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Line Log
001
H 까보긴 뭘 까봐? 저리가 저리. 훠이. 아, 네 또 태워보시려고요? 네가 좋아하는 날개 부둥부둥 하려면 최소 한달 이상은 깃털 길러야하는데 감당할 수 있으시려나... 난 모르겠다?
D 네 녀석이 그런 말 하는 거. 좀 웃기지 않나? 날개 다 태워버린다. 조잘조잘거리기는. 시끄러워.
H 시끄러워? 언제는 목구멍에서 소리 잘도 난다고 좋아하더니 며칠만에 취향이 바뀌셨나? 난 매니악한 것만 아니면 다 괜찮아.
H 배고프네. 뭐 먹나? 근데 그렇게까지 배고픈거 같지는 않은데 딱히 땡기는것도 없고 진짜, 뭐... 먹지? 아이디어 있는 숯검댕이 찾음.
D 배고파? 그럼 그거라도 네 입에 쑤셔넣어줄까?
D 그럼 그 시끄러운 입도 막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겠군.
H 어머, 망측해라 그거가 뭔데 입에 쑤셔넣어 주겠다는거지? 그거하니까 생각 났는데 오늘은 소세지빵으로 점심 때워야지... 아이디어 고맙다? 걱정마 네 가랑이 사이에 있는 건 안 물어뜯어. 내가 아쉽거든.
D 뭘 처먹던지 말던지 그건 네 녀석이 알아서 해. 그리고 뭘 물어 뜯어? 그게 진짜 아쉬운 사람의 태도냐? 웃기지도 않는군.
H 아... 그럼 어떻게 말해야 진정성이 생길까? 난 진짜, 아쉬울거 같아서 그런 말 한건데? 응?
D 말로 진정성을 못 보여주겠으면 행동으로 옮기던가. 내가 이런 것까지 말해줘야 하나?
H 뭐 내가 네 위에서 말타기라도 해주랴? 근데 너 그거 싫다하지 않았나? 네가 내리 찍어야 직성이 풀린다며?
D 내가 그랬었나? 뭐, 살다보면 취향이 바뀔 수도 있는 문제니까.
D 언제 한 번 해봐? 볼만하겠는걸, 네 표정.
H …짜증나는 새끼.
D 농담이야, 농담. 너답지 않게 왜 이렇게 발끈하실까, 응?
H 나 다운게 뭔데? 어? 말해봐. 그리고 너 같으면 짜증이 안 나겠냐? 멱살 잡히고싶나...
D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나? 여기까지만 하지. 너한테 멱살 잡히긴 싫거든.
H 이럴땐 고고하게 구는게 아니라 잘못했다 하는거야 모태솔로 출신 동글이 검댕 먼지씨.
D 웃기지도 않는군. 내가 그런 말에 너처럼 발끈해서 길길이 날뛸 거라고 생각 하면 큰 오산이야. 근데 그 동글이 검댕 먼지라는 말은 새로운 애칭이라도 되는 건가? 닭대가리.
H 아- 너 그거 몰라? 되게 멍청하고 쪼끄맣게 생겼는데 약간 바퀴벌레처럼 파바바박하고 이동하는... 도토리요정 친구, 비슷한거일걸. 성게 닮은거 같기도하고... 봐, 닮았잖아. 춤도추네. (핸드폰을 눈 앞에 들이댄다.) 반박금지다?
D (눈앞에 들이밀어진 휴대폰을 가는 눈으로 바라보다 그대로 오른손으로 낚아 채더니 그대로 바닥에 떨어트리고 한쪽 입꼬리를 당겨 웃어보인다.) 아, 실수. 손에 힘이 빠졌지 뭐야.
H 너 지금 해보자는거냐? 실수? 손에 힘이 빠져? (핸드폰을 줍고 노려보다가 오른손을 덥썩잡고 손가락을 문다.) 거짓말쟁이.
