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실력발휘하는 엘빈?》
엘빈진 썰
에카미아에서 엘빈 인간이라고 은근 무시하는 놈들 있을 것 같음.
진의 계약자라는건 대외적으로 알려져있지만 시간동기화까지 했다는건 거의 둘 밖에 모르니 당연히 인간인 엘빈은 약할거라는 생각 하지 않을까. 평소에 머리 쓰는 일을 주로 하고 게다가 팔까지 한쪽이 없으니... 그러다가 어떤 놈이 괜히 시비 걸었다가 엘빈이 응해줬으면 좋겠다. 상대는 리에타 판테라.
엘빈은 이 이야기를 진한테 하는데 진이 하 그놈 나한테 털리더니 너한테까지 시비네 이러고 필요한거 있으면 말만 하라며 엄지척. 엘빈은 그럼 입체기동장치랑 칼날 구할 수 있냐고 물어봤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조사병단 유니폼도. 진은 당연하지 하면서 냅다 만들어주고 봄베랑 그런거 전부 생전에 쓰던 그대로 준비해줌. 진도 예전에 써봤기 때문에 구조라던가 무게 이런 것도 정확했고 엘빈은 만족. 물론 한 600년 이상 입체기동 훈련을 하진 않았기 때문에 약간의 훈련은 필요할듯. 한쪽 팔로 타는 것도 더 능숙해질 필요가 있었고. 진은 훈련장도 준비해주고 대련도 같이 해주면서 도와줌.
그러다 약속의 날. 리에타는 당연히 엘빈이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해왔는데 무장을 하고 와서 좀 놀라겠지. 그것도 난생 처음보는 장비랑 군복. 이 자리에는 진이랑 안타레스, 올리브, 소엘이 함께했음. 그 밖에도 구경 온 몇몇 원로들이랑. 이들도 엘빈에 대한 정보가 없는건 마찬가지라서 다들 무장한 엘빈을 보고 한마디씩 웅성웅성. 군인이었어? 이런 반응 나왔으면 좋겠다.
리에타는 사자 수인인데 1세대에다 마법을 못쓰는 대신 원형이 두가지. 거대형은 대형. 하프형은 5m 정도. 원형을 취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규칙상 상관은 없었음. 규칙은 한 명이 전투 불능 상태가 되거나 포기하면 끝. 무기나 수단엔 제한 없음. 심판은 소엘이 보기로 함.
전투가 시작되고 일단 둘은 서서 서로를 견제했음. 특히 엘빈은 상대가 인간이 아니니 더 많은 분석을 해야했고. 먼저 움직인 것은 리에타. 리에타는 원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강했고 특히나 평소에 엘빈을 무시했으니 정면으로 덤비지 않을까. 하지만 당연히 달리거나 기껏해야 점프로 피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엘빈은 입체기동으로 날아올랐음.
단장시절 큰 몸집과 무게로 입체기동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엘빈이었지만 슬프게도 없어진 한쪽 팔이 무게를 줄여줌. 물론 그만큼 균형 잡긴 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엘빈 역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무게 이동엔 익숙해졌고 그 결과 너무나도 완벽한 움직임으로 리에타의 무식할 정도로 강한 공격을 전부 피할 수 있었음. 원래 뛰어난 격투술을 가지고 있던 엘빈이었고 이도류를 사용해왔던 탓에 왼팔로도 무리없이 공격할 수 있겠지.. 그동안 무시했던 인간에게 리에타가 고전하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모두가 감탄함. 진은 막 안타레스한테 봐라 저 녀석이 내 반려라고 주접떨고... 안네도 예상을 뛰어넘은 실력에 감탄 밖에.
엘빈 역시 몇 번 공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신체 특성상 상처들은 순식간에 나았음. 다른 이들은 둘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서 눈치를 못 챘지만 안네랑 올리브는 그 사실을 눈치채겠지. 특히 올리브는 꽤 큰 충격을 받았음.
그러다가 엘빈이 리에타의 눈을 베었음. 선명한 붉은 피가 바닥에 떨어지고 그 자리의 모두는 얼어붙었음. 물론 마법을 쓰지 못하는 리에타는 딱히 큰 상관은 없었지만 이대로라면 리에타의 패배가 명확한 상황. 엘빈이 다시 바닥에 착지하고 거칠어진 숨을 골랐음. 다들 그동안 무시하더니 꼴 좋다며 이만 패배를 인정하라며 리에타에게 야유를 보냈지만 엘빈은 그 와중에도 경계를 놓지 않았음.
리에타는 분한지 눈을 움켜쥔 채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큰 포효와 함께 원형을 취했음. 순식간에 엘빈의 두배를 훌쩍 넘는 크기의 하프형으로 변한 리에타는 섬뜩한 이를 드러내며 엘빈에게 달려들었고... 엘빈은 그걸 보고 입꼬리를 올렸음. 자신들보다 거대하고 강한 생명체를 상대하는 건 조사병단이 가장 잘 하는 일이었으니까. 엘빈은 그동안 보여줬던 움직임하고는 또 다른 움직임으로 날아올랐음. 걱정하는 안타레스 옆으로 만족스러운 진의 미소가 그려졌음. 오래전 거인을 상대했던 움직임으로 날아오른 엘빈은 훨씬 더 깔끔하고 능숙한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리에타의 목덜미로 접근했고, 한 팔이어서 거인을 토벌할 때처럼 완전히 도려내진 못했지만 충분히 치명상을 입힌 뒤 착지했음. 당연하게도 리에타는 전투 불능.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지만 어느새 진이 다가와서 힐링을 해주고 있었음.
그 순간 엘빈은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심판이었던 소엘은 엘빈의 승리를 선언. 진은 엘빈을 안아주면서 축하의 키스를 하고... 어느새 인간형으로 되돌아온 리에타도 엘빈에게 패배를 인정하며 축하의 말을 건넸음. 그 이후 엘빈에 대한 소문이 좀 돌 것 같다. 원로들이랑 가드라인에서도 엘빈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이 꽤 있었는데 소문이 나서 그런 소리들은 좀 들어감. 올리브도 엘빈을 좀 더 인정하고...
그 이후 사용했던 입체기동장치랑 조사병단 유니폼은 엘빈의 방 한켠에 놓여졌음.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며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진이랑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밤을 보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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