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검존드림] 매화연(梅花燕)
02. 재회
*구화산 시점입니다. 청명의 이립(30대) 시점.
*자캐 설정 주의. 조연은 이름이 없습니다.
*적폐 / 날조 / 캐해석 주의.
*이어지는 청명 시점 (1화 유료분 연장선) + 청진이 나옵니다. (유료입장)
“..도사님?”
서월은 당황했다. 자신이 악단에서 공연을 하지만 동료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친분을 가진 사람은 당보 정도니까. 서월은 서안에 온 게 처음이 아녔다. 대도시인 만큼 큰 공연장이나 행사가 잡히면 거의 서안에 찾아오기 때문에 자주 오는 단골 도시 중 하나였다.
'매화 문양의 도복이라면, 화산파 사람일 텐데...'
그만큼 거리에 자주 보이는 사람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종남의 무복을 입은 무인들인데. 소문을 좋아하고 잔지식이 많은 언니들을 통해 문파에 대해 얘기를 듣기론, 서안은 종남의 구역이라 화산 사람은 잘 안 찾는다고 한다. 종남과 화산이 원수지간과도 같다는 건 강호인이 아니더라도 아는 상식이기도 했고. 근데 그 서안에서 화산파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 건 처음 본다. 심지어 그 사람이 예전에 자신을 구해줬던 남자, 청명 도사일 거라곤 더더욱 말이다.
“..응?”
청명은 만두를 집어 들어 먹던 중, 서월과 시선이 마주치니 우물이며 먹던 만두를 삼키며 한참 쳐다본다. 자신을 알아본 듯한 묘령의 여인이 서 있었다. 피풍의를 머리까지 덮고 있어 머리카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드러난 얼굴에 보이는 투명한 피부와 길고 풍성한 속눈썹 아래 제비꽃 눈동자가 유독 눈에 띈다. 작은 얼굴에도 오밀조밀히 이목구비가 들어차 있는 게 한눈에 봐도 미인이었다.
‘본 적 있는 얼굴인데, 어디서 봤더라.’
분명 기억에 있는 얼굴인데, 언제인지 기억이 흐릿하다. 이름은 뭐였더라. 기억 속에 있는 그 여자랑 닮았는데. 아니 닮은 게 아니라 너무 기억 그대로의 모습인데 말이 안되지 않나? 청명은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작게 중얼거린다.
“..누구더라.”
청명의 중얼거림에 서월은 끔뻑이며 청명을 본다.
“혹시... 기억 안나세요?”
생각해보면 서월이 청명과 만난 지도 십 년이 훌쩍 넘었다. 세월을 생각하면 강산이 변하고도 남는 시간이지 않던가. 서월 역시도 청명을 살핀다. 십 년의 세월에 비해 청명은 전혀 나이가 들기는 커녕 옷도 그대로이지 않은가. 도복 위에 장포를 걸치고 있다는 차이만 있지 서월이 기억하고 있는 청명의 모습 그대로였다. 혼자 나온 것인지 청명의 앞엔 만두와 술병이 놓여있다. 도사가 낮술을 즐기러 서안까지 나온 건가? 서월은 자기가 생각보다 청명을 오래 보고 있었단 생각에 머쓱하게 뺨을 긁었다.
“아... 죄송해요. 청명 도사... 님 맞으시죠?”
“내 이름 알아?”
청명은 깜박이며 서월을 본다.
‘정말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서월은 설명을 붙인다.
“예전에 구해주셨었는데... 하긴 그때 통성명도 안 했네요.”
서월은 수긍하면서 다정히 미소 지으며 소개를 하려던 찰나, 바깥의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저기 있다!”
“사형, 저 놈입니다!”
“화산의 미친놈!”
종남의 무복을 입은 무인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월은 두 눈을 깜박이며 그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다가오니 객잔 안의 사람들이 절로 물러난다. 지금 저 사람들... 청명 도사에게 하는 말인가? 청명에게 시선을 돌리니 청명은 귀찮다는 듯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만두를 다시 먹기 시작하였다.
“네 놈이 였겠다! 감히 남의 집 앞마당에서 사형제를 두들겨 팬 놈이!”
“부딪쳤다고 사람을 이렇게 곤죽으로 만들어놓고 술이나 까는 말코 같으니라고!”
“화음에나 처박힐 것이지 돌산도사가!”
