싶은 게 아니지 않느냐. 후계가 필요하다면 대회 우승자로 결정~ 같은 얼렁뚱땅 방식이 아니라 정말 뜻이 있는 수사를 골라 충분히 시간을 들여 설득을 하든가, 후계자 후보가 될 젊은이를 들여서 처음부터 가르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고 의견을 냄.

당연히 강징은 강 씨 일에 왜 다른 집안 종주가 참견하냐고 승질을 내지만...강징도 사실 남들이 자길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받아줄 여유가 없어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뿐이었고, 남들이 말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것고 알고 있음. 택무군에 대해서도, 그가 폐관에 들었을 때 동병상련을 느껴 이따금 시간을 내어 살펴보러 가기도 했었음.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에 그에게 신세 졌던 것들도 있으니…그리고 택무군 본인도 그런저런 일을 통해 강징에게 무자각 호의가 있던 참임, 그러니 낼름 찾아왔지.

여튼 그래서 결국 강징도 한숨 쉬며 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하긴 하지만, 애초에 강징이 이번 일을 벌인 건 후계자를 처음부터 키우고자시고 할 필요 없이, 이미 실력적으로 완성된 수사들 중에 골라버리는 게 더 효율적이고 빠른 것 아니냐는 판단 때문이었음. 그리고 강징도 자기가 얼마나 삐뚤어진 놈인지 잘 알고 있음. 이런 자신이 누굴 키운단 말인가…금릉이야 워낙 필사적이었으니 어떻게든 돌보았지만 솔직히 결과가 좋았냐고 자문하면 애매하고(얘도 인품이 곱진 않으니 대외적인 평판으로서는 쪼끔 그렇죠?) 애초에 누군가를 돌보고 가르치기< 두 번 할 자신이 없음. 그렇다고 애만 들여놓고 신경 끄자니 자기 부모가 생각나는데, 그들의 태도에 가장 상처를 입었던 자기가 그 꼴을 내고 싶진 않지..해서 양자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건데, 본인이 생각한 가장 쉬운 방법을 사방팔방에서 거절해대니 어쩔 수가 없나 싶어 강징은 한숨을 쉬었음.

대회 결과를 통해 누가 봐도 공정한 인선을 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이게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 강징은 주관적으로 후임을 맡길만한 수사 후보를 정해서, 택무군이 말한 대로 진득하게 시간을 들여 설득을 해나가는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함. 택무군의 두번째 안은 여전히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갈 길이 아득해짐에 눈앞이 캄캄해지니 '마땅한 놈이 어디 있겠냐고..' 조그맣게 한탄하는데, 그걸 작은 소리를 주워들은 택무군이 밝은 표정으로 말함.

“제게 아이가 있습니다만…”

...네?
택무군에게..숨겨진 사생아가..? 혼외자식이?
사실 비밀리에 혼인했었나?

하고 갑작스런 정보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강징.

그리고 안색이 허옇게 날아가며 굳어가는 강 종주의 표정을 본 택무군은 그제사 아차 하고 자기가 한 말을 되짚어본 뒤 정정을 함.

“돌보는 아이가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임무 중 사망한 수사들에게 어린 자식이 있을 경우, 위로금과 함께 남은 가족이나 친척에게 보내는 게 보통입니다만, 이 아이는 당시 갓난쟁이였음에도 정말로 갈 데가 없이 혼자라서요… 지금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는 컸지만, 제 부모 생각이 자꾸 나는지 운심에는 있고 싶지 않아하기에 장차 고소의 수행자로 들여 거두는 것은 어려운 참이었습니다. 사실 종주 차원에서 이런 개인 사정까지 일일이 챙겨주다보면 끝이 없어지니, 적당한 입양처를 찾아주고 지원금을 건네어 마무리 짓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을 테지만, 유독 이 아이는 눈에 오래 밟히더군요.”

어쩌면 홀로 남은 아이의 뒷모습에서 어릴 적 망기를 겹쳐봤는지도 모르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희신이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고 말을 이어감.

“그래서, 숙부님 몰래 보모를 고용하여 몇년 전부터 따로 돌보고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제가 정신이 온전치 못하여 잠시 폐관에 들었다 나오지 않았습니까. 부끄럽게도 저는 그때 이 아이의 존재를 잊고 있었습니다… 한실에서 나온 뒤에야 제가 맡아놓고 무책임하게 내버려둔 아이를 떠올렸지요. 강 종주께서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폐관을 끝내기까지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는데, 이 어찌나 무책임한 행동이었던지.”

“…저는 그저 종종 안부를 여쭈러 찾아가 잠시간 문 앞에 머무르다 왔을 뿐입니다.”

