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디드림

데이트 신청

2016년 이전 / 원피스 - 상디 드림

상디는 똑똑,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에 노크했다. 새로 만든 자신 작을 빨리 맛보게 해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그녀의 기분이 처져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들어오라는 그녀의 목소리에 상디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상디?” 

“에그 타르트를 좀 만들어봤어요.” 

 

냉큼 테이블 앞으로 와서 앉는 그녀의 모습에 상디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다른 간식 중에서도 유독 에그 타르트를 좋아해서 그런지 종종 상디는 에그 타르트를 만들고는 했다. 다른 자신작들 중에서도 이것을 가장 좋아했으니 더 생각이 나는 것도 당연했다. 

 

“맛있어요!” 

“다행이에요.” 

“진짜 최고예요!” 

 

아마 저 말을 듣기 위해서 자신은 태어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디는 기분이 좋아졌다. 한가로운 티타임 이후엔 가벼운 산책을 했지만, 오늘은 비가 오는 터라 밖으로 나가자는 말이 머뭇거려졌다. 우산을 쓴다고 해도 젖지 않는 것도 아니고, 비가 거칠게 내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가 오면 갑판 위가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같이 써줄 거죠?” 

“물론이죠.” 

 

상디는 냉큼 우산을 펼쳤다. 두 사람이 함께 써도 될 정도로 큰 우산이어서 생각했던 것만큼 비가 많이 들이치지는 않았다. 우산을 쓰고 있으니 서로가 더 밀착되어있어서 그녀는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무슨 말을 꺼내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상디가 먼저 말을 건네왔다. 

 

“비 내리는 날은 좋아해요?” 

“음…, 비 내리는 날에 나가는 건 싫지만, 냄새는 제법 좋아하는 편이에요.”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폐까지 비 냄새로 가득 차, 희미하게 바다의 냄새도 났다. 잔디가 깔렸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녀가 미끄러지진 않을까 상디는 우산을 들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하지만 역시 비 내리고 난 다음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도요.” 

“비 내리고 난 후엔 공기도 상쾌하잖아요.” 

“그러면, 비가 그치면 데이트할까요?” 

“…네, 좋아요. 데이트, 해요.” 

 

아무 생각 없이 던진 상디의 말에 그녀의 뺨이 화끈 달아올랐다. 종종 그녀도 상디와의 외출을 데이트라고 지칭하기는 했지만, 역으로 듣는 것은 느낌이 전혀 달랐다. 

 

“얼른 비가 그쳤으면 좋겠네요.” 

 

살짝 우산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는 상디의 행동에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상디의 손이 닿은 어깨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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