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2014. 10. 31 / 메이즈 러너 - 민호 드림

“민호!”

자신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민호는 방금 전까지 그렇게도 무겁던 몸이 순식간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쪼르르 달려와서 덥석 허리를 끌어안는 손길이 싫지만은 않아서 가볍게 어깨를 토닥이자 가슴언저리에 얼굴을 비비적거려왔다.

“땀 냄새 나.”

“괜찮아.”

한 번 꽉 끌어안았다가 자신을 놓는 모습에 민호는 작은 웃음을 흘렸다. 자신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무슨 일은 없었는지 묻는 그녀의 모습에 민호는 그제야 자신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아무래도 여자애는 사내들과는 달라 처음엔 민호도 그녀에게 손대는 것을 주저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녀에게 닿아야만 자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게 어쩐지 웃기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한 민호는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 위에 손을 올려놨다. 이에 그녀는 활짝 웃어 보이며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양 손을 겹쳤다. 

"오늘은 뭐했어?"

"토마토도 따고, 빨래도 좀 하고. 아! 갤리 말이야."

"갤리가 왜?"

갤리가 그녀를 괴롭힌 건 아닐까 미간을 찌푸리던 민호는 곧 들려오는 뒷말에 다른 의미로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아까 손 만져봤는데 엄청 남자다워서 깜짝 놀랐다니까.”

“뭐…?”

손을 만져…?

민호는 힐끔 그녀의 손을 쳐다봤다. 여자라는 존재는 무척이나 약하고 깨질 듯이 부드러워서 스치듯이 닿았던 감촉을 민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 쪽에서 끌어안거나, 그가 머리를 쓰다듬는 정도의 스킨십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지만 제대로 손을 잡는 다는 것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괜히 속이 뜨거워졌다.

“척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손 엄청 부드러웠거든.”

갤리나 척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이들의 손을 거의 다 만져본 모양인지 익숙한 이름들이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잠자코 듣고 있자 하니 자신이 없는 동안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모양이었다. 평소였다면 안심했겠지만 오늘따라 가슴이 울렁거리는 게 민호는 덥석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럼 난?”

괜히 진지하게 물었다가 이상해질까 봐 가볍게 장난스럽게 묻기는 했지만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 궁금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만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민호는 괜히 긴장해 어깨가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단단해.”

손바닥을 만지다가 손가락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던 그녀는 단단한 굳은 살 위를 살살 어루만졌다. 그녀가 손끝으로 그를 느끼듯이 그 또한 부드러운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졌다. 손가락 끝엔 조금 굳은살이 생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자신과는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져 민호는 어떠한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엄청 멋있어. 네 손.”

“…그럼.”

“응?”

“그럼, 내 손만 만져.”

자신이 내뱉은 말에 경악하면서도 이 감정이 싫지 않아서 민호는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젠 확신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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