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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치요미네컾 발렌타인데이 로그

발렌타인데이

 

바람이 불었다. 한결 따듯해진 느낌에 미네요리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근처에 있을 자신의 요괴 치요를 의식하였다. 그녀와 산책을 가기에도 좋을 터였다. 미네요리는 고개를 돌리고서 치요의 이름을 불렀다. 오늘이 무슨 날이게요. 그리묻는 그녀는 날씨를 묻는 표정이기도 했다. 치요는 눈썹을 까닥이다 웃었다. 별난걸 묻는다는 듯이 미네요리를 바라보는 치요였다. 그러나 미네요리는 답을 기다리는 듯 여전히 치요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미네요리를 바라보았다. 미네요리는 가볍게 웃음을 짓다가 입을 열었다. 발렌타인데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뭐에요, 역시 개라서 먹으면 안되나?”

“누가 개라는거야! 그리고 이 나이즈음 되면 별로 신경 안쓰거든?”

“어머 세상에. 할머님을 위한 경단이라도 준비해야 하나.”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들은 개천 주위를 걸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가득했다. 미네요리는 문득 몇걸음 앞서가 꽃이 기다리고 있는 나무를 바라보았다. 겨울눈이 떨어져나간 가지들은은 그 색이 파릇파릇했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이 그 분위기를 돋우었다. 미네요리는 치요에게 손을 내밀며 이리로 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치요는 못말린다는 듯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결국에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면 미네요리는 치요의 눈빛과 닮은 푸른 제비꽃 모양의 핀을 꽂아주며 웃었다. 꽃을 좋아하길래 준비해봤어요. 그런 말과 함께 미네요리는 품에 넣어두었던 작은 상자도 내밀었다.

“안녹았어야 하는데.”

“뭐야. 초코야?”

“그렇죠. 우정초코.”

“허... 그래, 고맙게 받을게.”

두 사람은 키득거리다가 나무 아래에 앉았다. 치요는 자신도 주고 싶었던게 있었다며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그러면 미네요리 역시 궁금한 표정이 되었다. 이런걸 바란 건 아닌데요. 그러나 그녀가 그것을 거절하진 않았다. 미네요리가 상자를 받아 열어보면 마노로 만들어진 투명한 반지가 있었다. 그녀가 깜짝 놀란 표정을 했다. 이런걸 좋아하지 않았느냐며 웃음을 짓는 치요는 개구진듯도 했다. 미네요리는 마음에 든다며 곧바로 손에 그것을 끼어보았다. 분홍빛이 도는 반지는 햇살을 받아 아름다웠다. 그녀는 치요의 볼에 입을 맞추고 떨어지며 베시시 웃었다.

“해피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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