D (손가락에 생긴 잇자국을 가만히 바라보다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뭐야, 지금 내 손에다가 입질이라도 한 거야? 아니면 소유권 주장이라도 하는 건가?
H 허, 화난다고 거기를 깨물수는 없잖아? 장난감 망가트리기 싫거든? …웃기네, 우리 그런 사이 아니니까 착각하지마.
D 흐응. 그럼 무슨 사인데? 깔 거 다 까고 본 것도 다 본 사인데도 그런 사이가 아니면 뭐, 욕구 해소하는 장난감 같은 건가?
H 정답. 난 가볍고 깔끔한게 좋거든. 질척거리고 죽네사네하는 그런 내용의 연정 소설은 싫어. ...일반인이나 히어로면 맘대로 못 노니까 그런거야. 응, 그렇다고.
D 호오. 잘나신 No.2 히어로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보면 볼수록 의외 란 말이야, 너란 녀석은.
H 뭐가 의외인데? 빌런들은 원래 이거보다 더 일찍 딱지떼지 않나? 그런 부류인데.
D 그런 부류라. 넌 도대체 빌런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우리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이야. 그러나 우리를 보고 사회의 낙오자들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업신 여기며 비웃는 녀석들이 생겨났지. 우리는 그런 녀석들한테 복수 할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을 뿐이야.
H 자기 하고싶은대로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애새끼, 정도로 보고있는데. 이야 난 어쩔땐 너네가 부럽더라? 진짜 자신을 세상에 던져놓고 이건 내 탓이 아니라 너희들 탓이라고 책임전가나 하고. 물론 덕분에 난 너 같은 놈들 체포 하면서 먹고사니 그게그건가? 응? 어떻게 생각해 다비?
D 책임전가라, 네 녀석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 그건 부정하진 않을게. 근데, 어차피 우리 같은 족속들이 있어야 히어로들도 어디 가서 굶어 죽는 일 따위는 없는 거 아닌가? 뭐, 네 마음대로 떠들고 생각해. 난 네 잘난 히어로식 마인드에 맞장구 쳐줄 생각은 절대로 없으니까.
H 재미없어. 그래도 막 아니라고 말하지는않네? 좁쌀만한 양심은 남아있나봐. 솔직히 말해서 난 이런식으로 살아갈줄은 몰랐어. 이렇게 되고 싶다고 '상상'은 언제나 했지만. ...다비, 넌 어쩌다 빌런이 되었어? 저번에 대답 안 해줬잖아. 기브 앤 테이크 해주시죠?
D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금방 표정을 바꾸고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올린다.) 기브 앤 테이크 좋아하네. 난 아직 너한테 말하고 싶은 생각따윈 없어. 듣고 싶으면 좀 더 간절하게 빌어보던가.
H 간절하게? 뭐 무릎이라도 꿇어? (앞에 무릎꿇고 앉아서 올려다본다.) 여기서 어떻게 해줘야 네가 입을 열까... 멍멍 소리내나? 아니면 술 한잔에 옷 하나씩 벗기라도 해야하나 그것도 아니면... 애교라도 떠나, 고민되네. (은근슬쩍 두 손으로 네 무릎을 턱, 잡아낸다.) 대답해 빌런씨.
D (무릎을 꿇은 채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웃어 보인다.) 뭐야,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듣고 싶은 거냐? 아주 감격스러워서 다 타버린 눈물샘을 비집고 눈물이 흐를 거 같아. 좋아, 그렇게 궁금하다면 말해 줄게. 하지만 이걸로는 아직 부족한데?
H 너 진심이냐? (인상쓰며 올려다보면서 저질이라는듯 벨트에 손을 갖다 대고는 풀지않고 만지작거린다.) ...내가 하다하다 빌런거를 다, 하아... 짜증 나서 미치겠네. 진짜, 해? 막말로 내가 물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웃지 말아줄래? 전혀 웃긴상황 아니거든?
