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잔해
원피스 상디 드림
※ 현대물 상디는 이제 자신의 집인 것처럼 익숙한 그녀의 집에서, 그녀의 침대 옆 부분에 기대어 앉아 그녀를 끌어안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접이식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은 그녀가 상디의 품에서 손만 뻗어서 이리저리 마우스를 움직였다. 여기저기 사이트를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인터넷 창에 탭만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거 어때요?”
상디는 처음으로 그녀를 봤던 날을 떠올렸다. 그 날엔 이렇게 그녀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던 터였다. 단순히 그녀는 보호자가 필요한 어린 소녀였고, 자신은 그런 소녀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요리사일 뿐이었다. “상디, 우리 마을 구경 가요!” “원하신다면 어디든지!” 분명 그런 관계였을 터였다. 그의 가슴에 뿌리를 내린 감정이라
※ 현대물 몇 번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지만 역시 실전만큼 떨리는 것도 없었다. 상디는 오늘 그녀에게 프러포즈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말로 마음을 전하면 좋을까. 어떤 말을 꺼내야 그녀에게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보일 수 있을까. 쉼 없이 생각했지만 딱 이것이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 현대물 그녀는 간만에 데이트에 기분이 들떴다. 서로 바빠서 잠깐 얼굴만 보고 헤어지는 나날들 끝에 겨우 찾아온 휴일에 그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지난밤에 뭘 입을지 한 참을 고민한 끝에 새로 산 원피스를 꺼내들었다. “오늘 좀 화장 잘 된 것 같아.” 괜히 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더 옷을 정돈하자 꽤나 흡족했다. 오늘은 화장도 잘 된 것 같고
※ 현대물 “빨리 와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요!” 상디는 신이 나서 먼저 동물원 입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무더운 8월, 일이 많아서 휴가도 못 갈 것 같다고 울상이었던 그녀가 놀랍게도 일이 빨리 끝났다면서 못 쓸 것 같다던 여름휴가를 받아온 것이었다. 회사에 다니는 그녀와 다르게 자신만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상디였기 때
“상디!” “네, 레이디.” “지금 바빠요?” “아뇨, 괜찮아요.” 한가로운 오후에 딱히 할 일도 없었던 터라 상디는 그녀의 방문이 반가웠다.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음에도 이렇게 찾아와주면 가슴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것이 넘쳐서 심장을 감싸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여기 가만히 서 있어요.” “서 있기만 하면 될까요?” “네.”
상디는 똑똑,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에 노크했다. 새로 만든 자신 작을 빨리 맛보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그녀의 기분이 처져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들어오라는 그녀의 목소리에 상디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상디?” “에그 타르트를 좀 만들어봤어요.” 냉큼 테이블 앞으로 와서 앉는 그
그녀는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이 타이밍에 이렇게 말하면 되겠지, 머릿속에선 벌써 말을 하고도 남았는데 막상 그를 보기만 해도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음? 왜 그러세요?” “으응, 아니에요.” 결국, 또 입술만 달싹이다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선 발걸음을 돌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나오던 말이
“이건 어때요?” “잘 어울려요.” 상디의 대답에 그녀는 한 번 더 거울을 보고선 다른 옷을 들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갈아입는 것이 번거롭기는 해도 보여줄 사람이 있으니 그 번거로움도 참을 수 있게 되었다. “이건요?” “예쁘네요.” “…음, 이것도 저것도 다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하면 고를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사실
“상디.” “네, 뭔가 필요한 거라도 있으세요?” “아뇨, 그냥 한 번 불러봤어요.” 한가로운 오후, 둘이서 함께 있는 것이 이젠 낯설지 않아서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상디가 일을 하는 동안 그녀는 옆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상디를 구경하기도 하고 대부분 시간을 상디의 곁에서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디
※ 현대물 지난번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그녀는 술을 마시기 전에 상디에게 술을 마시게 되었다며 연락을 했다. 술에 많이 취해서 또 이상한 짓을 하진 않을까 싶어서 조절해가면서 마시긴 했지만, 분위기에 타고나니 금세 주량을 넘겼다. “상디, 왔어요?” “네, 저 왔어요. 이제 갈까요?” “더 놀다 가요!” 더 놀다 가자고 하는 그녀를 어르고
