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꽃비

2016년 이전 / 겁쟁이 페달 - 신카이 하야토 드림

고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그녀는 대학까지 같이 가게 되어서 쭉 연락하며 친하게 지냈다. 단순히 그녀가 이성으로 보여서가 아니라 그녀는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었다. 혼자 두면 어딘가에 부딪히기도 하고, 물건을 어디다 뒀는지 잊어버리기도 하고, 신카이의 기준으로 그녀는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갔다.

  

- “어디야?”

 “지금 운동장으로 가고 있어.”

 - “여기 그 벤치 있는 곳인데, 벚꽃이 엄청 많아!”

 “알겠어. 거기로 갈게.” 

 

전화를 끊고 신카이는 그녀가 있을 곳을 향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곧 그녀처럼 보이는 사람을 발견한 신카이는 냉큼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신카이는 입안이 마르는 기분이 들었다. 

항상 그냥 아무렇게나 풀고 다니던 머리카락이었는데, 대학 입학식이라고 그런 것인지 제법 신경을 쓴 티가 나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리본으로 반 묶은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흐트러졌다. 그 머리카락 위로 떨어진 벚꽃 잎에 신카이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기분이 이상했다. 항상 보던 이었는데….

  

“하야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에 신카이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봄이라고 차려입은 원피스와 평소에는 잘 신지 않는 굽이 높은 구두에 크로스 백을 매고 있으니 제법 아가씨 같은 느낌이 나서 신카이는 살짝 웃으며 그녀에게 닿는 시선을 몸으로 가렸다. 그녀의 성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외모에 혹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원피스 샀어?”

 “응, 어울려?”

 “엄청.”

 

 칭찬을 들은 것이 기쁜지 냉큼 신카이의 손을 잡은 그녀가 신카이를 잡아끌었다. 원래 스킨십을 서슴지 않는 타입이어서 이제는 익숙해진 신카이는 잡아오는 손을 마주 잡았다.

  

“아, 입학식 끝났네?”

 “…11시까지 오라고 적혀있었는데?”

  

도착한 시간이 11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입학식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시간을 잘못 안 건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자 두 사람 같은 사람이 제법 있었다. 입학식이니 수업을 안 할 것 같긴 하지만 일단 강의실엔 가봐야 할 것 같은 데 역시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점심 먹을까?” 

“응! 이 근처에 맛있는 가게 있다고 했어.”

 “가자.” 

 

다른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얼른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가는 길을 둘러보던 신카이와 다르게 그녀는 팔랑팔랑 떨어져 내리는 벚꽃을 보고 있었다. 커다란 벚나무에선 사정없이 꽃잎이 떨어져 내렸다. 식물은 제법 좋아하는 그녀였던 터라 신카이는 잠시 그녀가 하는 행동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떨어지는 벚꽃 잎을 손으로 잡으려고 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진짜 예쁘다.”

  

너도, 신카이는 자신도 모르게 입안에 맴도는 말을 꾹 삼켰다. 이상했다. 항상 보던 이었는데, 평소와 조금도 다른 점이 없는 이인데, 심장이 빨리 뛰는 것도 같았다. 가슴이 꼭 체한 것처럼 갑갑해서 신카이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다른 사람들 나오기 전에 얼른 가자.”

 “응.”

  

사람들이 많은 길을 빠져나오자 숨통이 트였다. 입학식이 끝나고 나면 더 많이 나올 터이니 얼른 자리를 옮기는 게 옳았다. 그녀가 말해주는 길을 따라 걷자 바닥에 떨어진 벚꽃 잎이 길을 만들고 있었다. 낙엽처럼 밟으면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는 신이 나서 신카이의 손을 잡고 벚꽃을 밟으며 걸었다.

 

“하야토, 매년 이렇게 벚꽃 볼 수 있겠다.” 

“그러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보면 좋을 텐데.”

  

바람이 세게 불었다.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얼굴로 날아와 막 웃으며 머리카락을 치우는 그녀의 모습에 신카이도 머리카락을 치우는 것을 거들었다.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이 입으로 들어가서 곤란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신카이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바람이 흩날려온 벚꽃 잎이 뺨에 붙어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충동감에 신카이는 그녀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왜, 왜?”

 “꽃잎이, 붙어있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걸어가는 두 사람의 귓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가게에 도착해 주문을 하고 물을 한 모금 마신 그녀가 물었다.

  

“나 좋아해?”

  

이에 신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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