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2016년 이전 / 메이즈 러너 - 민호 드림
민호는 잠든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일의 여자라는 타이틀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를 여동생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 사내자식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으음..."
민호는 뒤척이는 그녀가 편히 움직일 수 있도록 몸에 힘을 뺐다. 그녀는 그의 품을 벗어나는 것 대신에 좀 더 품 안으로 파고들어와 민호는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똑똑, 돌연 들려온 노크 소리에 민호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깰 것 같긴 했지만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닌 터라 그녀를 잘 달래 재웠다.
"내가 좋은 시간 방해한 건 아니지?"
"방해라고 하면 다시 나가주려고?"
"마음은 그러고 싶지만,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이라 깨우는 게 좋을걸?"
민호는 뉴트의 말에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나, 싶어 힐끗 문밖을 쳐다보았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진 저녁이었다. 알겠다며 뉴트를 내보낸 민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깨웠다.
"일어날 시간이야."
미간을 찌푸리긴 했지만, 슬슬 잠에서 깨는 모양인지 꾸물꾸물하다가 벌떡 몸을 일으켜 민호의 어깨에 턱을 올리며 그에게 기대왔다.
"잠은 잘 잤어?"
"꿈꿨어…."
잔뜩 잠긴 목소리로 꿈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행동에 민호는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더 자라는 의미인 것 같았지만 민호 나름의 깨우는 행동에 그녀는 서서히 정신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나 얼마나 잤어?"
"음, 저녁 먹을 시간이래."
"꽤 잤구나."
감기 기운이 있는 모양인지 민호가 미로에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자고 있었다. 감기약도 먹었다고 하고 확실히 그가 막 왔을 때 비해 열도 많이 내렸다.
"민호."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민호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그녀가 말을 할 때마다 몸 전체로 퍼지는 울림에 심장이 간질간질했다.
"안아줘."
"지금도 안고 있잖아."
"더 꽉."
그녀의 요청에 민호는 그녀를 더 꽉 끌어안았다. 간혹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 그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만 같았다. 어깨를 감싸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져 민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프지 마."
"나만큼 건강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감기랑 친하게 지내지 말란 소리야."
"얘가 날 좋아하는걸."
다시 똑똑 하는 노크 소리에 두 사람 모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뉴트가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말을 늘어놓는 터라 두 사람은 뉴트의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와 줘서 고마워."
그녀가 먼저 민호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깍지 끼워 잡은 손에 민호도 그녀의 입술이 닿은 자신의 손 위에 다시 입을 맞추며 말했다.
"나야말로. 기다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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