D (투덜거리는 네 목소리 틈으로 인기척이 느껴지자 그대로 자신의 허리께에 있던 너의 손을 낚아채 건물 틈으로 몸을 숨긴다.) 이봐, 너. 아무리 여기가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해도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그런 짓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무릎 꿇은 자세는 나쁘지 않았지만.
H 뭐가 아닌데? 아, 설마 너 야외플은 처음이야? 어이고 귀여워라. 머리라도 쓰다듬어줘야겠네. 의외로 뚝딱거리네... 중학교 남자애도 아니고. 들켜도 내 날개는 가방에있고 네가 정면으로 보고 있으니까 누구오면 쫓아내면 되잖아? (장난스럽게 키득대다가 한숨을쉰다.) 또 말 안 해주네. 결국.
D (네 말에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만 흘린다.) 네 마음대로 떠들어. 내가 처음 이건 아니건 간에 이런 길바닥 위에서는 절대 안 해. 그리고 나 같은 빌런한테 헛된 기대따윈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히어로.
D 처음부터 말해줄 생각따윈 없었어. 더 떠들 생각도 없으니까 난 이만 간다. 잘 가든지 말든지.
H ...짜증나, 진짜, 짜증나! 다비 이새끼 때문에 홧병나서 돌아가시겠다! 아아- 일은 또 왜이렇게 많은거야 미친거아냐. 기대? 무슨 기대, 정보 물어다 줄거 라는 기대? 그래 나도 애초에 생각도 한 적 없으니까. ...역시 트와이스 쪽이 더 유리한가? 기분 나쁘네, 누가 누구더러 헛된 희망이래? 너같이 제멋대로 구는 놈들때문에 자유를 박탈당한 내가 너를 왜. ...개새끼 지옥에나 떨어져.
D 허. 가는 길에 귀가 간질간질해서 와봤더니 아주 깜찍한 짓을 해두셨네.
H 뭐야? 놓고간거라도 생기셨나? 왜 또 서성거려? 귀찮으니까 딴데가서 놀아.
D 아, 그러셔? (일부러 도발이라도 하듯 너와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뒤에 서 누가 툴툴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서 다시 와봤더니 말을 참 예쁘게 하고 있네, 응? 그리고 여기서 서성거린 건 내가 아니고 너인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H 기분 탓이겠지. (점점 다가오자 손에 작은 강익을쥐고 네 목에 들이댄다.) 비키라했다? 누가 툴툴댔다는건지... 귀 먹었냐? 나와.
D 호오, 지금 위협이라도 하는 건가? (너를 공격할 생각은 없다는듯 두 손을 들고 걸음을 멈췄다.) 개새끼라던가 지옥에 떨어지라느니 뒤에서 얘기 하던 건 툴툴댄 게 아닌가? 뭐, 상관은 없어. 가던 길에 마음이 바뀌어서 돌아왔더니 사람 대하는 태도가 글러먹었네.
H (시선이 마주치자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친다. 증오? 아니 그것과는 다른데 딱 꼬집어 말할수가 없어서 강익을 다시 날개에 꽂아넣었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친히, 돌아오셨대?
D (손가락으로 턱을 쓸며 입가에 비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아까 말은 안 했지만 네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나를 올려다보던 그 표정이 나를 꽤 재밌게 만들었거든. No.2 히어로가 빌런 앞에서 무릎 꿇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 다시 한 번 해봐. 네가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지.
H 이번에도 말 안 하면, 네 허리를 가로지르는게 칼날이 될거니까 생각 잘 해라? (노려보다가 다시 앞에 무릎을 꿇는데 괘씸했는지 벨트랑 바지 자크를 한번에 풀고 짓궂게 웃는다.) 그래, 너니까 무릎 꿇어준다. 내가.
