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연성
유료

너도 알고 있잖아.

변덕스런 날씨였다. 우산을 썼었고, 그 다음 날은 송골송골 솟아오르는 땀에 기분이 나빴고, 어제는 바람에 날아갈 뻔 했고, 오늘은 콧등에 작은 눈송이를 맞았다. 모카는 콧잔등에 앉아 시야 한 곳을 하얗게 가린 것을 고개를 내저어 털어냈다. 후드점퍼의 주머니에 깊게 쑤셔 박은 손을 빼지 않고 옷 째로 올려 흐트러진 후드를 정리한다. 흔들린 시야에 눈을 몇 번 깜박이니 땅에 닿는 대로 녹아버린 잔해가 작은 웅덩이가 된 것이 몇 개 있었다. 날은 추웠으나 걷는 걸 재촉하진 않는다. 모카는 특유의 움직임으로 웅덩이를 피하며 언제나의 보폭으로 연습실로 향한다. 연습실에는 약속 시간에 빠듯하게 도착할 터이니 란이 있을 것이다.

 

“아, 모카.”

“모카, 어서와~.”

모카가 연습실 문을 열자 기타를 조율 중인 란이 보였다. 히마리도, 토모에도, 츠구미도 있었다.

“라안~.”

모카는 곧바로 돌격해 뒤에서 끌어안듯 후드집업 안으로 란을 넣었다. 란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 칭얼댄다.

“잠깐, 모카!”

“모카쨩 너무 추웠어~. 길에서 얼어죽는 줄 알았어~.”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뻣뻣해져 꿈틀대는 움직임에 모카의 입가에서 웃음이 샌다. 끌어안은 팔에 더 힘을 주고 란의 볼에 제 고개를 부볐다.

“싫어. 춥단 말이야~. 란 난로는 최고라구?”

“모카. 추운 건 알겠지만 이제 연습 시작해야지?”

뒤에서 쾌활하게 웃던 토모에가 드럼스틱을 한 번 맞부딪쳐 소리를 내니 후드집업으로 뭉쳐진 둘을 제외한 모두가 익숙하게 자세를 잡는다. 네네, 대답한 모카는 란을 풀어주고 기타를 멘다. 붉어진 얼굴로 분주히 머리며 옷을 정리하는 란이 곁시야에 잡힌다. 제 체온을 되찾은 모카는 줄을 한 번 튕겨 소리를 냈다.

“준비 완료~ 입니다~.”

연습실 내에 반 박자 늦은 란의 노랫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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