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디드림

Kiss Me

2016년 이전 / 원피스 - 상디 드림

상디는 천천히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전엔 얼굴도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얼굴도 쳐다보기도 하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의미로 제대로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그럴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간지러워졌다.

 

“눈이 참 예쁜 것 같아요.” 

“…고마워요.” 

 

살짝 달아오른 뺨에 상디는 마냥 그녀가 귀여워 보였다. 자신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하는 그녀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어디서 이런 사람이 자신의 앞에 나타났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 

“응? 왜요?” 

“뺨에 속눈썹, 붙었어요.” 

“떨어졌어요?” 

 

볼 언저리를 털어내는 손길에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속눈썹에 상디가 자신이 해주겠다며 그녀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손이 가까워지자 살짝 눈을 감는 그녀의 행동에 상디는 괜히 목이 탔다. 

 

“됐어요?” 

“아뇨, 잠시만요.” 

 

손가락 끝에 부드러운 뺨의 감촉이 느껴지고, 곧 속눈썹은 떨어졌지만, 아직 그녀는 눈을 뜨지 않은 상태였다. 이 상태로 입을 맞춘다면 분명 그녀가 놀랄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울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참아야 할 것인가. 

 

“상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로 그녀가 눈을 떴다. 의아한 그녀의 목소리에 상디가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어가며 부정했다. 그 모습에 그녀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알아차리지 못한 상태였다. 

 

“산책하러 갈까요?” 

“네, 겉옷 챙겨올게요!” 

“제가 가도 괜찮은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디는 냉큼 그녀가 머무는 방으로 가서 겉옷을 들고 나왔다. 그런 상디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생기고 나니 그저 놀랍기만 했다. 

 

“갈까요, 레이디.” 

 

내민 손에 그녀가 그 손을 맞잡았다. 커다랗고 단단한 손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따뜻한 체온에 모래사장을 걷는 동안에도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앗, 머리카락.”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사정없이 그녀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연신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던 그녀가 자신의 모습이 웃긴지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에 상디도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다가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상디.” 

“네.” 

“얼굴에 뭐 묻었어요. 눈 감아봐요.” 

 

상디는 그녀의 말에 따라 눈을 감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뺨에 닿고 눈가를 스쳐 지나갔다. 눈을 감은 상태여서 그런지 얼굴에 닿는 감촉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을 뻔한 상디가 자신의 손을 움켜쥐었다. 

 

“이제 됐나요?” 

 

상디의 물음에 그녀가 살짝 발꿈치를 들고 쪽, 하고 입술에 입을 맞췄다. 깜짝 놀란 상디가 눈을 뜨자 그녀가 상디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어디 가서 잘생김 흘리지 말라고, 도장 찍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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