오늘은 다들 기분 좋게 한 잔씩 하다 보니 그녀 또한 술을 마시게 되었다. 평소엔 논 알코올을 마시거나 약한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던 그녀가 제법 도수가 있는 술을 아무런 변화 없이 마시니 다들 그녀가 술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워요.” “취했어?” 창백한 얼굴로 덥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다들 그제야 그녀가 취했나 싶어서 그
※ 현대물 상디는 울리는 그녀에게만 따로 지정해둔 벨 소리에 냉큼 핸드폰을 들었다. 곧 들려올 그녀의 목소리에 그녀가 눈앞에 없더라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네, 여보세요?” - “아,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그녀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이의 목소리에 상디는 다른 직원에게 뒷정리와 문단속을 부탁하고 냉큼 차에 올라탔다
상디는 그녀가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굳이 배에 선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상디에게 그녀를 맡긴 것은 그녀가 혼자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녀 혼자 쓰고 있는 손님방,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은 상디는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약간 미열이 있어요.” “…진짜요?” “네
상디는 잔디 갑판 위에 담요를 깔고 엎드려있는 그녀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다들 볼일을 보러 가고 먼저 볼일을 보고 돌아온 상디와 그녀는 배를 지키고 있던 조로와 교대했기 때문에 배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마침 정박해있던 섬도 날씨가 좋은 섬인 터라 갑판 위에서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간식거리 좀 만들어왔어
상디는 천천히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전엔 얼굴도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얼굴도 쳐다보기도 하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의미로 제대로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간지러워졌다. “눈이 참 예쁜 것 같아요.” “…고마워요.” 살짝 달아오른 뺨에 상디는 마냥 그녀가 귀여워 보였다.
※ 현대물 “진짜 귀여웠죠!” “네, 정말 귀여웠어요.” 그녀가 좋아하는 수족관으로 데이트를 갔다가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대신 상디의 레스토랑으로 가는 중이었다. 수족관에서 본 바다사자와 펭귄, 다양한 종류의 열대어들을 꼽아가며 이야기하는 모습에 상디는 맞장구를 치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수족관이 그렇게 좋아요?” “네, 일주일에 한 번씩
흐릿한 잔상만 남은 꿈이었지만, 그래도 깨어나서까지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그녀는 몸을 웅크렸다. 오늘은 무서운 꿈을 꿨다고 그녀 보호자의 방으로 달려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혼자 있자니 괜히 더 무서워져서 전신에 한기가 돌았다. 밀짚모자 해적단에서 지내면서 처음으로 꾼 악몽에 기분이 점점 더 바닥을 쳤다. “…으으, 너무 싫다.” 힐끔 시계를
처음부터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다.어여쁜 아가씨에게 느끼는 호감이라면 분명히 있었지만, 그게 사랑으로 변하기까지는 한 참이 걸렸다. 사랑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가슴을 흠뻑 적셔와, 주변이 온통 그녀를 향한 감정으로 흘러넘치고 나서야 상디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상디, 지금 시간 괜찮아요?” “네, 레이디!” “
아침에 잠에서 깬 그녀는 도저히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아마 혼자 손님방을 쓰고 있지 않았다면 여자방의 나미와 로빈이 무슨 일이냐고 했을 정도로 발버둥을 치며 굴러다녔다. “일어나셨어요?” 똑똑, 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들려온 상디의 목소리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이불을 뒤집어썼다. 다시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들어가겠다는 말에 그녀는
섬에 정박해있는 동안, 한 연인의 결혼식이 있다고 해서 다 함께 결혼식을 구경 가기로 했다. 작은 마을이다 보니 결혼식으로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들도 녹아들었다. 새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신랑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신부, 예쁘죠.” “네, 아름답네요.” 화사하게 웃은 신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상디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창밖을 구경하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 들린 간식에 번뜩 정신이 든 상디는 열려있는 문에 똑똑 노크를 하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아.” “간식 가져왔습니다, 레이디!” “음…, 고마워요.” 그녀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배시시 웃어 보이자, 상디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원래 높은 텐션이기는 했지만, 그녀의 미소
