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간론파 타로-희망과 절망의 엇갈린 운명-

Prollog

절망 입학식

- 사립 키보가미네 학원….

- 몇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각계의 유망한 인재를 끊임없이 배출해낸 전통의 학교.

- 수많은 분야의 초일류 고교생을 모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부 공인의 초 특권적인 학교.

- 이 학교를 졸업하는 것은 곧 성공한 인생과 마찬가지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과장이 아닌, 실제 사실이다.

- 도시 한복판에서도 일 등급 지역에 자리 잡은 이 학교는 전구에서 모든 분야의 초일류 고교생을 모아, 장래를 짊어질 “희망”을 육성하는 목적이 있다.

- 그런 이 “희망의 학교”라고 부르기에 합당한 학교의 입학 자격은 두 가지.

- ‘현역 고교생일 것’ ‘각 분야에 있어서 초일류일 것’

- 신입생 모집은 하지 않으며, 학교 측에서 스카우트 한 학생만 입학을 허용하며 거기에 뽑힌 키보가미네 학원의 학생들은 “초고교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그런 ‘초’가 몇 개나 붙을 정도로 대단한 학교의 교문 앞에….

- 나는, 서 있게 되었다….

마츠자카: 뭐랄까…. 내 소개를 하자면 내 이름은 마츠자카 카나타, 초고교급 법학자다.

마츠자카: 초등학교 6학년, 절친이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으나 범인은 무죄로 돌아갈 뻔한 사건이 생겼을 당시 짧은 기간 내에 법을 공부하고, 증거를 모아 재판에서 친구가 승리하게 했다.

마츠자카: 그 후 얼떨결에 법학 쪽에서 주목을 받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법학을 전문으로 공부하게 됐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렇게 입학하게 되었다.

마츠자카: 인터넷 서핑이 취미라 이런저런 잡지식이 많고, 커피나 정돈된 것 등을 좋아하는…. 그런 법학자가 나다.

마츠자카: 분명 집합 장소가 체육관이었던가…. 더 늦기 전에 가는 게 좋겠네.



.............



(조사하면서 가다, 체육관 도착)

마츠자카: 뭐지…. 2층으로 가는 길도 막혀있고, 1층도 여기저기 막혀있어. 키보가미네 학원이 원래 이랬던가?

마츠자카: 뭔가 수상한데…. 모두와 만나면 얘기해볼까.



[끼-익]



???: 마지막 신입생인가 보네.

???: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꽤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 그럼 이번 신입생은 16명이 전부란 거냐? 역시 적은 것 같다냐!

???: 어차피 그래봤자 이 몸보다 허접한 녀석들일 게 확실하니까 난 상관없어.

???: 아하하, 타키마 군은 여전하네요.

- 꽤 다양한 성격들이네.

???: 자자! 저 아이가 dernier라면 멍하게 두고 있는 건 실례잖아?

???: 그런가…. 저쪽도 지금 상황이 정상은 아니라는 거……. 짐작하고 있으니까….

???: 보통 영화에선 이런 분위기에 미친 살인자가 나오던데….

- …. 저걸 대놓고 말하는구나.

???: 진정하시죠. 이곳은 학교이며 영화 속도 아니니까요.

???: 확실히 그렇지. 그리고 무언가의 특별 이벤트일 가능성도 있고. 어떤 영화에선 깜짝 파티로 이렇게 모두 숨는 일도 있었다고?

???: 오오, 이벤트! 이벤트라면 흥미진진하고 재밌지! 좋았어! 한껏 기대해볼까나~!

???: 너희는 대책 없어서 좋겠군.

???: 대책이 없다기보단 너무 안일한 거지.

- 보기만 할 게 아니라 나도 뭐라 말을 해야 하나.

마츠자카: 저기….

???: 저기! 너도 신입생인 거지?

- 깜짝아…! 갑자기 뭐야….

마츠자카: 응…. 그렇긴 한데, 왜?

???: 멀뚱멀뚱 보고 있지만 말라는 뜻이었지! 모두 다 모인 것 같은데 다 같이 자기소개하자!

???: 네놈,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니냐? 이 몸이 왜?

???: 어차피 같이 생활할 클래스메이트다. 자기소개는 해놓는 게 편할 텐데?

???: 맞는 말이야. 그리고 너 혼자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서로 불편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그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앞으로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서라도 하는 게 나아.

???: 쳇, 알았다고….

- 아무래도 저 은 백발의 남자애는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나 보다.

- 아무튼…. 우선 저 5명과 먼저 자기소개를 해볼까.

<1>

마츠자카: 안녕.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초고교급 법학자야.

???: 마츠자카라고 부르면 되겠지?

???: 나는 세나 호타루. 초고교급 탐정이라고 불리고 있어.

- ‘초고교급 탐정’…. 인 건가.

- 스레드 정보 중에서 탐정에 대한 정보는 조사해도 없었는데. 얘도 신입생인 걸까.

마츠자카: 탐정이라면 사립 탐정? 보통 소설 같은 데선 사립 탐정이 대부분이잖아.

세나: 흠... 뭐, 어떤 의미에선 비슷하지.

마츠자카: 어떤 의미…? 무슨 소리야?

세나: 대충 말하면 아는 사람만 알고 연락한다는 느낌이야. 그래도 의뢰 해결은 확실히 하는지라 높으신 분들께서 꽤 자주 고용하셨어.

세나: 키보가미네 학원이 그런 뒤 세계랑 소통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분명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나조차도 초고교급으로 스카우트 된 거지.

- 과연…. 그래서 세나, 그러니까 초고교급 탐정에 대한 건 조사해도 정보를 찾을 수 없던 거구나.

세나: 이래 보여도 꽤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어서 신변을 잘 숨기지 않으면 위험하거든.

마츠자카: 여러 위험한 사건이나, 뒤 세계에서도 발을 들여서일까?

세나: 맞아. 가끔은 언제 암살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건을 부탁받기도 하고. 뭐….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무섭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마츠자카: 신뢰도가 높나 보네. 그렇게 일이 많으면 취미생활을 즐기지도 못하는 거 아니야?

세나: …. 이래 보여도, 취미 생활은 제대로 즐기고 있어.

마츠자카: 그래?

세나: 그게, 그러니까….

세나: ……. 추리소설 읽는 거.

마츠자카: 추리소설?

세나: 스, 슬슬 다른 애들이랑 얘기해보는 게 어떨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마츠자카: 아, 응. 그럼 나중에 봐.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탐정 씨라니, 조금은 귀여울지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2>

마츠자카: 처음 뵙겠습니다, 나는 마츠자카 카나타.

카이도: 오, 흑발 벽안의 미소녀가 말을 거는 이 시츄레이션은... 알겠다. 미연시 시뮬레이션이구나!!

- ……. 응?

마츠자카: 저기, 무슨…….

카이도: 아하하…. 미안, 미안. 장난이었으니까. 한 번만 봐주는 거다?

카이도: 마츠자카지? 기억했어! 나는 카이도 아케유키!

- 카이도 아케유키…. 이쪽도 딱히 들어본 기억은 없는 것 같은데. 

마츠자카: 그렇구나. 저기 카이도, 네 재능은 조사해봐도 잘 모르겠던데…. 초고교급 괴도였던가?

카이도: 응, 초고교급 괴도야. 그런데 마츠자카, 뭔가 없어진 것 같지 않아? 잊어버린 물건이라던가~

마츠자카: 잊어버린 물건…?

- 그러고 보니 뭔가 허전한 것 같은 느낌이….

마츠자카: 아, 내 교복 리본…!

카이도: 그새 없어졌네~ 어디로 간 거려나?

마츠자카: 큰일이네…. 다시 사려면 번거로울 텐데.

- 내가 몸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사라진 리본을 찾고 있자 카이도는 어쩐지 비죽거리는 웃음으로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 잠깐만, 혹시……….

마츠자카: 카이도, 혹시 네가 가져간 거야?