“마음의 상처란 본디 겉에서 보기에는 별 거 아닌 것에 깊게 베였다가, 사소한 말 한 마디에 아무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강 종주의 말씀은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강 종주와 제 처지에 비슷한 면이 있어 그 기분을 조금은 안다고. 하지만 먼저 겪어봤기에 더더욱 ‘밖으로 나와야 덜 아파진다’ 고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다고요. 저는 그 말 덕분에 폐관을 끝낼 용기를 얻었습니다.”

“…….”

“강 종주를 만나, 진언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은 친분을 쌓아뒀던 것이 제게 있어 천운이었던 게지요.”

저를 만난 것이 [천운]이었다는 택무군의 말에 움찔하는 강징. 그를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말을 계속 하는 희신.

“다시 바깥에 나오기는 하였으나, 솔직히 아직 불안정한 부분이 많습니다. 언제 다시 무책임한 행동을 되풀이할지 모르지요. 그런 상황에서 제 아집으로 붙잡아 둔 이 아이를 언제까지고 이 상태로 둘 순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고심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아이를 운몽에서 거두어 가르쳐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수사로서의 소질은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본인이 고소에는 머물고싶지 않다 하니, 다른 선문세가 문하에서라면 재능을 펼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 라고 말하는데 강징은 어이가 없음..
운몽과 아무 연고 없는 애들을 대뜸 후계자 후보로 들이는 꼴이라면 왜 굳이 고소 출신을 들인단 말인가? 고아를 거둘 거였으면 운몽의 아이를 거두겠지! 당연하게도 강징이 화를 내는데, 택무군은 그저 웃음. 그것도 좋대. 요는 강 종주는 누군가를 거두어 키워보는 게 목적인 거고, 자기는 거둔 아이들의 거처를 마련해주는 게 목적이니, 강 종주 말대로 운몽 출신이든 어디든 함께 들여서 가르쳐본 후에 쓸만하면 후임을 맡기고 나머지는 부사로 삼거나 해도 되지 않겠느냐 하는 거였음. 그리고 이 아이들을 맡아준다면 택무군 자신도 공동 보호자로서 자주 와서 강 종주와 함께 가르치고 길러보겠다고 함.

“두 아이의 성장이 양쪽 다 마땅치 않다면 그때 가서 다시금 후계자 선발대회를 열거나, 가장 실력 있는 수사를 설득하여 자리를 넘겨도 될 것입니다. 이미 한 번 진득하게 후계자를 키워낼 노력을 한 뒤이니 수사들도 더는 토를 달지 못하겠지요.”

그렇게 강징을 설득하던 희신이 말을 덧붙이기를 “강 종주는 혈통보다 개개인의 자질을 중요시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부모를 잃었겠습니까,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지요. 그렇게 있을 곳이 사라져, 품고 있을지도 모를 재능의 씨앗을 싹 틔우지조차 못 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의 깎여나간 운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다면, 어떤 사람으로 자라날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말이 되는 듯 안 되는 듯 택무군이 기적의 논리를 펼치는데, 늘 자기가 운이 없어 못난 놈이 되었다 생각하던 강징은 택무군의 ‘강 종주가 자신의 [천운]이었다’ 는 말과, ‘우리가 직접 그 아이들의 깎여나간 [운]이 되어 주자' 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고… 결국 택무군이 보살피던 아이와, 강징이 찾아내 데려온 비슷한 연배의 운몽의 고아(이쪽도 부모가 운몽 수사였던) 한 명을 맡아서 후계자처럼 길러보기로 하는데…

여차저차하다보니 뺀질나게 운몽에 방문하는 택무군과 거의 연인 직전이 되고() 강징 역시 혼자서 아이를 가르쳐낼 자신이 없던 것이나, 함께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 생각보다 든든했기에 훌륭한 교육자가 될 수 있었음. 종종 이제 다 큰 금릉이 질투하여 삐지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강 종주와 택무군이 공동육아 하는 꼴이 되어버렸던, 두 사람의 양자나 다름 없는 애들도 (실제 소질이 어떨지 모르니 양자로 들일지 여부는 나중에 판단하자고 해서 미루었으나, 호적에 아직 안 올렸다 뿐이지 이미 자식과 다름없는 취급이었음) 서로 짱친 먹고 잘 성장했음.

그러던 어느 날, 한 명이 차기 종주 후계자로서 강 씨 성을 정식으로 이어받고 남은 한 명이 그를 뒷받치는 부사가 되기로 맹세한 날, 두 아이가 새로운 운몽쌍걸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과거 있을 뻔 했으나 금세 사라지고 말았던, 당시의 제 사형과 나누었던 어떤 약속이 남겼던 결핍이 조금이나마 채워지는 느낌을 받으며 울컥 하는 강징을 보고 싶다는 얘기였음.


택무군의 '제게 애가 있는데요' 폭탄발언 / 새 시대의 운몽쌍걸 < 요 두 장면 넣고 싶어서 주절거려 보았다네요.

끝.

카테고리
#2차창작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