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오대만/파트너

동오대만/슈뢰딩거의 정대만

가센 동댐/파트너 (2)

  • 가이드 최동오 X 센티넬 정대만

  • 초단편 연작입니다(아마도)

솔직히 사람이 맞기는 한지 궁금했었다. 입 밖으로 꺼낼 말은 아니지만.

 

최동오는 정대만을 예비 파트너로 배정받은 날 정보 공개 포털 사이트에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석 달 전 정대만의 평가 등급은 C였다.

 

최동오는 침착하게 새로고침 버튼을 클릭했다. 하지만 눈을 씻고 다시 봐도 C였다. 석 달 전에 C급이었던 사람이 이제는 S급이랬다.

 

상세 기록을 확인하려 했으나 열람 권한이 없었다. 최동오는 검색창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옮겼다. 가장 먼저 프로필이 떴다. 스크롤을 내리자 3년 전에 작성된 뉴스 기사가 보였다. 자극적인 제목이었다. 미리보기 사진 속 소년은 피곤하고 예민해 보였다.

 

최동오는 그제야 정대만을 알아봤다. 그가 아는 사람이었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름이 익숙했다. 유명인들이 으레 그렇듯 소식이 들리지 않게 되면서 기억에서 잊힌 것이다.

 

굳이 기사를 클릭해 보지는 않았다. 전문을 읽지 않아도 내용을 알 것 같았다. 그의 모든 업적은 그날의 비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가 됐을 것이었다.

 

최동오는 도망치듯 뉴스를 최신순으로 정렬했다. 일주일 전에 작성된 기사를 클릭했다. 첨부된 사진 속 정대만은 여전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 이후 오늘까지 정대만에 대해 찾아보지 않았다. 최동오는 다만 잇따른 폭주 이후 잠적했다가 돌아온 S급 센티넬이 인격파탄자가 아니기를 바랐다.

 

동오대만/슈뢰딩거의 정대만

 

분명 긴장했었는데, 어느샌가 말을 놓고 있었다.

 

괜히 걱정했다 싶었다. 정대만은 정말 친절했다. 그는 파트너 신고가 처음인 최동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조금도 귀찮아하지 않았다. 길 잃지 말라고 손까지 잡아줬다.

 

파트너 배정은 상성 정도가 높은 순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웬만하면 배정받은 대로 신고한다는 정대만의 설명을 들은 최동오는 의문스러워졌다. 파트너라고는 하지만 센티넬이 일방적으로 가이드에게 목숨을 맡기는 관계인데, 초면인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괜찮은 건가?

 

하지만 정대만은 망설임 없이 신고서를 작성했다. 최동오의 뭘 보고 저러는지 알 수 없었다. 최동오는 걱정스러워져서 물었다.

 

"괜찮겠어? 우리 방금 처음 만났잖아."

 

정대만은 펜을 놀리며 대답했다.

 

"응. 난 너 좋아."

 

그렇다면야 할 말이 없었다. 최동오는 자신 역시 좋은 파트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제 몫을 다 작성한 정대만이 물었다.

 

"나랑 파트너 하기 싫어?"

"아니, 네가 싫을까 봐."

 

최동오는 제 몫을 다 작성한 정대만한테서 신고서를 건네받았다. 그는 뒷장에 나열된 작성 방법을 꼼꼼히 훑고 앞장으로 돌아왔다. 센티넬 인적란에는 정대만의 이름이 깔끔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최동오는 정대만의 이름 옆, 가이드 인적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빈칸을 모두 채운 뒤에는 도장을 꺼내 찍었다.

 

정대만은 신고서를 집어 들며 말했다.

 

"무르고 싶으면 신고서 제출하기 전에 말하라고 하려 했거든."

 

느릿한 목소리였다. 최동오는 긴장하여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정대만은 미간을 찌푸리며 웃었다.

 

"근데 손만 잡아도 좋아서 안 되겠다. 너 내 가이드 해라, 동오야."

 

최동오는 대답했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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