카이도: 역시 바로 들켜버리는 건가~. 뭐, 어차피 적당히 가지고 있다가 돌려주려고 했지만.

카이도: 자, 여기 있단 말씀~

마츠자카: 정말이지…. 어느 틈에 가져간 거야? 깜짝 놀랐어.

카이도: 놀라게 했다면 나로선 대성공인걸. 아무튼, 이게 내 재능이라고 생각하면 돼.

마츠자카: 굉장해…. 아, 그런데 네 이야기는 거의 찾기 힘들던데….

카이도: 아아, 나는 국내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거든.

카이도: 훔친 보석이나 귀중품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의적 같은 느낌이랄까?

마츠자카: 의적…. 이구나.

- 그래도 결국은 물건을 훔친다는 것에선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싶은데.

카이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애당초 일본에선 그렇게 알려지지 않아. 그런데 키보가미네 학원이 어떻게 알아낸 건진 몰라도…. 귀신같이 찾아서 스카우트를 제안하더라고.

카이도: 정확하게는…. 저~기 저쪽에 있는 탐정 씨에게 의뢰해, 나를 잡았다는 느낌?

마츠자카: 그래서 여기에 있는 거구나. 뭔가 신기하네.

- 그래도 이 나라에서 절도는 불법이니까 훔치는 행위 같은 건 삼갔으면 한단 말이지.

마츠자카: ……. 그런데 있잖아, 어째서 괴도가 된 거야?

카이도: 어째서 괴도가? 어려운 질문이네. 음….

카이도: 사실 엄청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야. 진실이 언제나 옳지만은 않은걸. 때로는 거짓이, 진실보다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어.

카이도: 어떻게 보면…. 그 단 하나의 진실이야말로 기만이거든.

- 카이도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의외로 멋진 대사라는 느낌.

세나: 저런 좀도둑의 말은 귀담아듣지 마. 말도 안 되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잖아.

카이도: 앗, 들켜버렸네?

카이도: 그래도 좀도둑이라고 하지 말아줘, 탐정 씨! 너도 내 정체 추리하는데 애먹었으면서 그러기야?

세나: 시끄러워!!

마츠자카: 저기, 싸우지는 말고… .

- 뭔가…. 엄청난 관계의 두 사람이구나. 앞으로 괜찮을지 모르겠네,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3>

???: 미즈시마 하루카라고 해.  키보가미네에는 초고교급 행운으로 입학했어…!!

마츠자카: 초고교급 행운이면….

- 키보가미네 학원은 오로지 스카우트로만 학생을 모으지만 딱 한 명,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다.

- '초고교급 행운'. 키보가미네 학원은 매년 일본 전국에서 무작위로 한 명의 학생을 뽑아 가장 운이 좋은 학생으로 간주해 입학 안내장을 보낸다.

- 어디서 들은 말에 의하면 초고교급 행운은 학원에서도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요소인 운에 대한 연구를 위한다고는 하는데….

- 솔직히 말해서, 행운이라고 하면 감이 잘 오지 않는단 말이지.

미즈시마: 저기, 그게…. 혹시 뭔가 내가 이상한 말을 했다거나…?

마츠자카: 응?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행운은 잘 감이 안 잡혀서.

미즈시마: 그렇지…? 사실 나도 내가 행운으로 온 게 실감이 잘 안 나서 얼떨떨한 감은 있어. 그러니까 이름이….

마츠자카: 나는 마츠자카 카나타, 초고교급 법학자야. 그러고 보니 이름을 말 안 했구나.

미즈시마: 법학자…. 대단해. 엄청 열심히 공부했다는 거잖아. 나는 공부도 잘하지 못해서…….

미즈시마: 다들 마츠자카 양 같은 멋지고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나는 그냥 추첨으로 들어온 거니까. 내가 여기서 잘 해낼 수 있을까….

- 많이 긴장되는 걸까. 축 처져선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뭔가 안쓰럽네.

마츠자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일본 전국에 있는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뽑힌 거잖아? 그만큼 운이 좋고,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해.

미즈시마: 마츠자카 양…….

미즈시마: 정말 고마워. 앞으로 잘 부탁할게!

- 그렇게 말하며 웃는 미즈시마의 얼굴은 정말로 따스하고 포근했다. 괜히 나까지도 안정되는 기분….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4>

???: 이나즈마 카미나리라고 한다. 잘 부탁하지.

마츠자카: 얼핏 들은 것 같아. 일본 최대의 배구 에이스 선수라고.

이나즈마: 모두 그렇게 나를 보고 있더군. 단지 좀 더 노력할 뿐인데.

마츠자카: 노력의 결과로 그렇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거야.

이나즈마: 그런가….

- 그렇게 말하고 이나즈마는 작게 헛기침을 두어번 했다. 쑥스러운 건가?

- ‘초고교급 배구선수’ 이나즈마 카미나리. 들리는 바에 의하면 어마어마한 체력과 뛰어난 분석력으로 현재 일본 배구계 최고의 선수라고 한다. 동시에 고교 배구단 중에서 탑에 속하는 ‘시로카라스 고교’의 에이스 주전이자 주장이라고 했던가.

-기본 포지션은 윙 스파이커라고 하지만 그 외 다른 포지션도 문제없이 해낼 수 있다…. 라고 최근 조사한 스레드에 적혀있다.

- 생각해보니 차기 국가대표로 선정되었으나 학교 교육을 전부 마치기 위해 키보가미네 학교에 입학이 결정되었다는 뉴스를 얼핏 본 것도 같은데…. 역시 대단하구나, 초고교급은.

마즈자카: 소개가 늦었네. 난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초고교급 법학자야.

이나즈마: 법학이라면 꽤 어려울 텐데 대단하군.

마츠자카: 나야말로 별로 대단한 건 아니야. 그냥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부하다가 된 느낌이 강한걸.

이나즈마: 세간에선 공부에 뛰어난걸 보통 더 유능하게 생각하는 편이지. 특히 법학은 나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그 양도 방대하고 복잡하고.

이나즈마: 그런 면에선, 난 마츠자카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마츠자카: 이나즈마….

- 뭔가 감동…. 받아버린 느낌. 이나즈마는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는 걸까?

마츠자카: 이나즈마는 이런 격려를 자주 하는 편이야? 꽤 능숙하네.

이나즈마: 뭐…. 배구팀에서 종종 격려하는 포지션을 맡고 있기도 하고, 그 외에도 이유가 있어서 말이지.

마츠자카: 그 외의 이유?

이나즈마: …. 크흠, 이건 개인 사정이다.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한다. 마츠자카.

마츠자카: 응, 나도 잘 부탁해, 이나즈마.

이나즈마: 아, 만약을 상정하고 하는 말이다만…. 혹시 체력에 관해 상담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해줘. 최선을 다해 도울 테니.

마츠자카: 아니, 그 정도는 아니니까 사양할게.

이나즈마: 그런가. 음, 그래도 조금은 운동이 필요해 보이는 체격이니 방심은 금물이다.

-어쩐지 생각 외로 차분한 성격인 것 같네. 체력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역시 운동계라는 건가.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5>

마츠자카: 반가워, 난 마츠자카 카나타야.

???: bonjour~! 이시조라 나루라고 해! 잘 부탁해☆

마츠자카: 이시조라 나루면….‘초고교급 미식가’였나?

이시조라: Oui! 프랑스에서 유학하다가 넘어와서 요리라든지 이것저것 해봤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미식가가 되어있었지 뭐야? 그래도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vraiment heureux!

마츠자카: 브…. 뭐?

이시조라: 아, 정말 기쁘다는 의미! 프랑스 말이라 잘 모를 수도 있긴 하겠네….

마츠자카: 수도 있는데 아니라 대부분이 모르지 않을까.

이시조라: 에? 그런 거야? 나 프랑스어가 또 다른 모국어에 가까우니까, 익숙해져서 말이지~?

