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디드림

기념일

2016년 이전 / 원피스 - 상디 드림

상디는 그녀의 보호자로부터 그녀를 맡기겠다는 연락을 받고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보호자는 종종 그녀를 이 배에 맡기는 일이 있었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나보다.

  

“상디 군!” 

 

전엔 제대로 얼굴도 마주하지 않던 그녀가 활짝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것에 상디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원래 이 배의 정식 크루도 아닐뿐더러, 해적도 아닌 터라 그녀의 보호자의 철통방어 아래 곱게만 자란 아가씨여서 여러모로 걱정도 많았었다.

  

“오시는 데 불편하진 않으셨어요?” 

“네!”

  

그녀의 보호자의 눈초리에 상디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을 준비해놨다며 말을 돌렸다. 그녀의 보호자는 그런 모습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다른 크루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그녀에게 짧은 인사를 건넸다.

 

“금방 다녀올게.” 

“네, 다녀오세요.”

  

그녀의 보호자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훌쩍 떠났다. 

전엔 그녀의 보호자에게 가지 말라고 붙잡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는데, 이젠 다녀오라고 할 정도니 많이 발전한 것도 사실이었다. 거기에 한 몫 한 것은 단연 상디였다.

  

“다 레이디를 위해 준비했으니 맛보세요!”

 “이렇게 많이?”

  

눈을 휘둥그레 뜬 그녀가 깜짝 놀라하는 얼굴에 상디는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이젠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애초에 그녀가 싫어하는 것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진짜 맛있어!”

  

그렇게 단 디저트가 좋은지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터라,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반응이 나왔기 때문일까 상디는 그녀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만 같았다.

  

“아 맞아, 나 줄 거 있어요!”

  

코트 주머니에서 꺼낸 상자를 부끄러운지 뺨을 붉히며 건네는 터라 상디는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런게 사랑스럽다는 감정일까 싶어서 심장이 간질간질해지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예쁘네요.”

 “진짜요?”

 “네.”

  

상디가 살짝 웃어보이자 그녀는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금방이라도 머리 위에서 김이 나올 것 같아보였다. 반짝이는 커프스에 상디는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 무슨 날인 것 같네요.” 

“맞아요. 무슨 날!”

  

그녀의 대답에 상디는 혹시 생일인가 싶어서 날짜를 따져보았지만, 아직 그런 날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뭔가 기념이 될 만한 날이었나 싶어서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았지만 도통 답이 안 나와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가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상디 군을 만나러 오는 데 기념일이 아닐 수가 없죠.” 

 

상디는 어쩐지 그녀에게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귓가가 뜨거워졌다. 

진짜 이 아가씨는, 어쩜, 이렇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들이 가슴에 쌓여서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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