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어
엔제마몬
*마법엔딩 후
엔제는 혼자였다. 아무도 우시로미야 엔제라는 이름을 모르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엔제 님.”
이 속삭임만 제외한다면 완전히 혼자라 단정 짓고 고독하게 살았는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엔제가 아니야. 그 이름은 쓰지 않기로 했어.”
우시로미야라는 성씨로 남은 재산, 지위 등 모든 걸 다 포기했으니 이젠 코토부키 유카리이고 우시로미야 엔제라고 말할 수가 없다. 오코노기를 빼면 아무도 모르고, 오코노기와의 교류도 끊겼으니 이젠 끝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붙여준 이름이 엔제고 줄곧 그 이름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아닌 걸로 하겠다고 아닌 게 되나요?”
“그러지 못할 건 뭐야?”
엔제는 역시 인간이 아닌 이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른 종족이니 그게 당연할지도.
“이제 말 걸지 마.”
엔제는 아무런 방해도 없이 혼자만의 고독함에 휩싸여있고 싶었다. 혼자만의 창작욕에 휩싸여서 동화를 쓰고, 마리아 언니처럼 상상할 수 있도록….
“말을 걸지 말라니. 그럼 제가 존재할 이유가 있나요? 엔제 님이 불러내셔서 곁에 존재하는 건데.”
“내가 부르긴 언제 불렀다는 거야?”
“그렇게 말씀하셔도…. 제 존재가 엔제 님이 불러내셨다는 걸 증명하는걸요.”
그럼 어찌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엔제는 여태껏 계속 혼자 있을 거라 다짐했고, 대화할 다른 상대를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믿었다.
“그러면 입을 다물어. 이미 난 엔제가 아니고, 이제부터 혼자 있을 거야.”
“나라면 두 이름 모두 사용했을 텐데.”
욕심이 많은 마몬은 자신이라면 안 그랬을 거라고 엔제의 곁을 알짱대며 말했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아. 평범한 작가로서 조용히 살 거야.”
“거짓말.”
가구인 마몬은 주인인 엔제를 다 파악하고 있다는 듯 대답했다.
사실은 만날 거라고 믿었던 오빠를 완전히 포기하고 어느 정도의 무력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시로미야라는 성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평범한 성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
자신의 고독함을 즐기고 현재 생활에 만족한 사람인 듯 군다.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게 진실함이 아니었던가요? 직접 쓰시는 엔제 님이 이래서야 괜찮겠어요?”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얼마나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냐와 창의력의 발달이야. 세상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
주인의 고집은 어쩔 수 없는 걸 안다. 그 의견에 반박하느라 없어졌던 적도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옆에 꼭 붙어서 자신을 올바르게 알 때까지 조언해주는 수밖에.
물론 조금씩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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