서월은 미간이 구겨졌다. 앞의 두 부분은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허나 문파 간의 영역이 있다고 타 문의 문파 사람을 이렇게 찾아와서 행패 부리는 건 무슨 짓인가. 청명은 귀를 후비면서 후 불어낸 채 몰려온 종남을 삐딱하게 본다.
“약해빠진 것들이 아웅다웅 오기는.”
“뭐라고?!”
“화산파는 예의도 모르나!”
“엄연히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거늘!”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지니 주변 사람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이래서는 객잔이 난장판이 될 거다. 점주가 무슨 죄겠나. 서월은 잠시 한숨을 쉬다 사박사박 앞으로 걸어온다.
“실례하겠습니다, 고매하신 검사님들.”
“뭐야?”
종남인은 가로막는 눈앞의 여인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무리 종남의 제자분들이라 하셔도 이리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시면 곤란합니다. 더욱이나 타 문파 사람에게 이렇게 여럿이 몰려오는 것도 보기 좋지 않습니다.”
서월은 조곤조곤히 눈앞에 종남인을 향해 일갈하니 종남인은 황당이 바라본다. 지금 이 어린 계집이 뭐라는 건가. 타 문파의 사람? 화산이 어디 그냥 문파인가. 같은 섬서에서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멧돼지 같은 놈들이 화산이 아니던가. 정파의 검이라기엔 화려하고 요사스러운 놈들의 검이 종남의 검보다 은근히 비교 받고 무인의 자존심을 살살 건드는 박힌 돌 같은 존재가 바로 화산이다. 상대해봤자 피곤하니 서로의 구역은 침범하기 않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었을 터. 그것을 아무렇지않게 부수는 게 저 화산의 미친놈이다. 종남인은 이 어린 계집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 생각해 입을 연다.
“뭘 모르나 본데, 이건 문파끼리의 문제입니다. 일반인은 상관 말고 갈 길 가시지요.”
“아니면 댁도 화산파 사람인가?”
“화산에도 반반한 처자가 있구나. 뭣하면 견식을 해줄 수 있다만?”
서월은 예의 미소 짓던 미소로 종남의 무인들을 일순 싸늘하게 바라보더니 입가의 미소가 진해진다.
“..일반인이라고 하셨습니까?”
“응?”
“고매한 대종남파의 제자라고 보기엔 썩 입이 걸레짝인 게 귀가 썩겠군요. 이 무례는 추후, 종남에게 정식으로 연통을 보내겠습니다.”
멈칫.
봄바람처럼 사근사근하던 여인의 말씨에 가시가 생겼다. 풍겨오는 분위기도 바뀌었다. 종남인은 눈앞의 여인에게 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정체가 무엇인데 이리 협박을 한단 말인가.
“..그대는 누구요?”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서월은 머리까지 덮고 있던 피풍의를 걷어내자 감색 머리카락이 드러나면서 얼굴을 드러내 보인다.
“연홍(燕紅) 세가의 소공녀, 연홍 련이라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종남의 제자분들.”
종남인은 눈앞의 여인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연홍 세가. 연단과 의약에 있어 가장 이름 높은 권세가이지 않은가. 문파의 의약 당주 중에서도 연홍 출신이 많은 만큼 이들의 의술과 영단 연구는 이들의 손에서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가의 적자라면 그들 중에서도 가장 정예의 솜씨일 터. 강호의 검수에겐 영단은 중요하다. 그래서 연홍과의 관계를 완만하게 보내야 하는 건 강호인으로 기본 상식이기도 했다. 종남인의 얼굴이 굳어진다.
“..세가의 적자라는 건가, 그대가?”
“호패라도 갖고 있으면 좀 더 증명이 쉬웠겠지만..”
연홍 련은 조금 난감한 듯이 뺨을 감싸 잡다가 종남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라앉는다.
“그대들이 내게 무례를 저지른 건 사실이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군요. 연홍은 약자와 양민에겐 자비롭지만 무뢰인에게까지 예의를 차릴 만큼 속없진 않답니다. 좋게 말할 때 이만 돌아가시지요.”
연홍 련은 고개를 들어 종남인을 도도히 올려보고 있으니 세가 특유의 오만함과 품위가 드러난다. 종남인은 연홍 련을 구깃이며 보다가 몸을 틀어 고개만 돌려 청명을 노려본다.
“..오늘은 넘어가지만 다음은 없다, 화산 놈.”
“쫄아서 가는 주제에 허세는.”