- 프랑스어를 얼마나 하면 또 다른 모국어라고 할 만큼 익숙해지는 건데.

이시조라: 으음…. 그래도 역시 알아들을 수 없으면 conversation이 안되니까, 최대한 조절하는 게 좋겠지? 응응, Parfait!

마츠자카: 그래…. 그렇겠네.

- 결국 프랑스어를 쓰긴 쓰는구나. 하긴, 익숙해졌다면 안 쓰는게 오히려 어색할지도 모르지.

이시조라: 그러고 보니 너는 무슨 재능으로 입학했어?

마츠자카: 아, 나는 초고교급 법학자로 입학했어.

이시조라: incroyable! 대단해! 나 법 공부 엄청 어렵다고 들었거든…!

마츠자카: 대단한 건 아니야. 내가 보기엔 이시조라도 대단한걸.

이시조라: 그렇게 말해주니까 엄청 heureux! 앞으로 잘 부탁할게. 마츠자카☆

마츠자카: 응, 잘 부탁해.

- 이시조라는 여러모로 개성이 강하구나. 기운차다는 느낌이려나.

- 이제 저 5명과 대화해보자.

<6>

???: …. 하시모토 렌, 이야.

마츠자카: 반가워, 나는 마츠자카 카나타. 잘 부탁할게.

-하시모토에 대해서는 종종 인터넷 뉴스라던가 SNS에서 본 기억이 있다. 뭐였더라...

-오오하라 시의 한 수족관의 마스코트이자 동물들의 담당 아쿠아리스트…. 였던가? 듣자 하니 동물들이 특히 잘 따른다는 것 같았는데.

하시모토: ……….

마츠자카: ………….

하시모토: …………………….

마츠자카: 저기…….

하시모토: ……….

- 어색해…!!!!!!!

-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 전혀 관심 없어 보이는 표정에 내가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해??

하시모토: ……동물, 좋아해?

마츠자카: ……응?

하시모토: 펭귄이라던가, 돌고래라던가…. 좋아해?

마츠자카: 아…. 평범하게 좋아하는 편이야.

- 아, 살짝 표정 바뀌었다. 이건…. 나름 좋아하는 건가?

- 그러고 보니 들어보면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그걸로 화제를 이끌어볼까.

마츠자카: 저기, 하시모토는 동물을 좋아해서 아쿠아리스트가 된 거야? 예전에 뉴스에서 희귀종 동물의 번식을 성공했다고 들었는데….

-하시모토: 아, 그거…. 그게…….

하시모토: 주변에서 하라고 해서 한 거지만…. 그 아이들은, 정말로 원했던 걸까…. 싶어서.

마츠자카: ……. 아…?

하시모토: 나는 동물들을 좋아하지만, 그거랑 내 재능은…. 별개로 생각하고 있거든.

마츠자카: 에…. 그렇, 구나….

- 뭔가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하시모토는 어쩌면 복잡한 사정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7, 8>

-이번엔 두 사람? 같이 있네.

마츠자카: 안녕. 난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잘 부탁할게.

???: 전 엔도 카린이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 나도! 난 엔도 카렌이라고 해냐! 잘 부탁할게냐☆

마츠자카: 성이 같다는 건…. 쌍둥이?

카렌: 그렇다냐! 나는 ‘초고교급 패션모델’이고, 카린은 ‘초고교급 디자이너’다냐!

카린: 뭔가 거창하게 소개되긴 했지만…. 그렇게 대단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마츠자카: 이미 키보가미네 신입생이라는 것에서부터 대단하다고 생각해.

- 엔도 자매는 집안에서 운영하는 회사 소속 모델과 디자이너에서 시작했다가 점차 실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인기를 얻으며 무소속으로 전향하고 각자가 꽤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카렌의 경우 그녀가 출현하는 패션쇼는 순식간에 표가 매진되고, 웬만한 패션잡지의 표지 주인공은 항상 카렌. 거기에 최근 다양한 방송에 나와 패션 팁을 알려주기도 하는 등 모델이자 방송인으로서 그 유명세를 더 올리고 있다.

- 카린은 의상뿐만 아니라 가구, 식품, 광고 디자인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이며 다양한 업체에 외주 디자인을 처리해주면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또한 최근 어린이 완구 디자인까지 시도하기 시작했는데 마냥 어린이 같지 않으면서도 아동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다시 한 번 그녀의 재능이 빛을 발했다,

- 이상, 두 사람이 출연했던 TV프로의 인터뷰 내용.

마츠자카: 그렇달까, 두 사람은 어쩐지 쌍둥이라고 하기엔 그렇게 많이 닮지는 않았네. 처음엔 보고 아예 타인이라고 생각했어.

카린: 음…. 확실히 저랑 카렌은 눈동자 색도 그렇고 머리 색도 그렇고 쌍둥이치고는 닮은 구석이 없기는 해요.

카렌: 너무하다냐!! 카린도 그렇고 우리 둘의 외모에 너무 관심이 없다냐! 자세히 보면 앞머리나 옆머리 같은 게 닮았다냐!

마츠자카: 아, 진짜네. 확실히 닮았어. 눈매도 조금 닮았다는 느낌.

카렌: 그치?? 봐 카린! 그렇게 너무 딱딱하게 굴 필요 없다냐!

카린: 우으, 미안해….

- 자매의 주도권은 카렌이 잡고 있는 건가? 아니면 카린이 단순하게 낯을 가리는 걸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서로 사이가 좋구나.

마츠자카: 그런데 둘 중 누가 더 언니야?

카린: 아 제가 언니예요. 카린이 동생이고.

마츠자카: 두 사람은 정말 서로를 아끼는 티가 나는 것 같아. 어쩐지 자매가 부러워지는걸.

카린: 으으…. 그렇게 말하면 쑥스러워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카렌: 그렇게 말해주니까 엄청 기뻐냐! 나, 카린이 정말 좋다냐! 마츠자카도 앞으로 잘 부탁해냐!

카린: 네…! 잘 부탁드려요.

마츠자카: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해. 카린, 카렌.

- 여러가지로 얘기하는 게 정말 즐거운 자매였어.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9>

???: 야호, 야호~! 난 쿠로마이 효에이! ‘초고교급 피겨스케이터’로 입학했어!

마츠자카: 아, 들어봤어! 온갖 대회에서 1등을 휩쓸고 다니는 유망주 국가대표 선수라고 하던데.

쿠로마이: 으헤헤, 쑥스럽네~…. 물론 사실이지만!

쿠로마이: 자랑 타임 잠시 가보자면~. 시니어 부문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 미래도 창창하고….

쿠로마이: 에이스인 동시에 출전하기만 하면 어떤 대회든 전부 금메달을 차지하는! 그런 초고교급 피겨스케이터가 바로 나랍니다~!!!

- 뭔가 톡톡 튀는 분위기…. 운동선수라면 떠올리는 열혈 분위기 그대로인 아이일지도 모르겠네.

마츠자카: 응, 그렇게 알고 있어. 역시 쿠로마이는 대단하구나.

쿠로마이: 헤헤헤…. 그러고 보니 너는 이름이 뭐야? 어떻게 입학했어??

마츠자카: 아아…. 나는 마츠자카 카나타야. 재능은 법학자로 입학했어.

쿠로마이: 우와! 신기해!! 카나타는 그럼 법에 대해 엄청 빠삭하겠네? 그치??

마츠자카: …. 어?

-방금, 이름으로…. 부른……?

쿠로마이: 앗…. 듣기 싫었어? 나, 같은 또래 여자애는 이름으로 부르는 게 버릇이라…!

마츠자카: 딱히 싫지는 않았어. 조금 놀란 것 뿐이라. 보통은 그러지 않잖아.

쿠로마이: 그건 그렇지…? 우웃, 그럼 고쳐야 하나?

