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비 내리는 날

2014. 8. 3 / Brothers Conflict - 아사히나 우쿄 드림

“수고하셨습니다.”

“네, 주말 잘 보내세요.”

사무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건물을 빠져나오자 부슬부슬 비가 오고 있다. 사무실에 있던 예비 우산은 어제 쓰고 갔던 터라 또 쓸 우산은 없었던 것이 생각났다.

“어쩌지.”

집에 연락이라도 해볼까, 연락해봤자 딱히 이렇다 할 해결책은 안 될 것 같아서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건물 밖으로 손을 내밀어보자, 손에 빗물이 떨어진다. 제법 굵은 빗줄기에 잠깐이라도 그냥 뛰어가 볼까 했던 생각을 떨쳐냈다.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이라도 사서 가는 게 좋겠지?

“오빠가 데리러 와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빠도 일도 있고, 내가 여기까지 올 리가 없나. 저번엔 한 번 와줬었는데 그땐 비도 안 오고 미리 데리러 온다고 이야기도 했었던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우산을 사러 가야겠다. 

빵빵―, 크게 울리는 크락션 소리에 움찔 하며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자동차가 모습을 보였다. 곧 운전석에서 펼쳐지는 커다란 우산과 낯익은 이의 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쿄오빠!”

성큼성큼 다가온 우쿄 오빠는 내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주었기에 너무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우쿄오빠의 팔 위에 손을 올렸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우산 안 가지고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그래도, 퇴근 언제 할지도 모르는 데.”

“아침에 오늘은 야근 안 할 것 같다고 했잖아요.”

부드러운 목소리에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 데리러 와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진짜 와주니 더 기쁜 것 같았다. 우산을 들고 있는 팔에 손을 올리고 있었던 터라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손을 떼려고 하자 우쿄 오빠가 반대쪽 손으로 내 손위에 손을 겹쳤다.

“저녁 먹고 들어갈까요?”

“네!”

보조석의 문을 열어준 오빠는 내가 탈 때까지 옆에 서서 우산을 들고 있었다. 문까지 닫아준 오빠는 그제야 운전석으로 들어와 앉았기에 자주 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주문을 하고 우쿄오빠를 보자 계속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그러십니까?”

“오빠 보니깐 너무 좋아서요.”

내 대답에 오빠도 따라 웃는 터라 정말 기분이 좋았다. 창밖을 쳐다보니 여전히 비가 오고 있어서 길거리엔 다들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 중엔 커플도 있었고, 친구들도 있었고, 혼자인 사람들도 있었다.

“집엔 이야기 했어요?”

“네, 데리러 간다고 했으니 다들 먹고 온다고 생각할 겁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흘러나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 곧 마실 것과 음식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맛있어 보여서 스파게티를 한 입 먹자 허기가 진게 느껴졌다.

“맛있어요.”

“네, 천천히 드세요.”

“그래도 오빠가 만들어주는 게 더 맛있어요.”

포크를 입에 물고 말하자 그가 웃으며 주말에 해주겠다고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끝마치고 난 후엔 다시 같이 우산을 쓰고 차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동안엔 라디오를 들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데리러 와줘서 고마워요.”

“당연한 일이죠.”

“그래도요.”

우산을 접은 우쿄오빠가 자연스럽게 내 어깨를 끌어안아왔다. 그게 싫지만은 않아서 편하게 오빠에게 기대서 걸었다. 다음에도 또 데리러 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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