종남인은 이를 뿌득여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다 따라온 사형제들을 지나쳐 가니 당황하는 종남인들이 따라 나가기 시작한다. 연홍 련은 물러나는 그들을 보다가 시야에서 없어질 때 쯤 되서야, 그대로 바닥에 쭈그려 웅크린다. 청명은 갑자기 웅크리는 연홍 련의 반응에 고개를 내밀어 그녀를 내려본다. 연홍 련이 낮게 한숨을 내뱉는다.
“하아…”
저질러버렸다. 가능한 본명을 밝히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건만. 악단에서도 본명이 알려지는 게 원치 않아 서월이란 이름을 평상시에도 부르지 않던가. 그치만 청명과 얘기하던 중에 방해받기도 했고 무례한 발언에 다소 울컥한 경향이 있었다. 서월이란 거까지 밝히지 않아 그건 그나마 다행이랄까. 휴가로 나온 건데 시선이 더 몰렸으면 피곤해졌을 거다. 지금이라도 슬슬 자리를 비워야..
“이봐.”
“와악!”
연홍 련은 한숨 돌리고 있을 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절로 몸이 움츠려 고개를 돌려본다. 청명은 술병을 흔들면서 씩 웃는다.
“재밌는 놈이네. 한 잔 줄 테니 어때?”
연홍 련은 몸을 일으켜 청명의 옆자리에 앉는다. 자신도 마음 같아선 술이 땡기지만 이 자리에서 먹다간 술맛도 제대로 느끼기도 힘들 것이다. 연홍 련은 청명이 내민 술병을 가늘게 본다.
“좋아요, 대신... 자리를 이동하면 안될까요?”
청명은 어렵지 않은 듯이 대답한다.
“네가 산다면야.”
“제가요?”
연홍 련이 눈이 동그래진다. 지금 자기한테 술을 사라는 건가? 연홍 련은 영문이 모를 얼굴로 청명을 보고 있으니 그는 씩 웃으며 병째로 시원스레 마신다. 크으으 하는 감탄과 함께 입맛을 다시는 청명이 입을 연다.
“귀한 집 소공녀께서 사주는 술이면 이것보다 각별하겠지. 가는 김에 지금 술상도 계산해주면 흔쾌히 따라가 줄 수 있는데. 아무렴 일개 도사보다 소공녀께서 돈이 많지 않겠어?”
연홍 련은 흐린 눈으로 청명이 먹고 있는 술상을 본다. 지금 이 이 인간이 마시고 있는 술도 결코 저렴한 술은 아닐 텐데 이리 뻔뻔히 나올 줄은 몰랐다. 종남을 내쫓고 나니 이젠 화산 무복을 입은 망나니가 있다니 괜히 나섰나.
그래도 이건 기회다. 휴가 날에 아는 사람을 만나고 했으니 이참에 같이 어울러도 나쁘지 않겠지. 청명 도사와는 그 이후로 대화한 적도 없으니 이리 된 거 친해져도 좋지 않을까? 연홍 련은 마음을 잡았는지 청명 옆에 있는 술병을 하나 들어 마개를 따자 독한 주향이 퍼진다. 연홍 련은 잠시 멈칫 이나 싶더니 청명이 마시던 것처럼 시원스레 한 병 비워내 입가를 훑어낸다.
“후우... 좋아요, 따라오시지요.“
**
꼴꼴꼴꼴.
“캬아아아! 술맛 좋고!”
청명은 호탕하게 술을 비워내며 창밖을 바라본다. 서안의 도시가 한눈에 보여 경치도 좋은 게 술이 술술 들어간다. 청명은 맞은 편에 앉아있는 연홍 련에게도 잔을 따라준다. 술이 들어가고 하니 이 적응 안되는 미인이 앞에 있어도 그저 기분 좋은 풍경 중 하나로 넘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화통하게 자신의 술상까지 계산해주는데 같이 못 먹을게 어디 있겠나.
“소공녀 덕분에 이거 경치 좋은 곳에서 대접받고 제가 도를 닦은 보람이 있습니다?”
연홍 련 역시 따라준 술을 마시지만 청명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다.
“……소공녀라 부르지 마시고 련 소저라고 불러주시지요. 그 호칭은 부담스럽네요.”
“에이, 권세가 따님인데 그래서야 되겠나. 이리 귀한 술을 사주는 물주이신데.”
이거 정말 도사 맞는 걸까. 연홍 련은 이 자본주의적인 태도 변화에 적응이 안되지만 신분 하나로 태도가 바뀌는 건 흔한 반응이고 하니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묘하게 놀려먹는 태도는 뭔가.
