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 유언자, 테건 다니엘 카펠은 18XX년 1월 8일을 기준으로 이하와 같이 유언한다.
— 앞서 유언자는 심적 문제가 없으며, 이하 유언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기관 등 어떠한 외부자에도 간섭받지 않고 온전히 개인의 판단으로 유언을 작성했음을 고지한다.
1. 유언자의 양친 에이드리언 다니엘 린치와 스칼렛 린치의 재산에 대한 상속 권리는 모두 현 배우자 제레미 알렉산더 카펠에게 일임한다. 상속 재산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셰필드를 소재로 하는 LS 철강의 소유권, 경영권, 인사권과 양친 명의로 된 금융 자산의 70퍼센트를 요구하며, 그 외의 것은 포기한다. 현재 선임한 변호사는 에드워드 홉스이고, 상속권자가 보았을 때 특별히 불신할 사유가 없는 이상 교체하지 않는다.
2. 호텔 외의 모든 자산 중 3퍼센트를 에드워드 홉스에게 유언 집행에 대한 대금으로 지불한다. 또한 본 유언의 전달자에게도 3퍼센트를 지불한다. 전달자가 여럿이라면 지불 예정액을 등분한다. 차액은 제레미 알렉산더 카펠에게 50퍼센트, 장녀 아멜리아 트렌치에게 15퍼센트, 장남 로버트 제레미 카펠에게 35퍼센트씩 상속한다. 현물 자산의 가치에 관한 분쟁이 있을 경우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하나, 시장 가격을 알 수 없을 경우 판매 후 가액을 금융 자산으로 산입하여 상속한다.
3-1. 유언자 소유의 런던 소재 호텔 네펠리온은 서약서에 서명할 경우에 한해 아멜리아 트렌치에게 상속한다. 서약서 내용은 에드워드 홉스에게 이미 전달되어 있으며, 서약의 공증인 또한 에드워드 홉스로 한다. 아멜리아 트렌치가 이를 거부할 경우, 상속 권리는 제레미 알렉산더 카펠, 그리고 로버트 제레미 카펠 순으로 돌아간다. 마지막까지 이를 거부할 경우 호텔을 매각하여 2번 항목에 명시된 비율대로 그 가액을 상속한다.
3-2. 상속자는 유언자가 작성한 가이드를 따르는 선에서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이드는 에드워드 홉스가 보관중에 있으며, 상속자만 확인할 것을 권한다. 또한 엘레노어 루이스 코빈이 원장으로 있는 고아원에서 요청을 보내온다면 승낙하고 요청에 명시된 인원을 적절한 부서의 수습직으로 채용한다. 이는 해당 고아원이 운영되는 한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원장이 바뀔 경우 엘레노어 루이스 코빈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검토하여 특채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4. 상속 과정 중 가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유류품은 태우거나 버려도 좋다.
5. 어떠한 경우에도 이 유언의 내용에 의의를 제기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상기된 상속자들 사이에서 유산 상속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모든 자산을 남동생 코너 스칼렛 린치에게 양도한다.
6. 제레미에게.
나는 단 한 순간도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었어. 애초에 서로가 가져다줄 효용을 보고 만났으니 그럴 수밖에. 그래도 같이 지내기에 나쁘지는 않더라. 칭찬이야.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앞으로 남은 걸 확인하면 남은 평생 나를 사랑하겠다 맹세하고도 남을걸. 그걸로 잘 지내. 적어도 몇 세대 정도는 망할 일이 없겠지. 부까지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걸 축하해. 아멜리아가 애를 데려오면 도도새 작가의 동화를 읽어줘. 네 물러터진 성정도 고쳐 보고, 로버트한테도 잔소리 좀 해. 걔는 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는지.
당신이 이 상황을 슬퍼하지는 않겠지. 예전에 비해서 훨씬 견디기도 쉬울 거고. 하지만 갑자기 나를 사랑하게 되어서 슬픔이 번진다면 눈물은 수표로 닦아. 그럼 그 상황 자체가 웃기고 행복해서 슬퍼할 생각도 안 들테니까. 하여튼, 진심으로 잘 지내길 바라.
7. 에드워드 홉스 귀하.
그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언 집행과 이 문서의 1에 적어둔 유산 분쟁이 끝난다면 제 집안과 함께할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귀하께서 내키신다면 당분간만이라도 함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사람들이 뭘 해봤어야 알지요. 함께하신다면 해당 기간동안 연간 1천 파운드를 지급하겠습니다. 이 또한 유언의 일부이므로 효력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효력이 없더라도 제레미 카펠에게 이 부분을 보여준다면 순응할겁니다. 이렇게까지 제안하는 데에는 10여년을 함께한 귀하보다 믿을 수 있는 변호사를 찾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생각해보고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8. 아멜리아에게.
가능하다면 호텔은 네가 가지길 바란다. 그리고 죽는 순간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마. 넘겨주더라도 네가 보기에 가장 진실되고 강한 사람한테나 줘. 네 남편 말고. 네 남편만은 안 돼. 감당하기가 버거우면 차라리 로버트에게 넘기렴. 네 앞길에 선택지가 가득하기를 바라.
9. 로버트에게.
오랜 기간을 같이 살았지만 여전히 네가 뭘 원하는지는 모르겠다. 범죄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할 정도야. 네 앞길도 마찬가지로 선택지로 가득하기를 바라. 제레미가 죽고 LS 철강을 소유하게 된다면 꼭 변호사를 고용하고.
— 유언은 이상으로 다른 사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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