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신주아

부당한 고통

로나OC by 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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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하게 부른 것치고는 얌전한 상황이잖아요."

"아까는 진짜 위험했습니다만. 다 같이 독물을 뒤집어쓰고 죽을 뻔했다고요."

투덜대는 제갈쯔완과 이야기를 나누며 차연우의 창으로 만들어낸 수조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아마 '춘복'일까. 그럼 그 옆이 윤서영이겠군. 언젠가 본 적이 있던가... 아니면 처음 보던가. 지난 언커먼 활동들을 멍하니 돌이키던 배희신은 아까 스스로 갈랐던 손이 이미 아물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이 정도 통증은 익숙한 편이다. 그 순간의 선뜩한 감각은 여전히 조금 무서웠지만 문 모서리에 새끼발가락을 찧은 횟수보단 많으니까. 게다가 이렇듯 금방 나아 버리고.

건드리면 톡 터질 것같이 연한 막으로 둘러싸인 상차를 살살 쓸던 배희신은 옆을 돌아본다. 현장의 마무리까지 지켜보기로 한 세 사람은 공장에 버려진 구조물들을 각각 깔고 앉아있었다. 배희신은 무심코 은주아의 다리를 내려다본다.

'익숙한 고통이라.'

그것도 정도의 나름이지. 상처를 내어 피를 흘려야지만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배희신 자신의 조건은 어찌 보면 합당하여 달리 페널티라고도 부를 수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능력을 사용하면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는 건 억울하지 않나.

배희신은 은주아가 걷지 못했던 몇십분 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침음을 흘렸다. 그러자 소리를 들은 은주아가 실랑이를 벌이는 제갈쯔완과 윤서영에게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 있어요?"

뭐가 남았나. 바닥을 뚫고 나오던 식물을 기억하던 은주아가 땅을 훑었다. 배희신은 그쪽이 아니라며 손을 휘 날렸다.

"문득 피곤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그럴만하죠."

"아니. 아가씨 다리 말이야."

후. 짧게 숨을 내쉰다.

"능력을 쓸 때마다 꼭 가시밭길을 걷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해놓곤 잠깐의 침묵 후, 고개를 내저었다. 배희신은 의외라는 듯 바라보는 은주아를 보며 다시 입을 연다.

"그냥 그렇다고. 갑자기 기분 나쁘다면 미안하다. 돌아가서 커피나 한잔 하자고."

".....커피 정도는 미스터 이간질에게 뜯어내는게 어때요?"

"뭐라고요? 방금 절 부르신 것 같은데?!"

배희신은 질린 눈으로 제갈쯔완을 보았다. 저 사람 뒷담도 잘할 것 같은데 뒷담도 잘 듣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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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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