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디드림

2016년 이전 / 원피스 - 상디 드림

오늘은 다들 기분 좋게 한 잔씩 하다 보니 그녀 또한 술을 마시게 되었다. 평소엔 논 알코올을 마시거나 약한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던 그녀가 제법 도수가 있는 술을 아무런 변화 없이 마시니 다들 그녀가 술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워요.” 

“취했어?” 

 

창백한 얼굴로 덥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들 그제야 그녀가 취했나 싶어서 그녀의 안색을 살폈다. 보통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편인 데에 반해서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취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나갈래요!” 

“에? 어딜요?” 

“바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가 그녀를 따라나섰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따라 나오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기 때문에 밖에 나온 사람은 그녀와 상디 단둘 뿐이었다. 

 

“어어, 위험해요.” 

“바람이 시원해요!”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건드렸다. 얼굴로 날아오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그녀가 배시시 웃어 보이자 상디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아슬아슬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다를 가까이 보겠다며 난관 가까이 다가가는 그녀의 모습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상디, 저기 봐요!” 

“달이요?” 

“네! 달이 날 따라와요! 내가 너무 예쁜 가 봐요!” 

 

어린애처럼 웃음을 터트리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술버릇이 이런 것일 줄은 몰랐는데, 평소보다 훨씬 더 귀여운 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판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달을 보라며 손짓하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는 혼자만 나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계속 따라오네.” 

“네, 너무 예뻐서 그런가 봐요.” 

 

상디의 뒤로 숨는 그녀의 행동에 상디는 가슴 언저리가 간지러워졌다. 이 배에서 그녀의 보호자가 자신이라고 선언한 날부터 상디는 그녀가 배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되도록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지금 그녀를 따라 나온 이유도 그중 하나였다. 

 

“상디가 보기에도 내가 예뻐요?” 

“네,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어디가 제일 예뻐요?” 

“전부 다요.” 

 

그녀가 다시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도 안 취한 것으로 보이는데 행동이 평소의 그녀라면 잘 하지 않을 법한 행동이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사이, 그녀가 발꿈치를 들고 뺨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좋아해요.” 

“저도, 좋아해요.” 

“그럼, 이제 수영해요!” 

“자, 잠깐만요!” 

 

상디는 냉큼 난관 위에 올려 서려는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품에 안았다. 술이 들어가니 평소보다 훨씬 활발해지기도 하고, 솔직해진 것도 있었지만, 무모함도 함께 상승한 것 같았다. 

 

“날이 밝으면 해요. 지금은 어둡잖아요. 어두운 거 싫어하잖아요.” 

“으응, 네….” 

“달, 구경해요.”

 

“내가 달보다 예쁘죠! 그죠!”

 

“그럼요.”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HL
추가태그
#드림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