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버스 안
2016년 이전 / Brothers Conflict - 아사히나 유스케 드림
드림주 있음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유스케는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았다. 시간은 8시를 넘어섰던 터라 하늘은 어둠으로 물들고 창 밖에는 가로등과 차들이 만들어내는 불빛으로 가득했다. 한 참을 멍하니 창밖의 야경을 보던 유스케는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아.”
“왜 그래?”
옆 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던 요우비가 무슨 일이냐는 듯이 묻자 유스케는 창밖을 가리켰다. 이에 요우비가 따라서 창밖을 쳐다보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까부터 쭉 보이던 야경이어서 그게 뭐? 하고 반문했다. 야경이 예쁘긴 하지만 탄성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였기 때문이었다. 가끔 장관일 정도로 예븐 야경도 있긴 했지만 지금은 피곤해서 그런지 그냥 그랬다.
“달이 예뻐서.”
“어디?”
요우비가 유스케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요우비의 자리에선 달이 잘 보이지 않는 터라 점점 더 고개가 유스케 쪽으로 기울어왔다. 유스케는 점점 가까워지는 요우비의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겉으로 내색은 못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 이를 알 턱이 없는 요우비가 거의 유스케의 어깨에 눕듯이 닿았다.
“정말이네. 달 예쁘다.”
“어, 어….”
유스케는 꿀꺽, 침을 삼켰다. 목 안이 바짝바짝 말라가는 게 괜히 주먹을 꾹 쥐었다. 유스케에게 기댄 상태로 한 참을 달을 보던 요우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스케.”
“응?”
“오늘 엄청 재미있었지.”
“어, 어.”
“퍼레이드도 보고. 재미있었어.”
단 둘이 간 것은 아니었지만, 유스케도 재미있었다는 것에는 동의했기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앞좌석에 서로 머리를 기대고 잠들어있는 가족들을 보며 유스케는 지금처럼 쭉 같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우비를 좋아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아직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던 터라 불안하기도 했다.
“다음번엔 둘이서 가자.”
“어…, 어?!”
“왜 그렇게 놀라? 가기 싫어?”
“아, 아니! 꼭 둘이서 가자.”
유스케의 반응에 요우비가 웃으며 몸을 바로 했다. 어깨가 가벼워지자 아쉬움에 유스케는 힐끔 요우비를 쳐다보았다. 다시 또 두 사람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버스 안은 고요하기만 했지만 이런 고요한 침묵이 싫지만은 않아서 유스케는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연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요우비가 핸드폰을 집어넣고선 다시 유스케에게 기댔다.
“잘 테니깐 도착하면 깨워줘.”
“응….”
다시 어깨에 닿아오는 묵직함에 유스케는 힐끔 눈을 감은 요우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예뻐도 너무 예뻤다. 심장이 터질 만큼. 그저 쳐다만 보고 있어도 이렇게나 좋은데. 계속 이렇게 보고 있으면 좋으련만. 한 참을 요우비를 쳐다보던 유스케는 겨우 용기를 내서 요우비의 손을 잡았다. 손 안에 딱 들어오는 아담한 손에 다시 심장이 간질거렸다.
“…좋아해.”
잠든 요우비에겐 들리지 않을 말을 내뱉은 유스케는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애써 창문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까와 별로 다를 것 없는 야경이건만, 어쩐지 지금이 더 예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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