“..저보고 계산하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사줄 줄은 몰랐지. 호인 가문이라더니 과연 대인배이십니다, 크으으!”
놀리고 있다. 분명 놀리고 있어 이 인간. 연홍 련은 옅은 빡침이 들었지만 시원히 술을 마시며 희희낙락한 청명을 보니 한편으론 저리 술을 좋아하는 도사가 마냥 신기해 보인다. 화산은 도관이니까 술을 금해서 몰래 마시는 건가?
“..도사님이 유독 술을 좋아하는 겁니까, 화산의 도사분들은 원래 다 술을 좋아하십니까?”
“대부분 좋아하지. 기분 좋잖아. 딱히 금하는 것도 아니고.”
청명은 연홍 련의 잔이 비워진 걸 발견할 때마다 따라준다. 따라준 뒤에 청명은 잔으로 마시긴 감질나는지 병째로 들이켜마신다. 연홍 련은 청명이 너무 과열된 거 같아 술병을 잡아내어 그의 잔에 따른다.
“도사님도 잔으로 마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다 금방 취하십니다.”
“술을 취하려고 마시지 왜 마셔?”
“같이 마시는 거니 속도를 맞춰달란 겁니다.”
청명의 속도대로 마셨다간 자신도 금방 취해버릴 거다. 악단에서도 자주 뒤풀이로 술을 즐기고, 당보랑도 술을 기울여 본인도 술이 약하지만은 않았다. 다만 이건 술 먹고 죽다 못해 담가질 거 같은 속도지 않은가. 연홍 련은 술을 기울이면서 바깥 풍경을 본다. 악단에서 몇 번 오고 했던 주루라 점소이가 눈치 빠르게 칸이 나누어진 자리로 안내해줘서 덕분에 자신도 얼굴을 가리던 피풍의를 거둬 편히 마실 수 있지만 친해지기도 전에 쓰러질까 걱정될 정도다.
“아서라, 딱 봐도 나보다 어린 아해인데 괜히 술 욕심내지지 말라.”
“술 먹는 아해가 어딨습니까, 이래 봬도 방년은 훨씬 넘었는데.”
청명은 술을 따르다 놀랐는지 그대로 멈춰서 연홍 련을 본다. 청명은 이립을 넘었다지만 강대한 내공 덕분에 이 이상 노화가 오지 않는다지만 눈앞의 여인은 아무리 많이 봐도 겨우 방년이 될 까하는 앳된 얼굴이었다. 혼자만 세월이 멈춘 것처럼 처음 만났을 때 얼굴 그대로지 않나. 얼핏 술병을 잡았던 손끝이 부드러운 걸 봤을 때 무인의 손은 아녔다. 세인은 나이를 느리게 먹나, 아님 이 여자가 유독 나이를 안 드는 건가. 청명은 황당함에 연홍 련에게 되묻는다.
“방년을 넘었다고?”
“네, 얼굴 때문에 많이 오해받지만요.”
연홍 련은 익숙한 듯이 한숨 한번 내뱉으면서 멈춰있는 청명의 술병을 뺏어 자신의 잔을 채운다. 청명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연홍 련에게 묻는다.
“올해로 몇 살인데?”
“올해로 스물여섯됩니다.”
청명은 또 한 번 놀란다. 자신과 나이 차가 네 살밖에 안되는 처자라니. 그럼 확실히 소저라고 불러도 될 법했다.
“..나랑 네 살차이라니 봐도 안 믿기네.”
“네 살이요?”
연홍 련 역시 놀랐는지 청명을 본다. 마지막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덩치가 좋아진 것 같았지만 얼굴은 그대로라 생각했는데. 내공이 강대한 무인들 중에는 노화가 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당보도 비슷했고.
“나야 내공이 많으니 그렇다 치는데 넌 뭐지? 무인은 아닌 거 같은데.”
“집안 내력이에요. 덕분에 악단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던 거죠. 제가 열 두살쯤부터 시작했으니 십 사 년은 되었네요.”
기억을 되짚듯이 잔을 두어번 두드리던 연홍 련이 술을 기울이니 청명은 별종을 보는 눈으로 시선이 가늘어진다.
“출가를 한 건가?”
“여러 사정이 있지만, 악단에 남아있는 건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깐요.”
연홍 련은 다정히 웃으면서 술을 기울이고 있으니 청명은 문득 기억에 봤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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