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는 연애

츄야를 너무 좋아하는 다자이

창고 by 해백

2019년 9월에 작성한 글 백업입니다. 캐붕에 유의해주세요.

분명 파트너라 부르는 악연이었을 것이다. 어쩌다 그가 저를 쫓아오고, 저는 그런 그를 피하게 되었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상황을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

"아 좀 작작 쫓아오라고-!!"

나카하라 츄야는, 현재 22년 인생 중 처음으로 스토킹 비슷한 것을 당하고 있었다.

분명 다자이는 나카하라를 싫어할 터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를 싫어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때부터 조금씩 나카하라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영문도 모른 채 스토킹 비슷한 것을 당하는 나카하라의 입장에서는 다자이가 더 미워질 지경이었지만, 다자이는 개의치 않아했다. 그 점이 나카하라를 더 미치게 하더랬다. 하루는 나카하라가 직접 다자이에게 물었다. 나를 왜 그렇게 쫒아다니냐고. 돌아온 대답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츄야를 좋아하니까."

연애라도 해 주면 떨어질 거냐는 물음에, 다자이는 눈을 빛냈다. 그렇게 사랑 없는 연애가 시작되었고, 현재까지도 스토킹은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럭저럭 익숙해지고 있었다. 

"츄야. 우리 놀러 갈까."

"갑자기 뭔 바람이 분 거냐...그래서, 어디로 갈 건데."

데이트 명소를 알고 있네, 라며 반쯤 끌려간 나카하라는 그 곳이 왜 데이트 명소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다리 아래로는 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을 떨어뜨려 더욱 운치 있어 보였다. 다자이는 다리 난간에 기대어 두리번거리는 나카하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다자이와 나카하라의 눈이 마주쳤다. 마침 바람이 불어와, 순정 만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절묘하게 연출했다. 그날따라 다자이가 잘생겨 보였다고, 지금의 나카하라는 말한다.

 나카하라가 입을 열었다.

"우리, 사랑할까."

잠시 넋이 나간 듯한 다자이의 얼굴을 붙잡고, 약간 까치발을 든 나카하라는 얼굴을 붉히며 눈을 마주 보고서는 말했다.


"이런 사랑 없는 연애 말고, 진짜 사랑을 할까, 우리."

다자이는 푸흐, 웃음을 터트렸다. 나카하라의 허리를 팔로 감으며 가볍게 키스했다. 물론이지, 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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