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덷무대해

Difference

2020.02.23 / 앙상블 스타즈 - 사쿠마 레이 드림

드림 전력 「깜짝상자」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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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이, 다름 (↔similarity) 

2. (양의) 차이 


사쿠마 레이는 생각했다.

감정에도 색이 보인다면 메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은 아주 검고 붉은 색일 것이라고. 그렇다면 메이가 보는 자신에 대한 감정은 어떤 색일까, 아마 메이의 반짝이는 금빛 머리카락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메이에게 어울리는 그런, 아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파스텔톤이 아닐까.

 

“선배?”

 

자신을 올려다보는 저 파란 눈동자를 보면 레이는 자신이 품은 이 감정의 농도를 아주 연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감정을 그대로 풀어놓는다면 저 보기 좋은 색도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버리게 될 테니까. 그건 사쿠마 레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누?”

 

“아뇨, 선배야말로 저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고 있잖아요.”

 

“아가씨가 너무 귀여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구먼.”

 

메이는 또 그런 식으로 말한다며 툴툴거리긴 했지만, 귓가가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 것이 절로 손을 뻗고 싶게 만들었다. 천천히 메이를 보고 있으면 레이는 절로 입가의 미소가 번졌다.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에 절로 손이 입가를 가렸다.

 

“아가씨는,”

 

“네.”

 

“아가씨는 언데드가 좋아졌누?”

 

“네! 당연하죠!”

 

활짝 웃는 낯으로 답하는 메이에게 레이는 처음 언데드에 들어오기를 권유했던 그 날을 떠올렸다. 내켜 하지 않던 메이가 이제는 스스로 언데드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언데드를 위해서 무언가를 더 하기를 원하며, 자발적으로 자신의 곁에 머무르기를 자처했다.

 

“그럼, 본인도 그런가?”

 

“뭐가요?”

 

“본인도 좋아졌냐는 물음일세.”

 

두 사람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메이는 뭘 그런 걸 묻느냐는 표정으로 레이를 응시했다. 당연한 대답을 알면서도 묻고 싶고, 확인하고 싶고, 유치하게 만드는 것이 연애라면 레이는 그것에 기꺼이 몸을 맡기고 싶어졌다.

 

“선배는 좋아하지도 않은 사람이랑 사귈 수 있어요?”

 

“그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구먼.”

 

“와, 무슨 대답이 그래요. 선배 안 좋아하면 안 사귀었죠! 오늘 선배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잠이 덜 깼는지도 모르지 않겠누.”

 

“…하긴, 아직 일어날 시간 아니긴 했죠.”

 

레이의 핑계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 메이가 관 위에 앉아있는 레이의 곁으로 다가와 옆자리에 앉았다. 슬쩍 팔에 기대오는 것에 맞닿은 곳에서부터 온기가 퍼져나갔다. 나란히 놓인 손을 보면 메이가 자신에 비해 한없이 작다는 것이 다시금 느껴졌다.

 

“잠 덜 깼으니깐 말해줄게요.”

 

“호오.”

 

건반을 두드리듯이 관을 두드리던 손가락이 멈추고, 몸을 틀어 금방이라도 서로의 숨결이 닿을 것 같이 상대의 영역 안에 불쑥 얼굴을 들이민 메이가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레이를 올려다보았다.

 

“선배랑 같이 있는 게 좋아요. 또 선배가 날 챙겨주는 것도 좋고, 가끔 이렇게 구는 것도 좋고, 무대 하는 선배도 멋있고, 그래서 나만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요.”

 

“잠이 덜 깨지 않았으면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였누?”

 

“아마…?”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아마 말해달라고 했으면 말해주었을 것을 레이도 알고 메이도 알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이는 언제고 자신을 향해 좋아한다고 온몸으로 외쳤으니까. 그럼에도 갈증이 나는 것은 아마 자신의 욕심이 날로 커져만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아가씨를 많이 좋아하고 있는 것 같네.”

 

“당연하죠!”

 

의기양양하게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는 메이에 레이는 손을 뻗어 메이를 끌어안았다. 품 안 가득히 느껴지는 온기와 달콤한 향기가 레이의 감각을 자극했다. 이렇게 계속 끌어안아서 완전히 흡수해버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손에 잡히지 않았을 빛을 손에 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야 했는데, 이젠 온전히 그 빛을 자신의 것으로만 하고 싶어졌다.

 

“선배, 더 잘 거예요…?”

 

슬쩍 자신을 끌어안아 오는 손길에 레이는 깊은숨을 내뱉었다. 자신과 메이의 감정의 간극이 조금만 더 좁혀진다면, 언젠가 그날이 온다면, 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며 품 안의 빛을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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