마츠자카: 딱히 괜찮지 않아? 나름의 개성이기도 하고,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

쿠로마이: 진짜?! 앗싸~!!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할게 카나타!

마츠자카: 응, 나도 잘 부탁할게 쿠로마이.

- 엄청 밝은 아이였네. 같이 있는 나도 기운을 옮겨 받을 정도로. 조금 지나치게 활발한…. 그런 감은 좀 있지만.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10>

마츠자카: 반가워. 난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너는?

???: 일단……. 카타나 아이즈, 라고 한다. 잘 부탁하지.

마츠자카: 카타나? 그러면 스레드에 적혀있던 ‘초고교급 전사’가 바로 너야?

카타나: 그렇다고 보면 돼. 하지만 난 별로 그 재능을 좋아하진 않아. 재능이 전사라니, 말이 되냐고.

- ‘초고교급 전사’ 카타나 아이즈. 어린 시절부터 이름 모를 어느 해외의 투기장에서 살아왔으며 이제껏 살면서 단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하지 않은 무패 신화의 살아있는 전설. 그녀와 싸운 상대는 모두 죽음에 달한다고 할 정도로 강하다고 스레드에 적혀있다.

-하지만 그 스레드에서도 전부 소문을 적은 것뿐, 실제 그녀가 정확하게 어떠한 면에서 초고교급인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사실 전사라는 재능이 좀 무섭기도 하고….

카타나: 이봐, 무슨 생각을 하길래 뭘 그렇게 멍하니 있는 거야?

마츠자카: 아, 미안해. 잠시 카타나의 재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 워낙 생소한 재능이기도 하고, 초고교급일 정도니 얼마나 강할까 싶어서.

카타나: 흠…. 뭐, 확실히 전사라는 재능 자체는 지금에서는 아주 생소하고 어려운 재능일 테니까. 그러는 마츠자카 넌 법학자였나? 공부 꽤 했나 보네.

마츠자카: 어? 내 재능을 알아?

카타나: 내가 신입생이 되었다는 얘기 듣고 다른 어떤 녀석들이 또 신입생인가 대충 알아봤어. 정확하게 왜 초고교급인지는 모르지만 이름과 재능 정도는 숙지하고 있다고.

마츠자카: 그렇구나….

-카타나는 의외로….

마츠자카: 의외로 주변을 잘 신경 쓰는구나.

카타나: ……. 하아??

카나타: 아니, 그건….

카타나: ……….

마츠자카: 정곡을 찔렸구나.

카타나: 시끄러워. 하여튼…. 난 더는 할 말 없어. 그냥, 잘 부탁한다, 마츠자카.

마츠자카: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해.

- 방금 그 쑥스러워하는 표정, 정말 평범한 소녀 같았지. 의외였어.

- 남은 건 저 6명인 건가? 저들과 얘기해보자.

<11>

마츠자카: 반가워, 난 마즈자카 카나타라고 해. 재능은 ‘초고교급 법학자’.

???: 신죠 하야시입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마츠자카: TV에서 봤어. 몇백 수를 내다보는 세계 바둑 랭킹 1위의 천재 바둑기사.

신죠: 과찬이십니다. 저는 단지 예측하는 것이 취미고, 그 취미를 이용해 바둑을 하는 것뿐이니까요.

신죠: 그리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마츠자카 씨에 대해서도 여러 측에서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오히려 저로선 마츠자카 씨 쪽이 천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마츠자카: 띄워주는 건 고맙지만…. 난 천재가 아닌걸.

신죠: 뭐, 그렇다면 저희 둘 다 천재가 아니겠죠.

- 인정하는 게 빨라…!!

마츠자카: 그, 그렇게 되겠네. 생각해보니까 스레드에선 항상 앞을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수법으로 항상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하는데, 신죠는 한 번에 얼마 정도 내다보는 거야?

신죠: 글쎄요…. 그렇게 정확하지는 않지만, 평소엔 가볍게 140수 정도일까요. 조금 기합을 넣고 내다본다면 600수 이상을 볼지도 모르겠네요.

- 6, 600수 이상…?! 아니 그 이전에, 가벼운 게 140수라고??

마츠자카: 그거 예측의 범위를 넘어선 것 같은데…? 예측한 수가 맞지 않으면 또 거기서 몇백 수를 내다보는 거잖아….

신죠: 확실히 그거야 그렇지만 그렇게 거창한 예측도 아닌걸요. 다른 바둑기사들도 저랑 비슷하게 수를 내다보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마츠자카: 그런 거야?

신죠: 네, 그런 겁니다.

-그런데도 이긴다는 말은 역시 초고교급은 다르다 이건가?

마츠자카: 어쩐지 신죠의 얘기를 들으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신죠: ……….

-아, 이건…. 쑥스러워하는 건가?

신죠: 그러…. 신가요. 쑥스럽네요. 좀, 많이.

신죠: 자, 얘기가 길어졌군요.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마츠자카 씨.

- 명백하게 쑥스러워하는 거네. 거의 티는 잘 안 나지만.

마츠자카: 응, 나도 잘 부탁해.

- 마냥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기만 한 건 아니구나….

- 그나저나 바둑기사는, 원래 다 예측을 어마어마하게 하는 건가? 그정도면 예언도 가능할 것 같은걸.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12>

마츠자카: 반가워. 난 마츠자카 카나타야.

???: 난 ‘초고교급 보안기술자’ 키리야 스나오라고 해. 잘 부탁해.

- 키리야에 대해서는주변에서도 자주 들었다. 어떤 잠금장치든 최소한의 재료와 도구로 만들 수 있으며 어떤 장치든 여는 것,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축복받은 재능의 소유자.

- 최근 국가 보안부에 스카우트를 받았을 정도로 보안기술자 분야에서는 원탑. 그런 그녀가 이곳에 입학한 것이다.

마츠자카: 키리야도 여기에 입학했구나. 여기저기서 네 얘기 많이 하던데.

키리야: 쑥스러운걸~…. 나도 주변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막 대단하지는 않다고? 너는 그러니까, 법학자로 입학했지? 스레드에서 봤어. 뉴스도 봤고.

마츠자카: 뉴스?

키리야: 뉴스에서 고등학생의 나이로 법학자가 된 여학생이 있다는 기사가 있었잖아? 게다가 활약도 상당했지.

키리야: 그렇다면 키보가미네에서 눈독을 들일 것 같았는데 스레드에 마침 초고교급 법학자가 있길래 그게 너구나 싶었어. 스레드에 이름이 적힌 것도 물론, 한몫했지. 비빗, 하고 왔달까?

키리야: 난 집안이 보안회사 쪽이라 나름 연줄이 있어서 이쪽 재능을 개화시켰지만 마츠자카는 정말 본인 힘 그 자체로 해낸 거니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마츠자카: 그렇게까지 말해주면 쑥스럽네…. 나는 키리야가 말한 것 처럼 대단하지도 않고.

키리야: 자신감을 가져도 돼. 마츠자카는, 정말로 대단하고 장한 사람이니까. 나를 믿어보라고?

- 어쩐지 언니가 동생 대하는 느낌의 행동인데…. 키리야 한테 동생이라도 있는 건가?

마츠자카: 그렇게까지 말하니 나도 믿어야겠는걸. 그런데…. 너무 나를 동생처럼 보는 거 아니야?

키리야: 아하핫, 미안해. 나도 모르게 그만?

마츠자카: 정말이지….

마츠자카: 그런데 집안이 보안회사야? 그것까진 몰랐는걸. 어느 회사인데?

키리야: 음…. 잘 모를 수도 있고, 알 수도 있는 회사인데….‘미마모리 보안회사’라고, 알아?

- 미마모리 보안회사…?

마츠자카: 글쎄, 그렇게 많이 들어본 것 같지는 않아. 최근에 조금 들어본 정도? 거기가 키리야네 집안 쪽 회사야?

키리야: 응! 대기업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중소기업이야. 지금은 부모님이 아시는 지인분이 경영을 맡고 계시고.