D 하여튼 그 입은 뻔뻔하게 잘도 놀리는군. (코웃음을 지으며 빈정거리기 시작 했다.) 근데 너 말이야, 왜 그런 걸 궁금해 하는 거지? 히어로답게 고해성사라 도 해줄 작정인가? 그딴 건 필요 없지만 일단 말해주기로 했으니까 말해줄게. 나는 네가 존경해 마지않는 No.1 히어로 때문에 빌런이 된 거야.
H ...엔데버씨 때문에? 동기가 상당히 특이하네. 보통 올마이트에게 집착하던 데. 왜, 올마이트 은퇴하면서 자수한 빌런 되게많아. 아니 뭐, 동료될 사람이 적어도 누구때문에 범죄의 길로 빠졌는지 모르는 것 보다는 낫잖아? (가랑이를 빤히 쳐다보다가 픽 웃는다.) 근데 너 왜 안 만졌는데 이래?
D 난 그 놈의 이글거리는 낯짝만 보면 화가 치밀어올라서 말이야. 누가 뭐 때문 에 자수하고 자시고는 나랑 관계 없어. (동료. 라는 말에 무언가 생각하는 듯 눈을 굴렸다가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동료라, 너랑 내가? 그럴 가능성이 있긴 한가. 그리고 네 멋대로 벗겨놓은 주제에 말이 많다?
H ...더 안 물어볼게.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범주로 들어갈거 같거든. 어라? 나 엄청 노력하고 있는데 연합에 안 들여 보내줄거야? 네가 말한 신용테스트 중에서 지금까지 안 한거 없거든? ...오, 그럼 내가 안 벗겨놨어도 이건 이랬 을거라는 뜻? 거봐 밖에서는 시도만 하려해도 막 그런다니까.
D 늘 얘기하지만 난 기본적으로 히어로라는 족속을 믿지 않거든. 네가 신용 테스트를 몇 번이나 통과해도 난 네 녀석을 믿을 생각 따윈 없어.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아, 설마 이런 것도 예상 못했던 건 아니겠지? 그리고 애초에 바깥에서 이러고 있는 게 이해가 안 된단 말이야. 낯짝도 참 두꺼워, 응?
H 낯짝이 이정도로 두꺼워야 히어로 일이랑 초현실해방군 활동을 같이하는 거 야. ...그래? 그럼 나중엔 날 믿을수도 있다는 뜻이네. 그거면 됐어 거기까지 가면 나도 드디어 리더를 만나게 되겠군, 어쩐지 설렌다. 그래서 말인데... 음...
D 리더를 만나기 전까지는 나한테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얻어보려 노력해 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끝을 흐리는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그 나불거리는 입으로 제대로 이야기 해, 뜸 들이지 말고.
H ...뒷방갈래? 신뢰 쌓기엔 이것도 꽤 좋은거 알잖아? 오늘은 호감도 1이라도 올려야할 거 같아서 말이지.
D 결국 그런 의도였나? 그래, 오늘은 네 말에 순순히 응해줄테니까 어디 한 번 잘 해보라고.
H 여기어, 치킨이라하면 둘 중 하나는 오늘이 제삿날인줄 알아.
H 큼, 혀깨물었... 아, 네...
H 닭대가리? 오냐 오늘 그 닭대가리가 쪼아주마 성게머리 자식.
D 닭대가리를 보고 닭대가리라고 하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D 아, 쫑알쫑알 시끄러워서 머리가 다 아프네.
H 나 만나기 전에는 숯총각이던 놈이 말도많네.
D 나름의 애칭이었는데, 마음에 안 들었나봐?
H 그렇게 따지면 너 맨날 닭부리에 입 갖다 댄거잖아. 설마 그런 취향?
D 네 마음대로 생각해. 나 같은 변태 새끼랑 놀아나는 너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H ...변태새끼.
H 아, 안심해 넌 상 변태 새끼는 아니고 약간 ...그, 뭐냐? 아다 특유의 판타지 실현 욕구가있는 그런 종류야. 그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고.
