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창녀

깡패

점점 깡패가 된다. 내가 점점 깡패가 되고있다.

항상 사람들에게서 나를 분리해야한다는 생각은 하고있었다. 내 인생이 나라는 인간이 유해하다고 하기때문에. 사람들이 나에게 더럽다고 말하기때문에. 나는 내가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지만. 남들이 그렇다고 말했기때문에. 항상 억울했다. 나도 평범한 사람인데!!

그러다 시간이 점점 지나며 나라는 인간과 내 인생 내 생활이 반면교사로 존재할때. 내가 스스로 짐승이고 해충이고 도덕도 없는 괴물이라고 말할때 사람들이 내가 존재해도 된다고 말해준다는걸 알게됐다.

이렇게 살면 안됩니다. 저처럼 살면 안됩니다. 후회와 절망과 폭력과 파멸만이 있습니다. 저는 병들고 누구에게도 돌봄받지못하고 사회에서 받아지지못하고 골방에서 쓸쓸하고 가난하게 고독사하겠죠. 그러니까 저처럼 살면 안됩니다.

혹은 창녀박멸 프로파간다로 앞장서서 그렇게도 존재할 수 있다.

지난 22년간 내가 강제로,타의로,자의로 창녀로 살면서 어떤 태도들을 취했나 기억나지 않는다.(대부분 스스로 격리하고 숨어지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해본적도 없다. 그렇게 가둬놓고 사는 동안 하고싶은말이 너무 많아졌다.

나도모르게 방을 탈출해서 세상에 나와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세상을 돌아다니고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다니며 알게됐다.

나는 유해하구나. 사람들 말이 맞았구나.

후회하고 죄책감느끼고 나를 다시 방에 가두고싶었지만 더이상 내가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내가 나를 찢고 태어나서 돌아다니고있다.

내가 행복하게 사는게 남들 눈에는 창녀를 해도 괜찮다.를 넘어서. 행복해지기 위해 창녀가 되고싶다. 라는 생각을 들게한다고.

그러니까 나는 행복하면 안되고 행복하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나의 행복이 유해하다고. 하지만 더이상 내가 나를 방에 가둘 힘이 없다.

퇴근하고 가끔 밥을 먹으러 가는곳이 있는데. 나는 이곳을 지옥식당 이라고 부른다. 노래방 도우미들. 노래방 실장들. 마담들. 사장들. 기도들. 손님들…그사람들로 가득차서 손님 욕,아가씨 욕,마담 욕… 온갖게 끊이질 않는다. 시끄럽고 이곳에 있는 모든게 끔찍해서 여긴 지옥이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올때마다 정말 멀리서봐도 죄다 창녀와 그 손님들이군… 이라는 생각을 하며 밥을 먹는다.

한번은 퇴근하고 맥도날드에 있는데 여자 둘이 대화를 하고있었다. 엄청 큰 목소리로 욕을 하며… 매장 안의 모두가 느끼는 불편함으로 공기가 꽉 차있었다. 누가봐도 화난 창녀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을 해도 창녀인사람은 구분이 된다. 혹시 나도 티가 많이 나나? 나는 아니겠지.

나도 맞다. 낮에 돌아다니면. 사람을 만나면. 어딘가 매장을 들어가면. 못볼걸 보고 필사적으로 피하는 분위기. 내 존재를 무시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너무 집중한 나머지.. 내가 음소거 버튼이 된것같다.

왜 실장님과 사장님이 항상 깡패들이 모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지 대충 알것같다. 대체 왜 그런 지옥카페에 가는거야.(나는 깡패와 창녀가 모여있는곳을 지옥이라고 부른다) 지옥카페가 아니면 엄청 멀리 차를 타고 나가곤 했는데… 어릴때는 그게 너무 귀찮았다.

깡패란 뭘까? 여러분은 깡패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깡패, 폭력배, 조직원… 욕하고 소리지르고 때리고 부수고 빼앗는사람?

그렇게까지 거창하고 귀찮은걸 하지 않아도 된다. 깡패라는건 태도가 아니라 속성이다.

불행에 약하고. 운과 행복을 실력이라 착각하고. 같은 잘못을 해도 자신이 하면 대충 넘어가고. 남이 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조금의 장난도 모욕이라며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남에게는 모욕을 주며 장난이라고 넘기고. 예민하고. 불안하고. 기분이 전부고. 계획도 약속도 전부 무시하고. 변명과 사과만 하고. 이익을 목적으로 남을 속이는 사람. 남의 밥그릇을 뺏고 자기자리라고 주장하고. 쫓아내려고 해도 쫓아내지지 않는 사람.

이것도 너무 거창한가.. 더 쉽게 설명하면 다른세계에서 다른법칙으로 사는 사람들. 알수없는 이유로 화내는 사람들이다.

블롭피쉬처럼 심해에 있을때는 멀쩡한데 얕은 물로 올라오면 불어나서 이상하게 생겨지는것처럼. 심해에 있으면 그게 멀쩡한건데.

중력이 다른 세계. 물리법칙이 다른 세계… 그래서인지 그 사람들은 알수없는 이유로 화를 낸다.

그리고 어느순간 내가 그런사람이 됐다고 느낀다. 알수없는 이유로 모욕감을 느낄때. 화가 날때. 이 모욕과 분노가 지옥에 있는 사람들만 이해할수 있는 것 일때. 나는 깡패가 되고있구나. 아니 이미 깡패가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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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매력적인 수달

    너무 재밌는 글… 처음엔 일기같이 소소하게 흥미 끌더니 깡패파트에서 포텐 터트리셨네요 님이 쓴 글이 너무 좋아요 그냥 가슴을 생짜로 퍽퍽 치고 가네요

  • 유영하는 캥거루

    깡패가 속성이라는 말이 깊게 와닿네요.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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