마츠자카: 그렇구나. 앞으로 잘 부탁할게, 키리야.

키리야: 응응, 나도 잘 부탁할게 마츠자카.

- 키리야는 은근히 활발한 쪽에 속하는구나. 건너 듣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13>

마츠자카: 반가워, 난-….

???: 이 몸은 ‘초고교급 댄서’인 타키마 야요이 님이시다. 이 몸과 만난 것을 축복으로 알라고!

마츠자카: 저기, 나 말하고 있었는데?

타키마: 그런가? 딱히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살다 보니. 그래서, 너 누구라고?

마츠자카: …. ‘초고교급 법학자’, 마츠자카 카나타야.

타키마: 호오…. 공부 좀 해본 재능인 건가, 공부쟁이들은 별론데.

마츠자카: 그거,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들한테는 실례 아니야?

타키마: 공부를 잘 하면 뭐해, 체력도 별로고 자기 공부 잘한다고 으스대기나 하는걸.

마츠자카: 안 그런 사람들도 있잖아. 그런 말은 자제했으면 하는데.

타키마: …. 흥.

마츠자카: ……….

- 이 녀석, 대체 뭐야? 자기만 최고인 줄 아는 건가?

타키마: 이 몸에 대해선 스레드를 통해 알고 있겠지? 그것도 모른다는 답은 거절이야.

마츠자카: …. 어느 정도는, 알아.

타키마: 그래, 이 몸이 바로 세계적으로 톱 랭크의 실력을 자랑하며 다수의 팬도 확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국제 댄스 카니발 대회에서 3년 연속 1등에, 유명 셀럽들의 공연에 1순위로 초대될 만큼의 능력과 매력, 그리고 재능까지 가지고 있는…….

타키마: 너희같이 ‘미천하고 재능도 별 볼 일 없는 놈들’과는 전혀 다른 타키마 야요이라고? 안 그래? ‘법학자 양반’.

마츠자카: 너 진짜….

타키마: 더 할 말 없으면 이제 가지? 난 네놈이랑 할 말 없어.

마츠자카: 그래, 바라는 바야.

-첫인상도 별로였지만, 얘기하면서 더 기분 나빠졌어. 다시 얘기하고 싶지는 않은 녀석이야.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14>

???: 오! 자기소개야? 난 카게우치 카미오니! ‘초고교급 첩보 요원’이야. 잘 부탁한다고!!

마츠자카: 첩보, 요원…?

-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월등한 신체 능력, 키리야조차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없을 만큼 신출귀몰하며 의뢰 달성률 100%의 신화적인 수행력.

- 뉴스에서도 항상 그에 관한 내용이 끊이질 않고 높으신 분들도 관심을 가질 만큼 뛰어난 능력까지. 첩보 요원으로서 유명하다는 것은 분명 마이너스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들키지 않았다고 했어.

- 어떠한 의미에서 진정한 초고교급이라 불릴 수 있는 첩보 요원….

- 이상, 키보가미네 학원 스레드.

카게우치: 그러고 보니 네 이름을 못 들었네. 이름 뭐야? 재능은?

마츠자카: 아, 나는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초고교급 법학자로 입학했어.

카게우치: 그럼 공부 잘 하겠다! 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만 해서 그다지 공부를 잘한다거나 그러질 않거든. 오히려 못 한다는 쪽이려나?

카게우치: 그렇지만 체력은 내가 더~ 위에 해당할 테니까! 그런 면에선 1승!

마츠자카: 그렇겠네. 그렇지만 내가 체력이 아예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카게우치: 물론! 공부 오래 하려면 체력이 어느 정도 필요 하단 거, 의뢰 수행하면서 대충 들어서 알고는 있어. 단지 내가 공부에 별로 정이 없는 것도 있고~?

카게우치: 키보가미네가 나를 어떻게 찾았는지는 별개로 치지만, 역시 여긴 대단해! 엄청난 재능들을 한 곳에 모아둔 거잖아! 게다가 서프라이즈 파티까지! 으아~~!! 불타오르고 있다고~!!

마츠자카: 진정해. 아직 서프라이즈 파티인지 확실한 게 아니잖아. 조금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카게우치: 아, 그런가!

- 대책이 없구나….

카게우치: 아무튼! 잘 부탁할게, 마츠!

마츠자카: 마츠…?

카게우치: 마츠자카 카나타니까 마츠! 괜찮지 않아?

마츠자카: 글쎄…. 아무튼 나도 잘 부탁해.

- 카게우치는 여러가지로 지치질 않는구나…. 앞으로 기대되는 클래스 메이트려나.

- 그럼, 다음은 누구랑 대화해볼까…?

<15>

마츠자카: 안녕, 마츠자카 카나타라고 해. 초고교급 법학자.

???: 음……. 난 초고교급 감독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지와루 이즈미야. 잘 부탁할게.

이지와루: 마츠자카라고 부르면 될까?

마츠자카: 응. 얼마든지. 이지와루는 어쩌다 초고교급 감독이 된 거야?

이지와루: 글쎄. 그냥 아시는 분이 감독을 추천하셔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영화사 사장이 되어있고, 초고교급이 되어있었어.

- …. 그게 되는 건가?

이지와루: 흥행 보증 감독이니 어쩌니 하면서 유명한 배우들이 러브콜을 하기는 했는데…. 나 그렇게 대단하진 않은걸. 그냥 단순하게 운이 좋았던 것 뿐이야. 다른 초고교급들과는 달라.

마츠자카: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운으로만 끝나지 않을 만한 업적들인걸?

이지와루: 그런가…? 잘 모르겠어.

이지와루: 그렇게 말하는 마츠자카도 열심히 했으니까 초고교급이 된 거잖아. 나는 마츠자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

마츠자카: 그렇게 말해주니 쑥스럽네. 칭찬 고마워.

이지와루: 나야말로 고마워. 앞으로 잘 부탁할게. 아, 그런데 혹시….

- 혹시…?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이지와루: 좋아하는 영화 장르, 있어?

마츠자카: ……. 응?

- 영화라고? 뜬금없이??

이지와루: 좋아하는 영화 장르들을 모아서, 아이디어랑 소재를 이것저것 듣고 싶거든. 혹시 생각난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마츠자카: 응? 아아…. 알겠어. 생각나면 말해줄게.

- 의외로 이지와루는 독특한 느낌이네. 어떤지 새로운걸.

- 자, 이제 자기소개는 다 끝난 것 같네.



..............



신죠: 그러고 보니 여러분, 다들 키보가미네에 들어오시면서 이상한 점 눈치채지 못하신 건가요? 2층으로 올라는 계단도 막혀있고, 1층도 다 개방된 것이 아니었습니다만.

미즈시마: 맞아…! 뭔가 무섭게 생긴 감시카메라하고 총처럼 생긴 것도 있어서….

- 감시카메라에 기관총? 아, 생각해 보면 있었던 것 같기도….

이나즈나: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건가?

카게우치: 엥? 그런 게 있었어?! 나 전혀 못 봤는데!!

이시조라: vraiment? 나도 못 봤어!

타키마: 네놈들은 관찰력이라곤 조금도 없는 거냐?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는걸 왜 모르는 건지 원. 한심해 죽을 지경이군.

카타나: 하아…? 너, 그따위로 말 하는 거 관두지 그래? 듣는 사람 기분 나쁘거든?

타키마: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카타나: 저게 진짜….

세나: 진정해. 지금은 현재 상황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게 더 우선이야. 그리고 우선 우리는 서로 클래스메이트니까 적어도 서로에 대한 배려 정도는 갖추라고.

카이도: 오올~. 탐정 씨 멋진데~~. 이번엔 탐정 씨의 마음을 슬쩍?

세나: …. 넌 시끄러워.

키리야: 자자, 대화가 엇나가고 있잖아. 다들 잡음은 이 정도쯤에서 끄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카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중요한 이야기인 만큼 집중해야죠.