D ⋯ 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군.
H 왜 그새끼 얼굴만보면 부정맥온 것 마냥 심박수가 오르지?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 하여간 성가신 놈이야 진짜...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하나 모르 겠네. 이러다 그냥 콱, 죽어버리나...
H 그러고보니 그자식 가끔 글씨쓰는거 보면 어디서 배운거 같단 말이지... 새침 한게 부잣집 아가씨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수석이나 분재쪽도 잘 아는거 같던데 대체 무슨 사연이려나- 가출한 고양이 같기도하고. 검은고양이. 무슨 망상이람. 그럴리가 있나. 그렇다쳐도 뭐 어쩔건데? 거둬서 키우기라도 하려고? 그건 그거대로 쉽지 않을거 같은데 말이지. 밥을 줘도 친해지기 엄청 어렵고 사람을 경멸하면서 도망가거나 할퀴고 물어뜯기나 할텐데. ...물론, 그런 애들을 길들이면 희열을 느끼긴 하겠지만
D 난 누구처럼 밤 늦게까지 깨어있는 취미는 없거든. 할 말 있으면 나중에 쏟아내. 지금은 귀찮으니까.
H 혼잣말이거든? 넌 생활하면서 혼잣말도 안 하고 사냐? 참내... 그건거면 진짜 재미없게도 사는거다. 들어가서 자던가해라 그리고 제발 바깥에 나와서 어둠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짓 좀 그만해 누구 심장마비 올 일 있어? 후...
D 혼잣말을 그렇게 크게 하는 것도 네 능력이라면 능력인가? 내가 보기에 네가 하는 짓은 "여러분, 제 혼잣말 좀 들어주세요 " 하고 대놓고 얘기하는 거 같거 든. 그리고 굳이 네가 자러 가라고 얘기하지 않아도 갈 거니까 너도 그만 떠들고 자든지 사라지든가 해. ⋯ 새처럼 조잘거리기는. 뭐, 상관 없나.
H 어디서 와 어디로 가나 우리는 모두 사라지리 가련한 심장도 언젠가는 영원한 휴식을 맞으리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의 매일이 부디 HAPPY, HAPPY DAY
H 축하해, 긴긴 여정의 끝과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H 축하해, 가련한 심장의 생존에 대하여
H 축하해, 고통에겨운 과거에 대한 망각이 찾아옴을...
H 이제와 뭘 어쩌겠어
H 웃으며
H 받아들여야겠어
H 너를 향한 한줌의 사랑을.
D 나와 네 녀석들의 공식적인 이야기는 끝났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다시 시작 할 수 없는 건 아니잖아? 이런 말 하려니 낯짝이 간지러워지지만 개인적으로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싶은 녀석이 생겼거든. 뭐, 그 녀석은 지금 여기에 없어서 이 얘기를 못 보겠지만.잘 부탁한다?
H 아침이 밝았습니다— 하이하이, 다들 출근하느라 바쁘네 오늘도 일단 화이팅.
H ...이 쓰레기장 아지트에서 에어컨없이 선풍기, 만으로 버티는 진풍경이 21세기 들어서 볼 수 있는 광경이 맞는건가? 어? ...도로에 검은고양이 하나 가 푹 퍼져있는데 얼음물 먹여야 할까요? 근데 표정이 너무 사나워서 무섭네. 애기야 네 땅콩 따려는거 아니니까 걱정마 그런거 아냐.
D 굳이 쫓아온 게 누구더라? 난 다른 곳도 제안했을텐데. 곧이곧대로 따라온 주제에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군. 거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라서 고른 것 뿐이야. 별 의미 없어.
H 다른 장소 어디? 뭐 지하 클럽이라도 데려가려 하신건가? 아니면 옥상 창고 구석? 내가 손꼽는 가장 최악의 장소만 아니면 돼.