상디는 어쩐지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아마도 그녀의 보호자가, 그녀는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남자에게 맡기겠다고 선언 아닌 선언을 한 탓이 분명했다. 루피를 따라 해적이 되었을 때도 해적이라는 게 그다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현상금이 붙었을 때도, 웃긴 그림이어서 이게 뭔가 싶긴 했지만 싫다거나 하지는 않았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던 상디는 문득 여자 방에 혼자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똑똑, 하고 조심스럽게 노크를 하자 곧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살짝 문을 열자 침대 헤드에 기대 누워 책을 읽고 있던 모양인지 그녀가 책을 덮으며 침대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같이 마을 구경 갈래요?” “네, 갈래요!” 냉큼 가겠다고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는 괜히 가슴
상디는 뭘 하면 그녀가 좋아할 지를 떠올리며 이것저것 머릿속에 떠올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녀가 일어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긴 했지만 초조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계획대로라면 벌써 요리를 시작하고도 남을 시간이긴 했는데…. “아….”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소리에 상디는 물고 있던 담배를 황급히 끄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
상디는 콧노래를 부르며 손을 놀려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 전, 그녀의 보호자로부터 그녀를 맡기겠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밤에 그녀가 배에 도착을 했다. 자주 있는 일인지라 크루들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반기고 상디, 그 또한 그녀를 반겼다. “좋은 밤이에요!” “네, 짐은 이리 주세요.” 이번엔 꽤나 오랫동안 그녀를 맡길 모양인지 다른 크루들과 그녀의 보
상디는 그녀의 보호자로부터 그녀를 맡기겠다는 연락을 받고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보호자는 종종 그녀를 이 배에 맡기는 일이 있었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나보다. “상디 군!” 전엔 제대로 얼굴도 마주하지 않던 그녀가 활짝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것에 상디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원래 이 배의 정식 크루도 아닐뿐더러, 해적도 아닌 터라
상디는 자신의 앞에 앉아서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원래 그녀는 이 배의 정식 크루가 아니나, 종종 부탁 받아 임시로 그들의 배에 지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적도 아니고, 세상에 더러운 면모라고는 그녀의 보호자가 보여주지 않고 곱게 키워왔던 터라 마치 처음 내린 눈과 같은 사람이었다. “맛있어.” 그 모습에 흐뭇한 미
의식하지 않았을 때에는 더 진한 스킨십을 할 때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막상 의식하기 시작하니 손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뺨이 화끈 달아올랐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 아니, 괘, 괜찮아요!” 품에 안고 있던 책들을 들고 빠르게 방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가 곤란한 듯이 웃어보였다. 며칠 전부터 눈에 띄게 자신을 피하는 모습에 입 안이 썼다.
다들 슬슬 잠자리에 들 시간인지라 상디 혼자 내일 아침을 위해 주방에 남아있었다.마무리하고 나가려고 했던 터라 벌컥 열리는 문과 덥석 허리를 끌어안아 오는 그녀의 행동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녀의 심장박동이 무척이나 빨라,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을 보
“상디, 못 봤어요?” “부엌에 없으면 방에 있지 않을까?”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남자 방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하고 똑똑,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서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 안은 조용하기만 했다. “상디…, 있어요?”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한가로운 오후, 상디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녀와 함께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혼자 배에 남을 그녀가 걱정되어 그녀가 머무는 섬에 왔던 터라, 다른 크루들은 없이 단둘이서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용케도 부엌까지 왔다 싶어 상디는 웃는 낯으로 물을 한 컵 따라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건넸다. 물 마
* 현대물 과음을 하고 들어와서 그런지 속이 아팠다.어제 무슨 정신으로 집에 들어왔더라. 최근에 야근이 너무 많아서 지쳤던 터라 토요일이라고 술이나 한잔 하자던 친구들의 권유에 알겠다며 약속장소에 나갔었다. “일은 할만 해?” “아주 죽을 맛이야.” “뭐, 어쩔 수 없지.” 졸업을 하고 나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마치 어제도 만난 것처럼 익숙하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