카렌: 이하동문이다냐! 서프라이즈 파티인 것 같기는 하지만 역시 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냐!

하시모토: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신죠…? 얘기, 계속해줘….

신죠: 감사합니다, 하시모토 씨. 그럼 제 이야기를 계속할까 싶습니다.

신죠: 미즈시마 씨 말대로 감시카메라와 기관총으로 보이는 오브젝트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눈치채신 분이 있으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츠자카: 설마, 현관?

카게우치: 현관?? 거기에도 뭔가 있었던 거야?

마츠자카: 그게 나도 자세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뭔가 일반적인 현관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좀 있었달까…. 괴리감이 있기는 했지.

이지와루: 아, 맞아. 나도 한번 둘러볼 겸 카메라에 녹화해봤는데 확실히 분위기 자체는 평범한 학교 현관이랑 다르긴 했어.

쿠로마이: 으음~…. 키보가미네 학원은 여러 가지로 특이한 학원이잖아? 그러니까 현관은 그냥 키보가미네만의 독특한 무언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나즈마: 그렇다고 보기엔 1층의 분위기 자체가 학교와는 거리가 멀었다. 혹시 교실 안에 들어가 본 사람 있는가?

키리야: 나 교실에 한번 들어가 봤어. 생각해보면 교실도 뭔가 이상했지….

하시모토: 교실…. 맞아. 나 들어가 봤는데, 교실에도 감시카메라에, 기관총…. 그리고 창문도 철판으로 막혀있어서….

카이도: 그런 거면 뭔가 이상한데? 감시카메라는 보안이라고 퉁쳐도 기관총이랑 철판은 아무래도 수상하단 말이지.

타키마: 흠, 어떤 조직이 이 몸을 노리고 네놈들은 덤으로 치면서 납치한 거 아닌가?

카렌: 그,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 말라냐!! 만약에, 만약에 진짜면….

카게우치: 어이, 어이. 진짜일 리가 없잖아? 어차피 다시 원상복구 될게 뻔하고…! 키보가미네는 되게 특이한 학원이라며?? 그러니까 아무 문제 없을 거야!

-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는 그때였다.

- 모든 일의 서막이 시작된 것은.



[끼기기기긱]

[쿠웅]



이시조라: 꺅?!

카타나: 방금은 대체 어디서…!

마츠자카: 현관 쪽이었어!

세나: 느낌이 좋지 않아. 서둘러 가야 해!!

- 갑작스럽게 들린 소리에 우리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현관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



신죠: 이게 무슨….

하시모토: 현관이, 막혔어….

카린: 세상에 이럴 수가…. 누가 이런 일을….

미즈시마: 이게 뭐야…. 무서워….

타키마: 어이, 기술자. 저거 어떻게 안 돼? 너 저런 거 빠삭할 거 아니야. 재능이 그거잖아!

키리야: 내 재능은 메카닉이 아니라고? 그래도 도구랑 정보만 있으면 어떻게든 될지도….

카게우치: 정 안되면 힘으로 하는 것도 할 수 있지 않아? 여기 힘 쓰는 사람들 많으니까!

이나즈마: 음, 힘에는 어느 정도 자신 있다만.

카타나: 딱히 다칠 것 같지는 않기도 해. 해 봐?

마츠자카: 아니, 아니, 다들 진정해. 당장 혼란스럽긴 하겠지만 차분하게 의논해보자.

이지와루: 마츠자카 말이 맞아. 중구난방 해봤자 도움 되는 건 없다고.

카렌: 우읏, 이거 뭐야….무서워냐….

이시조라: 정말로 이게 fête surprise란 말이야?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하잖아!!

세나: 다들 진정하라니까…!!

- 한번 파문이 일어난 혼란은 쉽게 가라앉을 줄 모르고 계속 그 크기를 부풀려갔다. 세나와 내가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해봤지만 진정이 될 리가 없었다.

- 혼란과 공포에 휩싸여 어쩔 줄 모르는 무리,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문을 부수려는 무리, 그리고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무리….

- 우리는 제각각 나뉘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었다.

- 그리고, 그 혼란을 더 가중시키는 그 소리가 들렸다.



[지지지지지직]

[띵, 동, 댕, 동]



???: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교내 방송, 교내 방송…!

???: 괜찮으려나? 너희들, 잘 들리고 있어? 에흠, 그럼 그럼….

- 이러한 상황을 비웃듯 한없이 밝고 명랑한, 경솔하고 엉뚱하기까지 한 목소리.

- 하지만 어딘가 꺼림칙한 목소리에…. 나는 불쾌감을 느꼈다.

-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사고 현장에서 울리는 웃음소리 같달까. 참으로 지독한 불쾌감이었다.

???: 에, 키보가미네 학원의 신입생 여러분. 지금부터 입학식을 하고자 하니….

???: 조속히 체육관으로 집합해주세요~! 빨리 오는 게 좋다구?

???: 오지 않으면 벌이 기다리고 있다구~? 에흠, 그런고로, 잘 부탁해!

카렌: ………….

미즈시마: 입학식…. 이라고 했지…?

카게우치: …. 뭐야~! 결국 서프라이즈 파티다 이거잖아! 괜히 놀랬구먼!!

쿠로마이: 우움, 그래도 뭔가 꺼림칙해. 모니터에서 나오는 목소리, 엄청 삭아서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아닌 이상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하시모토: 근데…. 안 가도 문제 아니야…? 벌이 기다리고 있댔으니까….

신죠: 그럼 전 가겠습니다. 제 감이지만, 가지 않으면 기관총이 작동될 듯하니까요.

카렌: 그…. 그건 싫어어!! 카린 가자…!!!

카린: 잠, 카렌…?!

이시조라: Je déteste ça, 어쩔 수 없으니까….

이지와루: 정말 영화 같은 상황이 벌어진 느낌인걸. 카메라 녹화해야겠다.

키리야: …. 불안하지만,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지.

미즈시마: 우으, 무서워….

마츠자카: 괜찮을 거야. 그냥 평범한 입학식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걱정 말고 나랑 같이 가자.

미즈시마: 마츠자카 양…. 응…!

쿠로마이: 나도 같이 가자! 혼자 가기는 영 무섭다 보니~….

마츠자카: 응, 얼마든지.

- 나는 그렇게 미즈시마와 쿠로마이와 같이 체육관을 향해 걸어갔다.



[터벅터벅]

[끼익]



마츠자카: 이건….

쿠로마이: 그냥 평범한 입학식 아니야?

미즈시마: 어…. 아마도 그런 것 같은데…?

타키마: 네놈들 늦다고. 그러다 벌 받아서 죽었으면 딱 너희에게 어울리는 최후였겠지만?

카타나: 저, 저, 말 하는 꼬라지 진짜….

세나: 너희 진짜 그만 좀 싸워. 언제까지 그럴 건데?

카이도: 탐정 씨~. 그냥 포기하는데 빠를 것 같지 않아? 저 둘 싸우게 내버려 두자~.

이나즈마: 나도 동의하지. 그리고, 여차하면 내가 저 둘을 뜯어말리면 되니 너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군.

세나: 그래…. 내가 포기해야지….

- 세나도 여러 가지로 고생이구나.

- 체육관에서의 평범한 입학식 같은 광경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긴장이 풀려 어느새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그리고, '그것'은 전조도 없이 갑자기 시작되었다.

???: 어~이! 다들 모인 거야? 흐흠, 그럼 시작할까나?



[뾰옹]


이시조라: 에…?

카린: 인형, 인가요?

???: 인형이 아니라구!!

???: 나는, 모노쿠마란 말이지!

???: 너희들의, 그리고 이 학원의 학원장이란 말이다~앗!!

- 살면서 이렇게까지 무언가에게 시선을 빼앗긴 적이 있었을까.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 그렇지만, 설마 그 시선을 뺏은 정체가….

