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성

유성우

2014. 10. 6 / 다이아몬드 에이스 - 타키가와 크리스 유우 드림

「선배, 오늘 새벽 2시에 유성우 볼 수 있대요.」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기어코 전송 버튼을 누르고 나서 핸드폰을 침대에 내던졌다. 힐끔 침대 위에 핸드폰을 쳐다보다가 다시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빨리 답장이 오지는 않겠지?”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띠링, 하고 알림이 울렸다. 허겁지겁 답장이 왔는지 확인하자 선배였다.

「그렇군.」

“치….”

긴장했던 몸에 기운이 쭉 빠지면서 괜히 울컥했다.

진짜, 선배!! 침대에 엎드려 발버둥을 치고 나자 선배가 이런 적이 한 두 번도 아니고, 머리로는 납득하고 있지만 역시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괜히 설치지 말고 일찍 잠이나 자자.

“그래, 유성우가 뭐 대수라고….”

선배가 혹시라도 같이 보러 가자고 할까 싶어서 아직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았던 터라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터덜터덜 방을 나섰다. 아니, 나서려고 했다. 디링, 하고 울리는 알림에 얼른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같이볼까?」

“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를 좌우로 굴러다니다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뭐 입지, 지난주에 사온 원피스 입을까, 너무 준비한 거 티날까. 하지만, 사귀는 사이인걸. 

“아, 답장.”

정신없이 치솟는 입 꼬리를 애써 꾹꾹 눌러 내리고선 선배에게 답장을 보냈다. 곧 선배로부터 12시쯤 집 앞으로 데리러 가겠다는 메일이 와서 얼른 1층으로 내려가 보온병부터 챙겼다.

“나가게?”

“응! 유성우 보러!”

싱글벙글 보온병에 따뜻한 코코아를 담아갈 준비를 해두고 올라가서 갈아입을 옷을 뒤적였다.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나자 마음이 행복함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선배 앞에선 항상 표정관리가 안 된단 말이야.”

뺨을 꾹꾹 눌러봐도 입 꼬리가 내려올 생각을 안 했다. 고민 끝에 새로 산 치마를 입고 쇼핑백에 담요를 챙겨 넣었다. 엄마가 챙겨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와 간단한 간식을 가방에 넣고 선배에게 연락이 오길 기다리며 소파에 앉아있었다.

「집앞이야.」

“다녀올게!”

벌떡 일어나 신발을 신고 문을 열자 눈앞에 선배가 보였다. 간편한 차림의 선배는 나를 보고선 살짝 웃어보였기에 심장이 쿵, 하고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느낌이 들었다.

“갈까?”

“네!”

선배와 함께 있다는 것에 들떠서 느끼지 못했는데 익숙한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학교? 학교에 가는 건가? 어디서 볼지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관계로 힐끔 선배를 올려다보았다.

“아, 왔어?”

야구부의 사람들이 나와 있던 것을 보고선 단 둘이 볼 거라고 생각했던 로맨틱한 장면들이 모두 사라졌다. 선배랑 단 둘이 담요 두르고 유성우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실망한 기색을 내지 않기 위해서 얼른 웃는 낯으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단 둘이 보고 싶었을 텐데, 삐진 거 아니지?”

“아냐.”

아니라고 대답하긴 했지만 미유키 군의 말에 힐끔 선배를 쳐다봤다.

정말, 선배. 야구부 사람들이랑 다 같이 볼 거면 그렇다고 말을 해줬어야죠. 선배랑 먹을 거 밖에 안 싸왔는데. 가방에서 간식거리를 꺼내면서 자리를 잡고 앉자 자신들도 준비했다면서 바리바리 싸들고 나오는 꼴이 제법 유쾌했다.

“여기.”

“앗, 감사합니다.”

따뜻한 코코아가 담긴 종이컵을 건네주는 선배의 모습에 자그마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 만큼 기뻤다. 전에도 종종 같이 어울렸던 적이 있던 이들이여서 그런지 같이 있음에도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인가, 선배랑 둘만 있었으면….

“아, 저기!”

누군가의 외침에 다들 하늘을 올려다봤을 땐, 쏟아지는 유성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와아, 탄성이 절로 나오면서 황홀함까지 느껴졌다.

“선배, 저기….”

옆에 앉은 선배의 온기를 느끼며 들떠 선배를 쳐다봤을 땐, 뺨에, 뺘, 뺨에, 뺨에…!

“쉿.”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유성우보다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선배와, 선배 너무 치사해요. 다들 멋있었다고 하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숨이 멈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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