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

드림 by 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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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월인가."

이번 12월은 그다지 춥지 않는다. 패딩을 입을 정도로 추운 날씨는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입으면 덥다고 해야 하나? 다윈은 차가운 체온의 비해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 아니다. 반대로 더위를 자주 타는 편이다. 소파에 엎드린 채로 누워 한참 동안 그 자세로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허리가 다칠 자세긴 했지만. 계속 그 자세를 있을 것 같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일어났다. 온종일 어둡게 있던 커튼을 열었다. 오늘은 햇빛이 상당히 쎄서 손으로 가리지 않으면 눈이 아플 정도였다. 과연 이 정도면 지구온난화가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굳게 닫혀있던 문도 조심스럽게 열어 겨울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았다. 한동안 밖에 나간 적이 없어서 이번 올해 처음으로 맞은 겨울이다. 따뜻한 바람일 줄 알았는데 다행히 차가운 바람이었다. 한동안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떴다. 날씨는 아주 좋았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라면 지금 산책 나가고 그랬을 것 같은데 다윈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바람은 이제 그만 맞기로 하자. 갑자기 온 무력감에 그동안 집을 제대로 청소하지 못했다. 어느 날은 송보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옷장 구석에 박아 놓은 물건들을 찾아 운 적도 있다. 또 어느 날은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하늘을 계속 쳐다본 적도 있다. 또 다른 날은 먼저 간 네가 너무 원망스러워서 그래서 너를 하루 내내 원망하기도 했다. 다윈도 스스로가 이해가 안 갔다. 다른 사람들은 오래 걸려도 사랑하는 상대방을 끝끝내 잊었다고 하던데. 다윈은 그게 쉽지 않았다. 송보윤 생각도 못하게 바쁘게 일한 적도 있고 아니면 잠을 퍼질러 잔 적도 있다. 그만큼 보윤을 잊기 위해 다윈도 다윈이 할 수 있는 만큼의 행동을 한 것이다. 물론 결국 잊지 못했지만. 다윈은 집을 청소하는 내내 보윤의 생각을 했다. 물론 이번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네 생각을 하며 집을 치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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