D 그게 어디지? 뭐, 네가 싫다는 곳에 억지로 끌고 갈 정도로 마냥 네가 싫지는 않거든.
H 노래방.
D 거기라면 나도 사절이야.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거든.
H 시끄러운거, 때문에 거기로 끌고가는 애송이들 많았지... 그땐 나도 미쳤던거 아닌가 싶어.
D ⋯ 악질이군. 뭐, 빌런인 내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게 웃기긴 하지만.
H 빌런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며? 역겨움 같은거 느끼고 있는거 아니려나. 말해 놓고 보니까 내 인생 진짜 대단하다. 이게 혐오스런 호크스지 뭐겠어? 나를 둘러싼게 혐오스러운건지 내가 혐오스러운건지, 상관 없어지다니 말야. 아- 그냥 다 때려치고 도망이나 갈까 아무도 없는 곳으로...
D 자기 좋을대로 생각하고 자기 멋대로 단정지어버리니 무슨 말을 못 붙이 겠네. 네가 그딴 식으로 말하고 다니면 네 녀석이 좋다고 따라다니는 녀석들 은 뭐가 되는 거지? 신경 쓰이지 않나? 네가 어떤 인간이든지 상관없이 널 좋아해주는 녀석들 말이야.
H 그렇지 우리 아기새들이 눈에 밟히긴해. ...세상에 완전무결한 인간은 없다 지만, 그래도, 난 항상 팬서비스 할때마다 양심이란 놈이 멋대로 파스슥 부숴 지거든. 하하, 재밌네. 글쎄... 그런 방식으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려 나? 태어난채로 버려진 나를.
D ⋯ 어디 한 명 정도는 있겠지. 네 진짜 모습을 알아도 널 좋게 보는 사람 말이야.
H 그런 말 되게 많이 들었는데. 한 명, 정도는 있을거라고. 그리고… 그게 자신 이라고 말하는 놈팽이들이 한 트럭은 됐어. 설마 너도 그딴 말 하려는건 아니 겠지? 그럴리 없겠지만.
D 내가 그런 놈팡이 같은 놈인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하면 되는 거 아닌가? 어차 피 결정권은 너한테 있으니까.
H 너는, ...됐다. 그만 말 해 머리만 더 복잡해지네.
D 싱겁기는. 네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답이 훤히 보이네.
H 뭐가 훤히 보여? 지멋대로하는 애새끼 숯 검댕이 빌런으로 보고있는데 말야?
D 그래, 그만 말하지. (입에 지퍼를 채우는 시늉을 한다.)
H 하, ...짜증나니까 그 제스처 하지마.
D 아, 오늘은 좀 피곤해져서 일찍 들어가봐야겠군.내일은 좀 더 길게 보자고.
H ...곤란하다. 곤란해.
H 잘 자, 잠꾸러기 좀비씨.
D 다음부터 이런 말은 나한테 직접 해줬으면 좋겠는데. 뭐, 상관없나?
H ...단칸방에서 혼잣말을 못 들을리가. 자냐? ...진짜 잠들었네. 사랑해. (속닥)
H 잠도 안 오는데 여기서 뭐한담... 피곤한건 난데 잠은 이 새끼가 더 잘 자네. 방에서 담배태우면, 싫어하겠지. 응. 옥상에서 피워야겠다. 바지입고... 라이터, 라이...터, 가 왜 없지? 떨어트렸나? ...하, 그놈의 골목길, 쯧. 편의점 다녀왔다고 화내진 않겠지 뭐. 이참에 여기다가도 몇 갑 사다놓고 해야겠다.
H 와... 매트리스 같이 쓴 놈은 뻗어있고 난 혼자 쓸쓸하게 담배나 피워대고 진짜 엄청난 날이네. 잠꾸러기 좀비씨는 아마 해가 중천에 뜰 때 즈음에 깨려나... 하긴, 이번엔 내가 너무 떼쓴거같네. 어쩐지 질린다는 표정이기도 했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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