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로그

선물

-레스진 발렌타인과 화이트데이 기념로그

 겨울의 끝자락에 다다른 날이었다. 유진은 제 목도리를 고쳐 메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봄의 기운을 자신도 모르게 느끼며 눈을 감았다. 차바퀴 구르는 소리와 사람들의 발소리. 웃음소리, 경적소리. 그녀는 문득 가게에 꽃다발들과 귀금속, 초콜릿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의 어수선한 분위기에는 사유가 있었다. 유진은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아레스에게도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유리창 앞에서 멈추어선 유진은 한동안 창 안을 바라보았다. 가게의 문이 달그랑거리는 소리와함께 열렸다. 도와드릴까요. 그런 물음이 내어지면 유진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애인한테 줄 선물을 보고싶은데, 구경해도 될까요?”

“그럼요. 안으로 와서 더 보세요.”

다정한 미소를 지어보인 주인은 가게 안으로 길을 내어주었다. 유진은 안으로 들어서며 주위의 것들을 둘러보았다. 여러가지 색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한눈에 띈 붉은색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그쪽으로 한동안 눈길을 주었다. 주인은 진열대쪽으로 다가오며 설명을 해주었다. 실용적으로 쓰기에도 괜찮을 것이라며. 진열대에서 나온 것을 한동안 바라보던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것으로 선물을 해야겠다며. 주인은 어울리는 포장을 해주겠다는 말을 하였다. 같이 곁들이고 싶은 건 없어요? 그리 묻는 말에 유진은 은색 끈을 부탁한다고 하였다. 세심하다는 반응과 함께 주인은 포장을 마쳤다. 포장지엔 장미 문양들이 격자무늬로 새겨져 있었다. 유진은 새심한 배려에 웃음을 지었다.

“감사해요, 최고의 발렌타인이 되겠네요.”

“아니에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다시 바깥으로 나서면 눈이 내리고 있었다. 늦겨울의 마침을 알리는 눈은 포근하기도 했다. 유진은 하늘을 바라보다 주위를 보았다. 주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그 속에서 자신의 손에 들린 포장지를 보았다. 아레스에게 어울리길 바란다 생각하는 그녀는 어느샌가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발놀림으로 유진은 거리를 걸었다. 자신이 먼저 도착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조금 더 즐거웠다. 가는 길에는 장미와 초콜릿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하는 그녀였다. 눈이 한 송이 한 송이씩 어깨에 날아와 내리앉았다. 그 무게가 무척이나 따스하다고 여겼다. 남는 발자국들은 그 폭이 꽤 넓었다. 유진은 집으로 가면 라자냐를 요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손가락을 매만지기도 하며, 그녀는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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