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디드림

천생연분

2016년 이전 / 원피스 - 상디 드림

※ 현대물 

그녀는 간만에 데이트에 기분이 들떴다. 서로 바빠서 잠깐 얼굴만 보고 헤어지는 나날들 끝에 겨우 찾아온 휴일에 그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지난밤에 뭘 입을지 한 참을 고민한 끝에 새로 산 원피스를 꺼내들었다.

“오늘 좀 화장 잘 된 것 같아.”

괜히 거울 앞에 서서 몇 번이고 더 옷을 정돈하자 꽤나 흡족했다. 오늘은 화장도 잘 된 것 같고, 헤어스타일도 제법 마음에 들었다. 다리를 스치는 원피스도 화사하게 예뻐 보였다. 구두까지 신으니 다리도 가늘어 보이는 것 같고, 여러모로 흡족하기 짝이 없었다.

“상디!”

도착했다는 연락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그녀는 차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상디를 발견하고 한 걸음에 달려가 안겼다. 상디도 그런 그녀를 자연스럽게 품에 안아 들었다.

“오늘 무척 예쁘네요.”

“상디도 엄청 멋있어요.”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어 보이는 그녀에 상디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일이 바빠서 만나지 못하는 동안 전화통화를 전보다 더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럼, 가실까요?”

“네!”

상디는 차 문을 열어 그녀를 먼저 태우고 자신도 차에 올라탔다. 능숙하게 운전을 하는 상디를 쳐다보던 그녀가 방금 알아차렸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오늘 커플룩 입은 것 같지 않아요?”

“아, 그러네요. 꼭 맞춰 입고 나온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베이스 컬러 하며, 포인트 색상까지 비슷해서 꼭 맞춰 입고 나온 것 같아 보였다. 커플룩을 따로 산 적이 없어서 그런지 더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

“손 좀 주세요.”

상디가 손을 건네자 그녀가 상디의 손에 깍지를 끼워 잡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상디의 손등에 닿자, 상디도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단단한 손 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상디는 입가가 느슨해졌다.

“일은 다 끝났어요?”

“네, 끝났어요. 회사에 프로젝트는 어때요?”

“아직 마무리 남긴 했지만, 커더란 파트는 다 끝났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맛있는 것도 먹고 드라이브도 해요!”

“물론이죠.”

그리고 도착한 상디의 가게에 그녀는 신이 나서 차에서 내렸다. 벌써 가게 문 앞에 가 있는 그녀의 모습에 얼른 그녀의 뒤를 따랐다. 오늘은 가게 정기휴일이어서 다른 직원들은 한 명도 없이 오직 둘 뿐이었다.

“오늘은 뭐 만들어 줄 거예요?”

“믿고 맡겨주시면 금방 대령 하겠습니다.”

주방 안으로 들어간 상디에 그녀는 마음 편히 의자에 기대어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자주 오는 곳이긴 하지만 가게 안에 있으면 확실히 상디의 공간 안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곧 예쁘게 장식된 접시를 들고 나타난 상디에 그녀가 자세를 바르게 하며 고쳐 앉았다.

“드셔보세요.”

“잘 먹을게요!”

상디가 음식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막상 먹고 나니 그런 설명은 잘 기억에 남지 않았다. 입에서 사르륵 녹아내리는 고기와 향긋한 소스가 상당히 그녀의 취향이어서 연신 맛있다며 상디를 칭찬했다.

“옆에 것도 드셔보세요.”

이것도 저것도 전부 맛있다며 칭찬을 하는 그녀의 상디는 무척이나 뿌듯해졌다. 사실 그녀는 편식도 심한 편이어서 은근히 안 먹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꾹 참고 먹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못 먹는 것에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그 이유를 없애면 된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시도한 끝에 빛을 본 기분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네! 엄청 맛있었어요. 진짜 굉장해요!”

“더 굉장한 사실 알려드릴까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는 하나하나 그녀가 잘 먹지 못했던 재료들이 들어있었다는 것을 설명했다. 진짜 이게 그거냐며 되묻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는 뿌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엔 제가 싫어하는 거 먹어줄 수 있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싫어하는 거 먹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최고네요.”

“제가 최고란 말이네요.”

“네! 진짜 최고에요. 완전 멋있어요!”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해준 사람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자그마한 것을 해줘도 무척이나 좋아해주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티가 나는 사람이라서 더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게 했다.

“종종 상디한테는 내 마음이 들리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있어요. 말 안 해도 다 알아주고.”

“그야, 눈에 보이는 걸요. 종종 이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더 시선이 가요. 더 챙겨주고 싶고. 그러니까 우리.”

“결혼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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