- 저런 괴상하게 생긴 무언가라니!!

모노쿠마: 그런고로! 앞으로 잘! 부탁해☆

미즈시마: 히, 히이이익!!!??

키리야: 저, 저거 뭐야 대체!! 인형이 말을 한다고?! 아니, 기계?? 저거 어떻게 된 구조인 건데?!

카게우치: 우와아악?!?!?!

하시모토: 쿠마…? 그럼, 곰…?

이나즈마: 정신 차려. 저게 곰일 리가 없잖아. 모양만 곰이라고.

- 한없이 밝고 명랑하며 경솔하고 엉뚱하기까지 한 목소리…. 이상할 만큼 어딘가 묘하게 과장된 행동….

- 내가 느꼈던 불쾌감은 어느새 끝없이 바뀌고 바뀌어 명백하게 공포로 바뀌었다.

세나: 진…. 진정해! 저 인형 어딘가에 스피커라든지 그런 게 있을지도…. 키리야! 저거 분해해 보면 안돼??

모노쿠마: 저기 말이지, 인형이 아니라니까….

모노쿠마: 난 모노쿠마!! 이 학원의 학원장이라구!?

모노쿠마: 그리고 분해라든지 그런 거 해버릴 거면 그 전에 침대에서 뜨겁고 끈적한 밤을 보내게 해주고 분해해! 내 속까지 전부 다 보여줄 테니~!

키리야: 으웩…. 필요 없어….

카이도: 으와아?? 움직였다!!!

카렌: 뭐야 무서워!!! 카린 나 살려줘~~~!!!

카린: 진정해 카렌…! 일단 심호흡...!

이지와루: 이게 무슨…. 설마 영화 소품 같은 건가? 기계라든지, 그런 거??

신죠: 이것까지는…. 예상을 못했네요. 설마 저런 영문 모를 무언가가 나타나다니….

모노쿠마: 너무하구만…. 기계나 그런 거 아니래두…. 심연 끝까지 가라앉을 만큼 크나큰 상처야….

모노쿠마: 난 말이지, 세계구급 기술자가 와도 울 수준의 원격조작 시스템이 탑재되었단 말이지? 그래서….

모노쿠마: 라고 해도 동심 파괴 발언은 하지 말란거지곰!!

하시모토: 곰….? 역시 진짜로….

신죠: 그러니까 진짜 곰이 아니란 말입니다.

모노쿠마: 그럼 그럼! 슬슬 시간도 시간이니 시작해볼까나~후딱 진행할 거야!

쿠로마이: 캐릭터, 바뀌었는데…?

모노쿠마: 자자, 다들 정숙히! 에, 그러니까….

모노쿠마: 기립, 경레! 너희들, 안녕하세요☆

타키마: …….

이시조라: ……….

모노쿠마: 그럼 지금부터! 키보가미네 학원 신입생들의 영광스러운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노쿠마: 가장 먼저! 지금부터 시작될 너희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모노쿠마: 너희들은 재능이 정말 차고 넘쳐나서 정말 뛰어난 초고교급이죠! 그런 너희들이야말로 '세계의 희망'이 아니겠어?

모노쿠마: 그리고! 그러한 희망들을 보호하기 위해 너희들은~

모노쿠마: 오직, '이 학교 안에서만' 공동생활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모노쿠마: 다들 사이좋게! 그리고 행복하게 질서를 지키며 지내도록!

마츠자카: 뭐, 라고…?

모노쿠마: 그리고 말이지? 공동생활의 기간은~….

모노쿠마: 없습니다! 즉, 여기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 이 말씀! 그것이 바로 너네들의 학교 생활!

미즈시마: 평생, 여기서…??

세나: 어이, 장난도 정도껏 치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모노쿠마: 아아~. 예산은 걱정 마! 엄청 풍부하거든! 너희들은 부자유가 아니란 말이지?

카게우치: 그게 아니잖아!!

키리야: 말이 안 되잖아. 평생 여기서 살라니…!

하시모토: 거짓말…. 인 게 분명하겠지.

모노쿠마: 나는 거짓말 따위 안 해!! 나는 순백의 깨끗하고 결백한 말만 한다구!!!

모노쿠마: 으음~…. 일단 혹시나 해서 말해두지만! 바깥과는 키보가미네의 자랑인 기술로 완벽하게 차단해뒀으니까?

모노쿠마: 바깥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걱정 없이 살 수 있어!

마츠자카: 그렇다면 그 철판들은 설마 우리를 여기에 가두기 위해서… ?!

모노쿠마: 정답입니다~.

모노쿠마: 그러니 아무리 도와달라고 외쳐도, 너희들을 구조하러 올 사람은 없어.

모노쿠마: 너희들은 이 학교에서만의 생활을 마음껏 즐기면 되는 거야☆

이나즈마: 이봐, 아무리 서프라이즈 파티라고 해도 이건 좀 도가 지나친다고 생각한다만.

카타나: 농담이라면 정도껏 해라. 이 이상은 나도 안 봐준다.

모노쿠마: 흐음~…. 다들 의심이 많구나? 아까부터 거짓말이니, 농담이니, 말이 안 된다니...

모노쿠마: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거려나. 요즘 세상은 의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니까.

모노쿠마: 상관없어. 사실 여부는 나중에 너희들이 스스로 확인하는 게 좋으니까.

모노쿠마: 그리고 그때 알게 되겠지. 내 말이 거짓 하나 없이 깨끗한 순수 100%의 진실이라는 것을!!!

쿠로마이: 그래서는 안돼…! 곤란하단 말이야!!

모노쿠마: 근데 너희도 참 이상하네~? 너희들이 원해서 이 키보가미네 학원에 온 주제에 입학식도 안 끝났거늘 돌아가고 싶다고 하고 있잖아.

모노쿠마: 그래도 뭐어…. 딱히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 여기서 나가는 방법.

이시조라: vraiment? 거짓말 아니야?

모노쿠마: 물론이지! 이 슈퍼 미라클한 학원장인 나는 학교에서 나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어떤 특별한 규칙'을 둔 것입니다~!

모노쿠마: 그것은 바로 '졸업'이라는 규칙입니다!!!

모노쿠마: 그러면 이 졸업에 대한 것을 설명할게?

모노쿠마: 너희들은 이 학교에서 평생 공동생활을 하며 질서를 지키는 것이 의무이지만...

그 질서를 어긴 사람이 나가게 되었을 경우엔 그 사람은 학교에서 나가게 됩니다!

모노쿠마: 이것이 바로 졸업~! 이라는 규칙인 거지.

신죠: …. 그럼, 그 질서를 어긴다는 것의 의미는?

모노쿠마: 우뿌뿌뿌…. 그건 말이지….

모노쿠마: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야….

세나: 사, 살인을…??!!

모노쿠마: 척살, 박살, 참살, 화형, 압살, 교살, 수장, 독살, 폭살, 암살….

모노쿠마: 높은 곳에서 떨어트려 죽이거나, 전기로 찌릿찌릿하게 죽이거나, 꽁꽁 얼려서 죽이거나, 어디 가둬서 굶겨 죽이거나, 신체 부위 하나를 잘라 과다출혈로 죽이거나…. 죽이는 방법은 상관없습니다.

모노쿠마: '오직 누군가를 살해한 학생만이 여기서 나간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규칙이야!

모노쿠마: 최악의 수단을 이용해 가장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모쪼록 다들 힘내주세요~!

마츠자카: …….

- 순간 온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식은땀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았다.

- '오직 누군가를 살해한 학생만이 여기서 나간다'. 이 말을 들은 순간,

- 주체할 수 없는 두려움이 내 온 몸을 타고 머리 끝까지 피어오르는 느낌이었다.

모노쿠마: 우뿌뿌…. 이런 흥분도 높은 스릴은 평범한 것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지….

모노쿠마: 너희들은 '세계의 희망'이잖아? 아까도 말했고.

