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님네(220호)

[짓큐미레] 어떤 일상의 순간

<트친으로 알페스를 하면 안 되나요?>에 수록된 글입니다.

미레는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좋아하는 걸 그리고 싶은 법이다. 그렇게 해서 미레가 자주 그리게 되는 대상은 짓큐 미츠타다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미레는 짓큐 미츠타다를 좋아하기에.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정신을 차리면 시선은 짓큐에게 닿아있곤 했다. 몇십 번을 눈으로 덧그렸을까, 몇백 번을 마음에 담았을까. 눈을 감아도 머리카락 한 올, 호흡 한숨조차 사진으로 찍어낸 듯이 선명해서, 사실을 보지 않고도 그려낼 수 있었다. 그래도 미레는 짓큐를 그릴 때면 꼭 짓큐를 관찰했다. 때로는 가만히 있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때로는 뭔가 하면서 움직이는 모습을 드문드문 바라보면서.

 

왜냐하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순간의 짓큐 미츠타다가, 제각기 다른 미츠타다라는 걸. 오늘의 짓큐 미츠타다는 어제의 미레가 좋아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게 된 미츠타다다. 오늘의 짓큐 미츠타다의

미소는 어제 본 것보다 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오늘의 짓큐 미츠타다가 부르는 이름은, 어제보다 더 선명하게 귀에 닿아온다. 그걸 알기에 미레는 늘 지금의 짓큐 미츠타다를 보려고 노력한다. 지금의 짓큐 미츠타다는, 지금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짓큐 미츠타다로 말하자면, 미레가 자신을 그리는 것이 좋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레가 자신을 그리기 위해 집중하며 자신을 관찰하다가 종이로 시선을 옮기는 것을 반복하는 순간들과, 그 순간들을 지켜보고 있는 게 좋았다. 저를 보지 않는 미레도 좋다.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 그래도, 아무리 온화하고 다정한 미레의 '짓큐 미츠타다'라도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미레가 한없이 집중하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충만해지곤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또, 매순간 그는 미레에게 사랑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눈동자가 사랑을 하는 눈동자를 마주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버린다.

 

오늘도 미레의 일상에는 짓큐 미츠타다가, 짓큐 미츠타다의 세상에는 미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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