모노쿠마: 그런데 그런 희망들이 서로 죽이는 절망적인 상황이라니….

모노쿠마: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설렌다고~~!!

타키마: 뭐…. 뭐라는 거야?! 서로 죽이라니, 무슨 개소리를…!!

모노쿠마: 개소리라니? 나는 곰이니까 곰소리라고?

미즈시마: 그게 아니야…! 어째서, 어째서 우리가 서로 죽여야 하는 건데?!

카렌: 그래냐!! 빨리 내보내줘냐……!!

모노쿠마: 흐응?

모노쿠마: 말 같잖은 소리나 하고 앉아있네. 헛소리 같은 헛소리만 지껄이고 있어!

모노쿠마: 멍청하고, 아둔해. 한심해!!

모노쿠마: 같은 말을 아까부터 계속 지껄이고 있고…. 뭐가 내보내 줘야.

모노쿠마: 알아들어?? 앞으로는 여기가 너희들의 집이고 학교이고 사회야.

모노쿠마: 원하는 만큼, 마음껏!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죽이라고!!!!

카린: ….

카게우치: ……….

카타나: …. 정도껏 하라고, 말 했을 텐데.

-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우리들 사이에서, 카타나가 서늘한 목소리로 모노쿠마 앞에 섰다.

카타나: 말귀 못 알아듣나? 너, 누군지는 몰라도 도가 지나쳤어.

모노쿠마: 호요요? 난 사실을 말한 것 뿐이라고? 넌 재능이 전사고 다른 애들을 쉽게 죽일 수 있는 메리트를 가졌으면서 왜 그래?

카타나: 이 자식이 진짜!!!!

- 그 말을 끝으로, 카타나는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볼 수 조차 없는 속도로 모노쿠마에게 달려가….

카타나: 사람 생명 가지고 그러는 게 재밌냐?! 어디서 장난질이야!!!

카타나: 너 오늘 잘못 걸렸어. 네 정체가 뭐고, 뒷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카타나: 오늘 너를 가루도 남지 않게 박살 내고, 네 뒷사람도 산산조각 내주겠어!!!

- 모노쿠마의 멱살을 잡아 당장이라도 던질 것 처럼 들어 올렸다.

모노쿠마: 아앗?! 학원장에 대한 폭력은 규칙 위반이라고??

카타나: 학원장 좋아하시네. 당장 저 문 열어! 안 그러면 내가 힘으로라도...

모노쿠마: ……………….

카타나: 무시하지 마!! 어이, 당장 대답 안 해?!

모노쿠마: ……………….

카타나: 대답 하라고!! 이상한 소리 내지 말고!!!!

키리야: !! 위험해, 당장 던져!!

카타나: 그게 무슨….

카타나: …!!

- 키리야의 말에 카타나는 무언가를 직감했는지 갑자기 표정이 바뀌더니 모노쿠마를 저 멀리 던졌다. 그리고 그 직후.



[퍼-엉]



이지와루: 포, 폭발이라고??

카타나: 위험했다…. 저 녀석이 말 안 했으면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하시모토: …. 뭐야, 저거….

세나: 이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거야… ?

- 귀가 울릴 정도의 폭발음, 코를 찌르는 화약 냄새. 영화나 TV에서 볼 법한 그런 폭발이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발생하자 나를 포함한 모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카린: 하지만…. 이 정도 폭발이면 저 모노쿠만가 하는 인형도 무사하지 못할 텐데….

모노쿠마: 그러니까 인형이 아니래도?!



[뾰옹]



이시조라: 꺅?! 또 나왔다??

카타나: ……. 진짜였군. 죽이려 했던 건.

모노쿠마: 당연한 거 아냐? 교칙은 어기면 안된다고. 설마 안 죽일 거라고 생각했어?

모노쿠마: 이번엔 가볍게 경고로만 넘어갈 테니 주의해. 교칙 위반의 벌은 저얼대 가볍게 끝나지 않으니까!!!

신죠: 좀 의문이 듭니다만…. 당신 같은 것들, 얼마나 더 있는 거죠?

모노쿠마: 모노쿠마는 없는 곳이 없고, 학교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모노쿠마: 또한 학교 내부에는 감시카메라도 같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모노쿠마: 교칙을 어기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 즉시 아주아주 살벌한 벌을 발동할 거니까!!

모노쿠마: 다음은 없어! 그러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거야…. 우뿌뿌뿌….

카게우치: 이건, 이건 완전 엉망진창이잖아…!

모노쿠마: 에에~. 마지막으로 입학을 축하하기 위한 작은 선물을 여러분께 준비했습니다!

모노쿠마: 이 학교의 학생 수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흠…. 전자 패드 수첩이랄까? 멋지지??

모노쿠마: 전자 패드 수첩은 앞으로의 생활에서 정말정말 중요한 물건이 될 거야. 그러니까 분실하지 말고 꼭 가지고 다녀야 해??

모노쿠마: 가동될 때는 자신의 본명이 뜨고, 자신의 개인정보도 착실하게 입력되어있으니까 꼭 확인해.

모노쿠마: 단순히 수첩 이상의 물건이지만…? 우뿌뿌….

모노쿠마: 참고로 그 수첩, 완전 방수에 완전 방탄이야! 절대 고장이 안 나게 특별히 만든 거라고?

모노쿠마: 내구성도 뛰어나서 10톤으로 깔아뭉개도 안 부서져!

모노쿠마: 교칙도 적혀있으니까, 다들 꼭 읽어야 해? 안 읽으면 손해인데다, 교칙 위반은 용서 안 할 거야!!

모노쿠마: 그럼! 이로써 입학식은 모두 끝~! 난 이만!



[뾰옹]



- 그렇게 모노쿠마는 멍해진 우리만을 남기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미즈시마: 다들, 이거…. 어떻게 생각해…?

카이도: 어떻게 생각하고자시고…. 전혀 모르겠단 말이지~? 지금 상황 이해되지도 않고.

이시조라: 여기서 평생을 살라거나, 서로 죽이라거나….

카렌: 그런 거 싫어냐~~!!! 무서워!! 집에 가고 싶어…!!

타미카: 애처럼 질질 짜지 마. 듣기 거슬리니까.

카린: 타키마 군, 카렌한테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혼란스러운 것 뿐이니까요.

세나: 다들 진정해. 지금은 상황을 정리하는 게 우선이야.

신죠: 저도 동의합니다. 우선 지금의 상황을 정리해보도록 하죠.

이나즈마: 모노쿠마의 말에 의하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 셈이다.

하시모토: 여기서, 기한 없는 공동생활을…. 다 같이 보내거나….

이지와루: 나가기 위해, 누군가를 죽인다…. 였지.

키리야: 키보가미네로 알고 들어온 이 장소는 더없이 수상하고, 출구도 막혔어. 게다가 갑자기 서로 죽이라니…. 이게 무슨….

카게우치: 그래!! 거짓말이야. 거짓말일게 뻔해!!

카타나: 거짓말이면 좋겠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야.

카타나: '이 안에 그 이야기를 진심으로 받아들인 녀석이 있는가', 그것이 문제지.

- 그 말에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게 되었다.

- 우리는 침묵 속에서 천천히 서로를 보고 있었다.

- 그 시선은 더 이상 처음과 같은 시선이 아니었다. 의심과 적의, 불안이 뒤섞인 시선이었다.

- 그리고 나는, 모노쿠마의 규칙이 의도한 것을 깨달았다.

- '누군가를 살해한 학생만이 여기서 나간다'….

- 그 말은 분명 우리의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을 심어놓았다.

- '누군가, 배신하진 않을까?'

- 그렇게 나는 이곳에서의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평범한 학교생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이 학교는 '희망의 학교' 같은 것이 아니었다.

- 그래, 여기는….

- '절망의 학교'인 것이다.

[Prollog-절망 입학식 클리어!]

살아남은 인원-16명

[선물-키보가미네 학원 반지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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